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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미약품 ‘올리타’, 혁신 국산신약에서 개발중단까지

임상조작, 조건부 승인, 약가협상 등 많은 논란에도 급여 받았지만 결국 개발 포기

조민규 기자입력 : 2018.04.13 14:38:56 | 수정 : 2018.04.13 17:45:46


한미약품이 폐암치료 신약 ‘올리타’(HM61713)에 대한 개발 포기를 공식 선언했다. 2016년 5월13일 27번째 국내 개발 신약으로 허가받은 지 3년이 안돼 막을 내린 것이다. 

올리타는 암세포 성장에 관여하는 신호전달 물질인 상피세포 성장인자수용체(EGFR) 돌연변이만을 골라 억제하는 표적항암제로 부작용과 내성을 극복한 3세대 EGFR TKI 약물로 평가받았다. 또 T790M 돌연변이에 효과적인 것으로 알려지며 기존 폐암치료제에 대한 내성으로 적절한 치료방법이 없는 환자들에게 새로운 치료기회를 제공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되기도 했다.

특히 EGFR-TKI제제 내성 발현으로 치료제가 없는 폐암 환자의 치료기회 확대를 위해 시판 후 3상 임상시험을 보고하는 조건으로 2상 임상시험 자료만으로 신속심사로 허가받아 빠르게 제품까지 출시해 성공한 국산 신약으로 기대받아 왔다.

올리타는 2015년 7월 베링거인겔하임과 8500억원 규모의 글로벌 라이선스계약을 체결하고, 같은 해 12월 미국 식품의약국(FDA)로부터 폐암치료의 ‘혁신치료제’로 지정받으며 승승장구하는 듯 했다.

하지만 2016년 9월 임상시험에서 중증 이상반응으로 사망자가 발생하는 등 부작용 이슈가 터졌고, 바로 베링거인겔하임이 임상 중단 및 권리 반환을 결정하며 대표적으로 성공한 국산신약에서 실패한 신약으로 떨어졌다. 최근에는 중국지역 파트너사였던 자이랩도 올리타의 권리를 반환하기도 했다.

당시 식품의약품안전처는 임상시험 과정에서 ‘독성표피괴사용해(TEN)’ 2건(사망 1건, 입원 후 회복 1건), ‘스티븐스존슨증후군(SJS)’ 1건(질병진행으로 인한 사망) 등 허가사항에 반영되지 않은 중증피부이상반응 발생했다며 안전성 서한을 배포한 바 있다.

부작용 문제는 한미약품의 도덕성에도 치명타를 주며, 2016년 10월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국정감사, 감사원 감사까지 진행되기도 했다. 한미약품의 임상시험서 조작의혹과 베링거인겔하임과의 계약해지 건에 대한 내부자 서전 정보거래 등이 논란이 됐다.

천정배 국회의원은 “한미약품 올리타는 식약처로부터 허가받기 10개월 전에 피부이상반응으로 사망한 사건이 있었다. 발생기준 약 1년6개월이 지나서 알려졌는데 한미약품은 실수라고 주장하지만 보고가 누락됐다”라며, “임상시험서를 거짓으로 작성하는 것은 중대한 위법이다. 약제와 사망간 연관성을 숨기고 허가를 신청할 수 있나”라며 허가 과정의 의혹을 제기했다.

뿐만 아니라 의약품 허가 제도에 대한 지적도 있었는데 박인숙 국회의원은 “조건부 승인에 대해 많은 사람들이 걱정이 많다”며 식약처에 조건부 승인을 자제를 요청하기도 했고, 권미혁 국회의원은 “임상 3상 조건부 허가로 의약품을 시판할 수 있도록 하는 정부의 규제완화 정책은 국민의 안전은 뒤로 한 채 제약사의 비용부담을 줄여주는데 초점을 맞춘 위험한 정책이다”라고 질책하기도 했다.

환자단체도 가세했다. 당시 한국환자단체연합회는 “식품의약품안전처가 3상 임상시험을 통해 안전성 검증이 완료될 때까지 신규 환자를 대상으로 한 올리타 처방을 금시켜야 한다”며 대체약제가 처방되는 상황에서 사망 등의 부작용이 있는 올리타에 대한 제한적 사용 시판허가 유지는 납득하기 어렵다고 주장했다.

이어 “항암제·희귀질환치료제와 같이 환자의 생명과 직결된 치료제의 신속한 접근권 보장을 위해 1997년부터 도입해 운영 중인 ‘3상 임상시험 조건부 신속 허가제도’의 전면 재검토 또는 폐지 목소리까지 나오는 상황이 우려스럽다”며 “국내 개발 신약이라는 이유로 부작용 검증에 있어서 특혜를 주는 것은 ‘3상 임상시험 조건부 신속 허가제도’의 권위와 신뢰를 떨어뜨리는 행위로써 신중해야 한다”고 밝혔다.

이러한 상황에 식품의약품안전처는 한미약품 올리타정에 대해 3상 임상시험을 승인했다. 당시 식약처는 “허가 상 문제는 없다. 문제 있는 제품에 대해 임상허가를 내줄 수는 없지 않나”라며 “논란이 됐던 부분은 해소가 됐다. 증권쪽 문제는 임상허가와 상관이 없다”라고 밝혔다. 이와 함께 한미약품 ‘HM61713’(HM-EMSI-101, 올리타정)에 대한 임상시험 업무정지 3개월(2017.04.17 ~ 2017.07.16) 처분도 내렸다. 임상시험에 문제가 있는 의약품에 행정처분과 3상 임상시험 승인이라는 상반된 결과물을 1주일 사이에 낸 것이다. 

올리타의 3상 임상시험이 진행에 들어가자 이번에는 약가 이슈가 터졌다. 건강보험정책심위원회(이하 건정심)에서 올리타정에 대해 3상 임상시험을 전제로 조건부 허가된 약제임을 감안해 국민건강보험공단과 제약사간 협의를 진행했고, 임상시험기한의 불확실성이 해소됐다는 평가와 함께 2017년 11월 15일 건강보험 급여를 결정한 것이다.

이 과정에서 경쟁 의약품인 타그리소와의 형평성 문제가 제기됐다. 이 문제는 국산 신약과 외국계 제약사 신약의 다툼으로 확대됐고, 국산 신약의 우대와 외국계 제약사 신약의 높은 약가 논란으로 번졌다.

특히 올리타가 낮은 약가를 받자 약 3배 높은 약가를 제시한 타그리소의 개발사가 약가협상 중 제품을 철수할 수도 있다는 이야기가 나오며 환자들을 중심으로 정부와 제약사에 대한 비난의 목소리가 커지기도 했다.

이례적으로 3차례의 약가 협상(법정처리기한인 협상 시작 60일 이내에 타결되지 못하면 자동 결렬된 것으로 결정) 끝에 타그리소도 협상을 마무리 지으며 2017년 12월5일부터 건강보험 급여가 적용됐지만 일련의 과정에서 많은 논란을 남겼다. 우선 국산 신약의 낮은 약가는 향후 국내 제약사의 신약개발 의지를 떨어뜨릴 것이라는 우려가 나왔고, 정부가 약가협상에서 명확하고 일관적인 기준을 적용하지 못했다는 비판도 나왔다. 

이후 환자들의 부담을 줄여주며 해당 약제들이 정착되는 듯 했지만 금일(13일) 오전 한미약품이 3상 임상을 진행하기 위한 환자 모집이 어렵다는 등의 이유로 ‘올리타’ 개발중단 계획서를 식약처에 제출한 것으로 알려지며 새로운 논란이 불거졌다.

한미약품은 2016년 9월 베링거인겔하임으로부터 올무티닙 권리를 반환받으면서 글로벌 개발 속도가 늦어지게 됐고, 최근 중국지역 파트너사였던 자이랩의 권리 반환으로 이 약의 가장 큰 시장인 중국에서의 임상 3상 진행이 불투명해졌기 때문이라고 밝혔다.

또 현재 올리타와 경쟁관계에 있는 제품이 전세계 40여개 국가에서 시판허가를 받아 본격적으로 환자에게 투약되고 있고, 국내에서는 경쟁약이 작년 말 건강보험 급여를 받으면서 올리타의 임상 3상 진행이 더욱 어렵게 됐다고 주장했다.

특히 이 모든 사유를 감내하고 올리타 개발을 완료하더라도 혁신신약으로서의 가치를 상실할 것으로 판단해 개발 중단을 결정했다고 전했다.

하지만 올리타의 개발중단으로 당장 의약품을 사용하던 환자들이 문제가 됐다. 이에 한미약품은 기존에 이를 복용해온 환자 및 임상 참여자들에게 올리타를 일정기간 안정적으로 공급하겠다고 밝혔고, 보건복지부는 치료를 위해 올리타정을 복용하는 환자들의 불편함이 발생하지 않도록 환자들이 원하는 경우 대체약제로 전환할 수 있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보건복지부 등 보건당국은 환자들이 올리타에서 타그리소로 교체 투여하는 것과 관련해 급여기준 변경 등을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현재 올리타를 사용하는 환자는 80여명으로 파악됐다.

조민규 기자 kioo@kuki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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