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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정부 투쟁 나선 의사들에 주춤하는 문재인 케어

8일 집단휴진 여부 결론에 촉각…치과계는 ‘관망’, 한의계는 의협 ‘비난’

조민규 기자입력 : 2018.04.07 00:07:00 | 수정 : 2018.04.06 22:58:55

건강보험 보장성 강화 정책, 일명 ‘문재인 케어’가 대한의사협회를 위시한 일부 의료계 반발로 정책 추진에 난항을 겪고 있다. 

대한의사협회 내에서 정부와 논의를 담당해온 비상대책위원회는 최근 상복부 초음파에 대한 건강보험 적용 고시에 대한 효력정지 가처분 신청과 함께 총궐기대회, 집단휴진 등을 예고했다. 이러한 행동의 중심에는 문재인 케어가 있다. 

현재 보건의료단체 중 문재인 케어에 공식적으로 반대하며 대응하고 있는 곳은 의사협회가 유일하다. 그동안 의사협회는 정부의 건강보험 보장성 강화 방향성에 대해 공감을 표해 왔지만 비급여의 급여화와 그 핵심인 예비급여 등 세부적인 정책에 대해서는 우려를 표하고 문제를 제기해 왔다. 

하지만 최근 차기 의사협회장으로 최대집 후보가 당선되며 강경노선으로 바뀌었다. 특히 이러한 상황에 이대목동병원 신생아 사망사건으로 의사들이 구속되고, 의사협회 비대위의 반대에도 보건복지부가 상복부초음파 급여를 강행하면서 상황은 더 악화된 모양새다.

◎ 4월27일 의사 집단휴진 추진= 갈등의 분수령은 의사협회의 집단 휴진이 될 전망이다. 앞서 의사협회는 문재인 케어를 막기 위해 집단 휴진을 고려하고 있다고 밝혔는데 8일 예정된 시도의사회장단 회의 및 비대위 전체회의에서 결정한다는 방침이다.

최대집 대한의사협회장 당선인은 “27일 집단 휴진을 하고 총궐기대회를 할지, 29일 총궐기대회만 할지는 시도의사회장단 회의 및 비대위 전체회의에서 결정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하지만 집단 휴진 결정을 위해 이전처럼 의사회원 투표를 진행하지는 않는다는 입장이다.

만약 의사협회가 집단휴진에 들어가면 2014년 3월10일 원격의료와 의료영리화 반대 투쟁이후 4년만이다. 당시 집단휴진은 ‘의료제도 바로세우기를 위한 총파업’ 일환으로 의사협회가 찬반투표를 실시해 77%의 찬성에 따라 집단 휴업에 들어갔는데 보건복지부 집계에 따르면 동네의원의 경우 5991개소(휴진율 21%)가 휴진에 참여한 것으로 나타났다. 

만약 최 당선인이 밝힌 27일 집단 휴진이 진행될 경우 평일이기 때문에 의료를 이용하려는 국민의 불편이 적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특히 27일은 남북회담이 예정된 날이어서 국내외적으로도 악영향을 줄 것으로 예상된다.

◎ 5월 수가협상, 정부-의협 요구간격 커= 최대집 당선자가 의사협회장으로서 임기를 시작하는 5월이 되면 정부와 갈등은 더 고조될 것으로 예상된다. 가장 직면한 것은 수가협상. 

지난해 문재인 대통령은 “의료수가가 적정화 돼야 건강보험 보장성 강화 대책이 성공할 수 있다. 의료수가 체계 개선에 대해 의료계의 목소리를 듣겠다”고 밝힌 바 있다. 김용익 국민건강보험공단 이사장 역시 “돈을 줄인다고 생각하면 의료계와 국민 모두에 도움이 안 되기 때문에 수가를 낮추는 관점이 아닌 최적의 의료서비스를 제공한다는 생각으로 바꿔야 한다”며 수가 개선의지를 피력했다.
 
하지만 정부와 의사협회의 간극이 큰 상황이어서 수가협상의 난항은 불가피해 보인다. 당장 의사협회 비대위는 수가협상과는 별도로 수가 적정보상을 위해 ▶의원, 병원, 종합, 상급 모두 30%로 종별가산 동일 적용(2018년 기준 1조2000억원 소요, 의원 약 7000억원) ▶종별 진찰료를 상급 종합병원 수준으로 동일적용(2018년 기준 3조4000억원 소요, 의원 약 3조원) ▶DRG 10% 인상(2018년 기준 1500억원 소요, 의원 약 600억원) 등을 적정수가 보상을 위해 정부의 직접자본 투입을 통해 증액을 요구한 것으로 알려졌다. 
반면 보건복지부는 의원급 수가보상에 대해 “비급여의 급여화 규모가 약 5조7000억원으로 추정되며, 이 중 의원급은 1조1000억원 수준”이라고 밝혀왔다. 때문에 손실보상에 인상분까지 합해도 2조원 안팎이 될 것으로 분석된다. 

따라서 정부가 의사협회와 간극을 좁히지 못한다면 수가계약이 이뤄지기 어려워지고, 이로 인해 보상받지 못하는 의사들의 불만은 더 커져 대정부 투쟁이 더 격화 될 것이라는 우려도 제기되고 있다. 

이처럼 의사협회가 대정부 투쟁으로 입장을 전환하며 정부가 문재인 케어 추진에 어려움을 겪자 여당인 더불어민주당이 지원사격에 나섰다. 지난 3일 열린 원내대책회의에서 김태년 정책위의장은 “최대집 의사협회 회장 당선자가 문재인 케어와의 전쟁을 선포하고, 4월 중 휴진을 포함한 집단행동도 불사하겠다고 선언하며 국민들을 불안하게 하고 있다”며 “이러한 의사협회의 강경한 입장에 대해 보건의료노조, 사회보험노조, 시민단체, 환자단체들 뿐만 아니라 한의사회, 약사회, 간호사회 등 의료분야 전문 직역단체까지 비판의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의사협회와 더불어 문재인 케어의 핵심적인 논의 주체인 대한병원협회는 정부와 협의를 지속하겠다고 밝히는 등 의료계 일각의 강경한 주장은 국민들뿐만 아니라 의료인들에게조차 동의를 받지 못하는 실정”이라며 “환자의 생명과 안전을 볼모로 자신들의 요구를 관철시키겠다는 집단이기적인 태도, 사실과 다른 내용으로 의료계와 국민을 선동하고 진료를 거부하겠다는 으름장을 놓으면서 어떻게 국민의 동의와 지지를 얻겠다는 것인지 참으로 답답하고 안타까운 심정이다”라고 덧붙였다. 

특히 김 정책위의장은 “건강보험 보장성 강화는 국민과의 약속으로 흔들림 없이 추진돼야 한다는 당과 정부의 입장은 확고하다. 최대집 당선자와 의사협회도 국민과 맞서는 의료가 아닌 국민과 함께하는 의료가 될 수 있도록 지금이라도 전향적인 자세로 대화의 장에 나서달라”고 당부했다.
 
◎ 다른 보건의료단체가 바라보는 문재인 케어는= 그렇다면 문재인 케어에 대한 타 보건의료단체의 입장은 어떨까. 대부분 큰 틀에서는 동의하지만 일부 단체는 사안에 대해서 부정적인 입장도 내비췄다. 

우선 회장 선거를 앞둔 대한병원협회는 공식적으로 찬반을 밝히지는 않았는데, 회장 후보자들은 우려는 있지만 문제점에 대해서 정부와 제도개선 논의를 이어가겠다는 데는 의견을 같이했다.

대한치과의사협회는 치과분야의 비급여에서 급여전환, 예비급여 항목 등이 크지 않아 적극적으로 반발하지 않고 있을 뿐 급여 전환 시 수가보상은 필요하다는 입장이다. 

대한치과의사협회 이재윤 홍보이사는 “일부 언론에서 완전 찬성한다고 나와 있지만 실제 그렇지는 않다. 아직 누가 건들지 않고 있으니 조용히 있는 것이다. 일단 기본적으로 보장성 강화정책에 대해 환영하는 입장이며 치과 영역에서도 보장성 강화를 위한 고민이 필요하다”며 “기존의 비급여에서도 급여 영역을 확대해야한다는데 공감하고 있다. 다만 의사들과 정부가 협의를 진행하듯 치과 보장성 강화하는 방향에 대해 동의하는 것이고, 의협 입장도 동의하는 부분도 있다”고 밝혔다.

이어 “의사의 희생을 담보한 보장성 강화는 우리도 반대한다. 의협은 현실적으로 항목들이 비급여에서 급여로 전환되고, 예비급여도 도입도 있다. 하지만 치과는 그런 항목들이 없다”고 덧붙였다. 

특히 “수가에 있어서 의사의 희생을 담보로 하는 수가협상은 우리도 반대다. 레진 수가가 어떻게 정해지는지에 따라서 입장이 조금 달라질 수도 있을 듯하다. 이게 어떻게 보면 바로미터라고 볼 수 있다. 레진 수가협상을 하게 되는데 최대한 반영이 될지 지켜보는 입장이다”라고 밝혔다. 

다만, 의협의 적정수가 투쟁이 어떻게 진행되느냐에 따라 치과도 (입장이) 달라질 수 있으며, 보험체계 부분도 필요하면 의협과도 연대할 수 있다고 전했다. 

반면 대한한의사협회는 건강보험 비급여의 급여화로 대표되는 문재인 케어에 한약에 대한 건강보험 급여화, 한의난임·치매치료, 추나요법 등과 같은 보다 다양한 분야의 한의의료서비스의 보장성 강화가 이뤄져야 한다며 적극적으로 참여할 뜻을 밝혔다. 

이와 함께 문재인 케어와의 전쟁을 선포한 의사협회의 행보는 ‘집단 이기주의’라며 국민을 상대로 협박을 일삼는 행위는 동의를 받지 못할뿐더러 의료계 전체의 불신으로 이어질 것이라고 비난하기도 했다. 

이외에 대한약사회와 대한간호협회는 문재인 케어와 직접적으로 연관된 내용이 없지만 대승적인 차원에서 국민의 건강권 강화라는 부분은 긍정적으로 보고 있다.

조민규 기자 kioo@kuki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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