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 토지공개념 갑론을박 보다 중요한 정부의 목적성

기사승인 2018-03-24 05:00:00
- + 인쇄

[기자수첩] 토지공개념 갑론을박 보다 중요한 정부의 목적성


최근 문재인 대통령이 발의한 개헌안에 '토지공개념' 조항이 포함되면서 논란이 거세다. 부동산 시장에서는 토지공개념을 두고 찬성과 반대로 엇갈리며 갑론을박이 진행되고 있다. 시장 전문가 뿐 아니라 헌법 학자들도 '우리 시대의 과제'라는 찬성 입장과 '재산권 침해'라는 반대 입장으로 엇갈리며 '뜨거운 감자'가 되고 있다. 하지만 우리는 이런 의미에 대한 해석 보다는 정부가 개헌안에 포함한 '목적'에 더욱 주목해야 한다. 또 향후 부동산 시장에 미칠 여파도 큰 만큼 신중한 고민이 필요하다.  

청와대는 지난 21일 2차 문재인 대통령의 개헌안에 '토지공개념'을 명시했다. 토지공개념은 부동산(땅)에 관한 개인의 재산권을 공공복리 증진을 위해 적절히 제약할 수 있다는 게 핵심 논리로 토지소유권이 절대적이라는 개념에 대해 반대하는 이론이다. 현재까지는 법정에서 자본주의 경제질서 및 그 근간인 사유재산제와 정면 충돌한다는 이유로 토지공개념을 인정하지 않았다.

하지만 문재인 정부는 사회적 불평등 심화 문제를 해소하기 위해 토지공개념에 대한 규정을 명확히 해야 한다고 명시했다. 그리고 토지의 공공성과 합리적인 사용을 위해 특별한 제한을 하거나 의무를 부과 할 수 있다며 정당성을 주장했다.

결국 이렇게 되면 강력한 부동산 소유 제한을 비롯해 각종 세금 부과 근거가 명확해진다. 기존 공개념 3법과같이 위헌 판결을 받아 무용지물이 되는 일이 생기지 않는다는 소리다.

결국 토지공개념 관련 사안을 헌법에 명시한 것은 지금보다 더 강력한 소유제한ㆍ세금 강화 등과 같은 강력한 부동산 후속 대책이 나올 수 있다는 점을 암시한다. 무엇보다 최근 위헌 논란이 제기되고 있는 '재건축 초과이익환수제'에 직접적인 영향을 줄 전망이다. 재건축 사업을 통해 발생한 수익 일부를 국가와 지방자치단체가 걷어가는 재건축 부담금에 대한 위헌 시비도 피해갈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상반기 중에 윤곽을 드러낼 보유세 강화 등 세제 개편 논의도 탄력을 받을 전망이다. 정권의 의지에 따라 과거 위헌 판정을 받고 폐지된 '택지소유상한에 관한 법률'이나 '토지초과이득세법'이 부활될 가능성도 있다. 개발부담금도 강화될 수 있다.

만약 정부의 의지대로 이런 정책들이 다 시행되다면 향후 부동산 시장은 위축이 불가피하다. 정부 시각이 부양보다 규제와 분배에 무게가 실려 있어 타격이 클 것으로 전망된다. 문제는 이런 여파가 부동산 시장을 넘어 우리나라 경제 전반에 어떤 영향을 가져올지 우려스럽다. 부동산, 건설 시장이 침체되면 서민경제에도 영향이 큰 만큼 토지공개념 도입과 규제에 신중을 기해야 한다.

이연진 기자 lyj@kukinews.com

기사모아보기
친절한 쿡기자 타이틀
모아타운 갈등을 바라보며
오세훈 서울시장이 역점을 둔 도시 정비 사업 중 하나인 ‘모아타운’을 두고, 서울 곳곳이 찬반 문제로 떠들썩합니다. 모아타운 선정지는 물론 일부 예상지는 주민 간, 원주민·외지인 간 갈등으로 동네가 두 쪽이 난 상황입니다. 지난 13일 찾은 모아타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