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유경, 신세계인터 개인 최대주주 됐다...백화점·뷰티·패션 '총괄'

신세계 백화점 이어 인터까지 지분넓혀…뷰티사업에 더 박차 가할 듯

기사승인 2018-04-26 05:00:00
- + 인쇄

정유경, 신세계인터 개인 최대주주 됐다...백화점·뷰티·패션 '총괄'

정유경 총괄사장이 부친인 정재은 명예회장으로부터 신세계인터내셔날 주식 150만주를 증여받으면서 신세계인터의 개인 최대주주로 올라섰다. 앞으로 패션과 뷰티 부문 계열사를 정유경 사장에게 본격적으로 맡기겠다는 뜻으로 풀이된다. 

21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에 따르면 정재은 명예회장은 딸인 정유경 총괄사장에게 갖고 있던 주식 150만주(지분율 20.01%)를 증여했다. 당일 신세계 인터내셔날 종가(12만7000원)으로 계산하면 1905억원 규모다. 50억원 이상의 증여는 최고세율 50% 이상을 내야 하는 현행법상 정유경 사장은 세금으로 1000억원 가량을 낼 것으로 보인다.

이번 주식 증여로 정유경 총괄회장은 지분 45.7%를 소유한 신세계에 이어 지분 21.44%(153만964주)로 개인 최대주주로 올라섰다. 

이번 주식거래로 신세계백화점 사업과 함께 뷰티와 패션사업을 정유경 사장이 맡는 것이 공식화됐다. 오빠인 정용진 부회장은 이마트와 트레이더스, 일렉트로마트, 스타필드 등 대형 쇼핑몰 사업을 맡고 있다. 

정재은 명예회장은 2006년 정용진·정유경 두 자녀에게 주식을 대량으로 증여하며 2세 경영 시대를 열어줬다. 이어 지난 2015년 12월에는 정유경 부사장이 신세계 총괄사장으로 승진했고, 지난해 4월에는 정용진 부회장과 남매간 이마트와 신세계 지분을 서로 맞교환하며 이마트 지분은 정용진 부회장에게, 신세계 지분은 정유경 사장에게 몰아줬다. 

물론 주요 계열사인 신세계와 이마트의 개인 최대주주는 이명희 회장으로 장악력이 건재하다. 이명희 회장은 신세계와 이마트의 최대 주주로 각각 18.2%의 지분을 갖고 있는 구조다. 2세의 경우에는 신세계는 정유경 총괄회장이 9.83%, 이마트는 정용진 부회장이 9.83%를 가져 남매 분리경영을 실현하고 있다. 

이제 정유경 사장은 신세계인터를 명실상부하게 장악하게 됐다. 그동안 정유경 사장은 패션브랜드 톰보이와 코모도 등을 인수해 정상화시키고, 화장품 브랜드인 비디비치를 인수하며 화장품 사업에도 뛰어들었다. 신세계인터는 패션과 뷰티사업의 호조로 지난해 매출 1조1025억원에 영업익 254억원을 기록했다. 

대외활동이 활발한 오빠인 정용진 부회장에 비해 조용한 행보를 보여왔던 정유경 사장은 신세계백화점 강남점 리모델링을 통해 업계 1위 수준으로 발돋움시키고, 백화점 본점에 면세점 사업을 성공적으로 유치하면서 경영 수완을 인정받았다. 

이어 지난 2016년 12월에는 신세계백화점 대구점에 뷰티편집숍인 시코르를 처음으로 선보였고 곧 센트럴시티를 거쳐 가두점까지 진출, 현재까지 10호점을 돌파했다. 

앞으로 신세계인터의 화장품 사업도 더 늘려갈 계획이다. 2012년 비디비치 인수에서 시작된 화장품 사업은 2014년 향수브랜드 바이레도 국내판권 인수와 라페르바 인수, 2015년 산타마리아노벨라와 2017년 딥티크 국내 판권 확보로 이어졌다. 

이런 확장세에 힘입어 지난해 신세계인터의 화장품 사업은 매출 627억원, 영업익 57억원으로 5년만의 첫 흑자를 냈다. 이 기세에 힘입어 신세계인터는 2020년까지 화장품 부문에서만 매출 2000억원을 목표로 하고 있다. 신세계인터코스코리아도 2020년까지 매출 1000억원 달성이 목표다. 

신세계인터는 지금까지 아르마니와 돌체앤가바나, 디젤 등 유명 해외 브랜드의 국내 판권을 소유하고 지컷 등 자체 패션브랜드를 성장시키며 꾸준히 성장해왔다. 이제 앞으로는 화장품 사업을 패션부문에 버금가는 규모로 키우겠다는 새로운 포부를 내세우고 있다. 

정유경 사장은 백화점과 면세점, 시코르 등 늘어난 유통채널을 십분 활용하며 패션 및 화장품 제조사로 발돋움한 신세계인터를 적극 키워 뷰티 사업과 패션 사업을 확장할 것으로 보인다. 

신세계 관계자는 "총괄사장 취임 3년차를 맞은 정유경 총괄사장에게 책임경영을 강화하는 취지에서 증여가 결정됐다"고 설명했다. 

구현화 기자 kuh@kukinews.com
기사모아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