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사M’·‘듀랑고’·‘로블’ 동시다발 업데이트…남은 과제는

기사승인 2018-03-13 09:24: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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각 게임사 명운을 짊어진 모바일 게임 3개작이 글로벌 진출을 앞두고 경쟁력 재정비에 나섰지만 아직 해결해야 할 과제들이 남아있다.

올해 1분기 시장에 선보인 모바일 게임 중 펄어비스의 ‘검은사막 모바일’, 넥슨의 ‘야생의 땅: 듀랑고’, 게임빌의 ‘로열블러드’ 3개 작품은 출시 전부터 많은 기대를 모았다. 각각 해당 게임사의 글로벌·모바일 시장 공략의 첨병으로 오랜 기간 준비를 거쳤고 그에 어울리는 방대한 콘텐츠를 선보였다.

오랜 준비에도 이들 게임은 각각의 한계점을 드러냈다. 최근 이를 보완하기 위한 동시다발 업데이트를 진행, 콘텐츠 보강부터 서비스 안정화, 인터페이스 개편 등이 이뤄졌다.

▶‘검은사막 모바일’의 불안한 흥행

지난달 28일 출시된 MMORPG(대규모다중접속역할수행게임) 검은사막 모바일은 펄어비스가 유일한 보유 게임 IP(지식재산권) ‘검은사막’을 기반으로 선보인 첫 모바일 게임이다. 150개국에 서비스 중인 원작 ‘검은사막 온라인’에 이어 PC·모바일·콘솔을 아우르는 멀티 플랫폼 도전의 첨병이다.

검은사막 모바일은 사전예약 500만, 출시 5시간 만에 다운로드 100만 돌파, 일간 이용자수(DAU) 100만 등의 기록을 세우고 12일 기준 구글 플레이스토어 게임 매출 2위를 지키고 있다. 지난해부터 대형 게임사들이 독점하고 있는 최상위권 진입에 성공, 흥행가도에 올랐다는 평가를 받는다.

펄어비스는 지난 9일 검은사막 모바일에 월드보스 ‘부패의 군주 크자카’를 추가하는 업데이트를 단행했다. 40레벨 이상의 여러 이용자가 협력해 공략하는 레이드 콘텐츠로 이야기 진행상 한 단원을 완성하는 부분이기도 하다.

크자카는 출시에 앞서 지난달 9일부터 3일 간 진행된 비공개 사전 테스트(CBT)에서 선보인 바 있으며 당시 공략에 지나치게 오랜 시간이 소요되는 등의 문제를 나타냈다. 이에 펄어비스는 밸런스 조정을 거쳤으나 업데이트 과정은 순탄치 않았다.

업데이트 당일 서버 점검은 애초 예정됐던 5시간을 훌쩍 넘긴 9시간 동안 진행됐으며 점검 이후에도 해당 콘텐츠가 제대로 진행되지 않는 현상이 발생해 추가 점검이 이뤄졌고 이후에도 경우에 따라 정상적인 보상이 지급되지 않는 등의 문제가 나타났다.

불안정한 게임 서비스는 검은사막 모바일이 처음부터 보여준 한계다. 자체 엔진으로 모바일에서 높은 품질의 그래픽을 구현했다는 평가를 받지만 기기 사양에 따라 간헐적으로 앱이 다운되거나 일부 콘텐츠가 정상 진행되지 않는 등의 현상을 나타냈다. 펄어비스 측은 업데이트를 통해 개선 중이라고 설명했지만 오류는 계속 발견됐다.

검은사막 모바일은 레이드 외에도 콘텐츠 다각화라는 과제를 남겨두고 있다. 모바일 MMORPG 중 최고 수준의 그래픽과 액션성, ‘영지’ 등 독창적 콘텐츠를 구현했다는 평가에도 단조로운 자동 진행 반복, PvP(이용자 대전) 콘텐츠 부족 등으로 식상함을 느낄 수 있다는 이용자 지적이 제기되고 있기 때문이다.

펄어비스는 이번 크자카 업데이트에 이어 이달 중 필드에서 자유롭게 벌어지는 길드 전투와 신규 지역 ‘메디아’ 등을 추가하고 오는 5월까지 5:5 PvP 콘텐츠 ‘라모네스 전장’, 이용자 서버 이전 기능 등을 선보여 흥행을 이어간다는 계획이다.

▶ 마니아 이용자 치우치는 ‘듀랑고’

넥슨은 지난 1월 ‘10년 이상 사랑받는 게임’을 목표로 듀랑고를 선보였다. 모바일 게임으로는 드물게 자유도 높은 ‘개척형 샌드박스 게임’이라는 기획에 따라 5년 이상의 개발 기간을 거쳤고 넥슨은 이를 통해 글로벌 게임사로서의 브랜드 이미지를 강화한다는 목표를 제시했다.

듀랑고는 참신한 기획으로 관심을 모아 사전예약 250만을 돌파했다. 완성도 높은 인터페이스와 시스템이 호평을 받은 가운데 출시 2주 만에 누적 다운로드 330만건, 캐릭터 생성 수 520만을 기록했다. 출시 첫날 이용자 폭주로 접속 불가 현상이 발생하자 관련 검색어가 네이버 포털 1위를 꿰차기도 했다.

출시 후 3일 간 서버 접속 오류 현상으로 불안한 출발을 보인 듀랑고지만 첫 주 구글 매출 4위까지 오르며 흥행에 청신호가 켜지는 듯 했다. 하지만 이후 매출 하락세를 면치 못했고 12일 기준 52위에 머물고 있다.

듀랑고의 매출 하락은 유료 아이템 비중이 크지 않은 게임 구조 때문이라는 평가가 지배적이지만 일각에서는 단조로운 진행과 뚜렷하지 않은 목적 등으로 일부 이용자들이 흥미를 잃고 이탈하는 현상도 지적된다. 이야기 진행보다 이용자 자유도에 치중한 구성과 높지 않은 난이도, 비슷한 패턴으로 구성되는 각 지역 배경 등이 원인으로 꼽힌다.

‘이용자들이 놀 수 있는 환경’을 제공하는 샌드박스 게임의 특성에 따라 듀랑고는 상대적으로 이용자 커뮤니티 ‘부족’에 대한 의존도가 높다. 넥슨 측에서도 서비스 초반 대비 총 이용자 수는 줄었지만 ‘골수 이용자’ 활동이 활발하다고 설명했다.

듀랑고는 최근 업데이트를 통해 부족 간 전투와 협동 레이드 공룡 ‘아파토사우루스’를 추가, 커뮤니티 콘텐츠를 강화했다. 부족 커뮤니티 이용자들의 참여와 평가는 긍정적이지만 대중적인 인기를 구가하기에는 한계가 있다.

이에 넥슨은 듀랑고에 대한 대중의 흥미를 유발하기 위해 최근 게임 내에서 주요 다뤄지는 공룡에 대해 소개하는 ‘공룡도감’을 공개했으며 지상파 방송사 MBC와 함께 듀랑고를 소재로 하는 예능 프로그램을 제작, 올해 상반기 중 선보일 계획이다.

▶‘로열블러드’의 반면교사

‘검사M’·‘듀랑고’·‘로블’ 동시다발 업데이트…남은 과제는

게임빌은 지난 1월 2년 이상의 개발 기간과 100명 이상의 인력을 투입한 첫 자체 개발 MMORPG ‘로열블러드’를 선보였다. 100대 100 규모의 RvR(세력전), 조작성이 강조된 ‘태세전환’ 전투 시스템, ‘돌발 임무’를 통한 이벤트 드리븐 방식 진행 등 새로운 시도를 다양하게 담아냈다.

기존 MMORPG와 차별성을 앞세워 대대적인 홍보 마케팅을 진행해 사전예약 100만을 돌파한 로열블러드는 구글 매출 순위 10위권까지 진입했지만 오래지 않아 순위권에서 찾아볼 수 없게 됐다. 주된 요인으로는 기존 모바일 게임이 비해 본격적인 콘텐츠를 즐기기까지 오랜 시간이 필요한 육성 과정, 불편한 인터페이스 등이 꼽힌다.

이에 게임빌은 지난 7일 업데이트를 통해 서버 통합, 파티 매칭 시스템 개선과 전쟁 필드 초반 이용자 보호 추가, 직업 간 밸런스 조정 등을 진행했다. 줄어든 이용자 수로 인한 협력 콘텐츠 이용 불편을 서버 통합과 매칭 홍보 시스템 추가를 통해 완화하고 이용자 피드백에 따라 시스템을 개선한 것이다.

게임빌은 국내 시장에서 로열블러드의 성적을 반면교사 삼아 콘텐츠를 다듬고 올해로 예정된 글로벌 서비스 준비에 박차를 가한다는 계획을 세웠다. 이들의 후속조치가 실질적인 효과로 이어질 지 지켜볼만하다.

김정우 기자 tajo@kuki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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