성추행 의혹 둘러싼 정봉주 vs 프레시안 입장 차 팽팽

기사승인 2018-03-10 10:31: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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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추행 의혹 둘러싼 정봉주 vs 프레시안 입장 차 팽팽

정봉주 전 의원의 성추행 의혹 보도가 불거지면서 정 씨와 이를 보도한 언론매체 프레시안이 팽팽히 맞서고 있다. 다만 프레시안은 첫 보도 당시 장소와 날짜를 정정하면서 논란은 다시 미궁에 빠지고 있는 상황이다. 

정봉주 전 의원은 지난 9일 보도자료를 통해 “2011년 12월 23일 렉싱턴 호텔 룸에서 A씨를 만난 사실이 없다”라며 성추행 사실을 전면 부인했다. 

정 전 의원은 “A씨만이 아니라 그 어떤 사람과도 렉싱턴 호텔 룸에서 만난 일이 없다”며 “기사에는 2011년 12월23일 어느 시간대에 호텔 룸에서 나를 만났는지도 특정되지 않았다”고 반박했다.

그는 이어 자신을 둘러싼 성추행 의혹에 대해 당일 행적을 상세히 설명했다. 

정 전 의원은 “강제 구인될지 알 수 없는 상황이라 혼자 누군가를 만나러 갈 여유가 없었고 그럴만한 상황도 아니었다”고 주장했다.

정 전 의원에 따르면 지난 2011년 12월 23일 그는 검찰 출두 2차 요구(당시 오전 10시)와 함께 수사관 5명이 자택으로 파견왔다고 했다. 그는 대책 마련을 위해 오전 민변 사무실을 방문회 회의를 하고 식사를 했다고 했다. 

정 의원은 “이날 어머니가 쓰러져 하계동 을지병원에 입원했고 민변에서 나와 병원으로 향했다. 이 무렵 검찰은 강제구인을 계속 시도했고 최종 출두 일자를 12월26일 오후 1시로 확정했다”라고 설명했다.

그는 “강제구인 등 검찰의 이례적인 태도에 분노했지만 한편으로 두려운 마음도 있어 ‘나꼼수’멤버들과 시간을 보냈다”면서 “이 과정에서 명진스님을 만나 책과 염주를 받았고 이후엔 멤버들과 인근 고기집에서 저녁 식사를 했다”라고 덧붙였다.

정 전 의원은 “내가 시민들에게 큰절을 한 건 12월22일 대법원에서 형이 확정된 때였으며 A씨가 성추행을 당했다고 한 23일 이전”이라며 시간 상 앞뒤가 맞지 않는다고 지적했다.

그는 입장표명이 늦어진 이유에 대해 “이명박 정권에 의한 정치적 음모에 시달려온 입장에서 이번 보도는 엄청난 충격이었고, 이를 헤어나오는데 시간이 조금 걸렸다”고 해명했다.

정 전 의원의 반박에 프레시안은 후속 보도를 냈다. 프레시안은 ‘성추행 피해자’로 지목된 A씨가 자신의 남자친구에게 보낸 이메일을 공개했다. 

A씨의 지인이라고 주장한 B씨도 “정봉주가 아내와 크리스마스 같이 보내고 싶다며 수감 날짜 미뤘는데 정작 자기한테 그런 짓을 하더라고 했다. 정봉주한테서 새벽에 문자가 왔다면서 그걸 보여줬는데 ‘와줄 수 있냐’는 내용이었다고 한다”라고 증언했다. 

정 전 의원과 프레시안의 상충된 의견에 네티즌 의견도 갑론을박을 벌이고 있다. 

우선 날짜, 장소가 틀렸고, A씨와 지인 B씨의 주장이 있을 뿐 정 전 의원이 자신에게 보낸 문자 메시지 등과 같은 구체적인 근거 자료는 부족하다고 일부 네티즌들은 지적하고 있다. 반면 일부 네티즌들 사이에서는 후속 보도가 나올 수 있으니 지켜보자는 의견이 나오고 있다.

한편 정봉주 전 의원의 성추행 피해자로 지목된 A씨는 “오늘 정봉주 전 의원이 낸 보도자료를 읽었다. ‘사실이 아니고 성추행한 사실이 전혀 없다’는 부분을 읽을 때 제 가슴은 덜컥 내려앉았다”면서 “아직도 이 절망스럽고 두려운 지금의 감정이 무엇인지 저도 잘 모르겠다”고 밝혔다.  

이어 A씨는 “정 전 의원이 낸 보도자료 속에서 저의 ‘존재’는 유령이고 세상에 없는 사람”이라며 “혹시라도 제가 마음을 바꿔 이름과 얼굴을 드러내고 증언하면 그때는 적어도 제 존재는 인정할까요?”라고 덧붙였다.

유수환 기자 shwan9@kuki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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