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절한 쿡기자] ‘성추행 논란’ 개의치 않고 서울시장 출마한 정봉주

‘성추행 논란’ 개의치 않고 서울시장 출마한 정봉주

기사승인 2018-03-19 11:13: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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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절한 쿡기자] ‘성추행 논란’ 개의치 않고 서울시장 출마한 정봉주정봉주 전 의원이 서울시장 출마 선언을 했습니다. 성추행 의혹 시시비비가 가려지지 않은 상태에서 성급한 행보라는 지적이 나옵니다.

정 전 의원은 18일 서울 마포구 경의선숲길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야당에서 어떤 후보가 나와도 승리할 수 있는 후보가 필요하다"며 "확실한 승리 카드를 선택해야 한다"고 말했습니다. 복당 문제와 관련해서는 "이명박 전 대통령에 정면으로 맞서 다스와 BBK 진실을 외쳤다"며 "정봉주는 영원한 민주당원이다"라고 목소리 높였습니다. 이 대목에서 정 전 의원은 눈물을 훔치기도 했습니다. 

성추행 의혹은 '새빨간 거짓말'으로 규정했습니다. 그는 "악의에 가득 찬 허위보도는 저를 가장 추악한 덫으로 옭아맸다"면서 "온몸으로 휘감은 새빨간 거짓말이라는 철조망을 뚫고 나오는데 10여일이 걸렸다. 어떤 시련과 난관도 10년 만에 돌아온 정봉주를 막지 못한다"고 주장했습니다. 

그는 지난 7일 같은 자리에서 서울시장 출마 선언을 할 예정이었습니다. 그러나 기자회견 직전 성추행 의혹 보도가 터지며 취소된 바 있죠. 정 전 의원이 지난 2011년 기자 지망생 A씨를 호텔 내 카페로 불러 키스를 시도하는 등 성추행을 했다는 충격적 내용이었습니다.

정 전 의원의 단호한 표현과는 달리 성추행 의혹은 아직 치열한 공방 중입니다. 정 전 의원 측은 지난 16일 "성추행이 있었다고 지목된 지난 2011년 12월23일 하루 종일 5~10분 단위로 동영상을 찍듯이 행적을 촬영한 사진 780장을 확보했다"고 밝혔습니다. 당일 여의도 호텔에 갔다는 상대편 주장을 반박하는 겁니다.

수백장의 사진도 의혹을 시원히 해소하기에는 역부족 이었습니다. 문제의 시간대 '오후 1시부터 2시52분' 사이 행적을 증명할 만한 사진은 없는 까닭입니다. 이때문에 을지병원이 위치한 노원구 하계동에서 여의도를 1시간 내에 이동할 수 있냐는 소모적 논쟁만이 남게 됐습니다.

또 성추행 피해자 A씨와 그의 행적을 증언한 '민국파'(정 전 의원 팬클럽인 '정봉주와 미래권력들' 카페지기)를 제외하고 언론사만 고소한 것도 의문이 남습니다. 지난 13일 정 전 의원은 '프레시안'을 허위사실 유포에 의한 명예훼손 혐의로 검찰에 고소했습니다. 정 전 의원이 A씨를 고소할 경우, 당시 성추행이 있었는지가 핵심 사안이 돼 수사가 이뤄집니다. 일각에서는 이를 피하려는 의도가 아니냐는 지적이 나옵니다.

더불어민주당(민주당)도 정 전 의원 복당 불허로 가닥을 잡았습니다. 민주당은 앞서 지난 16일 비공개 회의를 통해 해당 문제를 논의했고 결론을 내렸습니다. 정 전 의원은 BBK 의혹 폭로로 실형을 살았다는 이유로 당적이 없어졌고, 복당은 자연스럽게 받아들여져야 한다는 입장입니다. 그러나 민주당의 입장은 다릅니다. 수사 결과를 지켜보겠다는 겁니다. 당이 근래 '미투'(#MeToo·나도 당했다) 운동으로 몸살을 앓고 있는 것과도 무관하지 않겠죠.

민병두 전 민주당 의원을 기억하시나요. 민 전 의원은 정 전 의원과 같은 상황에서 정반대의 결정을 내렸습니다. 그 역시 서울 시장 자리에 도전장을 내밀었었습니다. 그러나 "문제 될 만한 행동을 하지 않았다고 기억한다"면서도 성추행 의혹이 제기된 지 1시간30분 만에 의원직에서 사퇴했습니다. "제가 모르는 자그마한 잘못이라도 있다면 항상 의원직을 내려놓을 생각을 갖고 있었다"는 것이 그의 설명이었습니다.

이날 정 전 의원이 한 것은 분명 서울시장 출마선언 기자회견이었습니다. 그러나 그가 내세운 '젊은 서울' 공약은 성추행 공방에 밀려 어느새 '증발'해 버렸습니다. 어느 한쪽 편을 들려는 것이 아닙니다. 누가 진실을 말하고 있는 것인지 한치 앞도 내다볼 수 없습니다. 이런 상황에서 정 전 의원은 복당 여부 발표 바로 전날 급히 출마 선언을 했습니다. 또 성추행 의혹 제기는 '새빨간 거짓말' '악위에 가득 찬 허위보도'라고 단정지었죠. 논란에 아랑곳하지 않고 ‘마이 웨이’를 고수하는 정 전 의원. 여러분은 어떻게 생각하시나요.

정진용 기자 jjy4791@kuki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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