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과의 약속” vs “꼼수 보인다”…6·13 지방선거-개헌 동시투표 이뤄질까

기사승인 2018-03-19 12:01: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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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권이 오는 6·13 지방선거와 개헌 동시투표를 두고 신경전을 벌이고 있다. 정부와 여당은 동시투표를 “국민과의 약속”이라며 강조하고 있지만, 야당에서는 “동시투표는 꼼수”라는 비판의 목소리가 나온다. 

제윤경 더불어민주당(민주당) 원내대변인은 18일 현안브리핑에서 “국회의 개헌 논의가 진전을 보이지 않고 있다”면서 “지방선거와 개헌 동시투표는 꼭 지켜져야 한다”고 밝혔다. 그는 “(동시투표는) 우리 국회의 의무이며 동시에 개헌을 성공시킬 투표율 확보를 위해서도 반드시 추진 돼야 할 약속”이라며 “야당의 신의 있는 자세를 강력히 요청한다”고 말했다. 

우원식 민주당 원내대표는 이날 동시 투표에 부정적 입장을 보이는 자유한국당(한국당)을 비판했다. 우 원내대표는 “여야를 막론하고 모든 대선 후보가 오해 지방선거에서 개헌 국민투표 실시를 공약했다”면서 “한국당은 집단적 기억상실증에 걸린 모양이다. 지방선거와 개헌 시한을 못 박은 것은 다른 누구도 아닌 한국당”이라고 꼬집었다. 

여당과 정부는 투표율과 비용 등을 이유로 지방선거 개헌 동시투표를 추진하고 있다. 동시투표가 불발될 시 1200억원의 세금이 더 소요된다는 분석이 나온다. 또한 개헌 논의가 장기화될 경우, 북핵문제와 추가경정예산 등 국정 전반이 표류할 가능성도 제기된다. 정치권의 주요 의제가 개헌에 쏠리면서 ‘블랙홀’에 빠질 수 있다는 지적이다.   

“국민과의 약속” vs “꼼수 보인다”…6·13 지방선거-개헌 동시투표 이뤄질까반면 한국당 등 야당은 동시투표 시행이 어렵다는 입장이다. 정태옥 한국당 대변인은 같은 날 논평에서 “개헌은 역사적 경험과 지혜를 공유한 토론과 타협으로 이뤄져야 한다”면서 “청와대는 자신만 옳다고 주장할 것이 아니라 지난 1987년 이후 30년간 일곱 번 정권 교체의 헌정 역사의 의미를 되새겨야 한다”고 이야기했다. 홍지만 한국당 대변인도 “개헌은 장시간에 걸쳐 전문가들의 의견과 토론, 그리고 국민의 의견을 개진시켜 수렴해야 한다”면서 “이를 온갖 음모와 비방, 허위사실 유포, 진흙탕 싸움이 난무할 수 있는 지방선거와 함께하려는 이유가 무엇인지 꼼수가 훤히 보인다”고 비난했다.

다른 야당은 “동시투표는 현실적으로는 어렵다”며 한국당의 의견에 힘을 실어주고 있다. 이용주 민주평화당 원내대변인은 “지방선거와 개헌을 동시투표하는 것이 원칙이지만 지금으로서는 동시 실시가 어려워졌다”고 말했다. 추혜선 정의당 대변인도 “국회 논의가 힘들 수 있는 상황을 고려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지난해 대선 당시 민주당과 한국당, 국민의당(바른미래당·민주평화당의 전신), 바른정당(바른미래당의 전신), 정의당 등 각 정당의 대선 후보들은 ‘동시투표를 추진하자’는 입장을 표했다. 다만 현재 야당은 충분한 논의가 이뤄지지 못했다며 개헌 투표를 미뤄야 한다는 쪽에 무게를 싣고 있다. 개헌 논의가 지방선거에 ‘곁가지’로 묻힐 수 있다는 점도 지적됐다. 

바른미래당은 당내 의견이 정리되지 않은 모습이다. 권성주 바른미래당 대변인은 “헌법에 복잡한 절차를 규정해놓은 것처럼 헌법 개정을 서두르지도 충분한 국민적 합의를 경시하지도 말라”고 강조했다. 다만 안철수 바른미래당 인재영입위원장은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지방선거와 개헌 투표를 같이하는 게 옳다고 가장 먼저 제안했고 그 입장에는 변화가 없다”고 전했다.

한국당 등 야당의 반대가 이어지면 동시투표는 무산될 가능성이 높다. 개헌안은 국회 재적의원 2/3 이상의 동의가 있어야 발의될 수 있다. 민주당의 현재 의석수는 121석이다. 바른미래당, 민주평화당, 정의당과 의석수를 합쳐도 171석에 불과, 개헌선을 넘지 못한다. 

이소연 기자 soyeon@kuki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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