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승태發 사법농단 논란에 하나은행 ‘긴장’…함영주 구속영장 발부되나

기사승인 2018-06-01 17:23: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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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승태發 사법농단 논란에 하나은행 ‘긴장’…함영주 구속영장 발부되나양승태 전 대법원장을 중심으로 벌어지고 있는 ‘사법농단’ 논란에 KEB하나은행이 ‘바짝’ 긴장하고 있다. 사법농단 논란의 후폭풍이 채용비리 혐의로 구속영장이 청구된 함영주 은행장의 영장실질심사에까지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우려 때문이다.

함영주 KEB하나은행장은 1일 서울서부지법 곽형섭 영장전담판사 심리로 열리는 구속 전 피의자심문(영장실질심사)에 출석했다. 앞서 검찰은 지난 30일 함 행장에 대해 업무방해 및 남녀고용평등법 위반 혐의로 구속영장을 청구했다.

검찰은 시중은행 가운데 국민은행, 신한은행, 하나은행, 우리은행의 채용비리 의혹에 대해 수사를 실시했다. 수사결과에 따라 우리은행 채용비리와 관련해 이광구 전 행장에 대한 구속영장이 청구됐으며, 뒤이어 함 행장에 대한 구속영장이 청구됐다.

이광구 전 행장은 검찰의 구속영장 청구에 앞서 행장직에서 물러난 반면 함 행장은 현직 행장이라는 점에서 하나은행은 물론 전 금융권이 구속영장 발부 여부에 이목을 집중하고 있다. 함 행장에 대한 구속영장이 발부될 경우 함 행장은 채용비리 사태 이후 첫 현직 행장으로 구속되는 인물로 기록된다.

법률검토를 마친 하나은행은 일단 함 행장에 대한 구속영장 발부 가능성이 낮은 것으로 보고 있다. 함 행장의 도주 우려가 없고, 검찰이 이미 모든 증거수집을 마친 만큼 증거 인멸의 우려도 없다는 입장이다.

다만 하나은행이 우려하는 부분은 사법농단 논란의 후폭풍이다. 양승태 전 대법원장이 상고법원 설립을 두고 청와대와 ‘재판’을 거래했다는 논란이 확대되면서 법원의 분위기가 얼어붙고 있기 때문이다.

사법농단 논란으로 신뢰성에 타격을 받은 법원이 함 행장에 대한 구속영장 발부에 엄격한 잣대를 들이댈 수 있다는 우려다. 따라서 함 행장의 구속영장 발부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는 것.

금융권 관계자는 “법률적으로 함 행장이 구속될 가능성은 낮은 것으로 보고 있다. 다만 최근 법원의 분위기가 사법농단 사태로 얼어붙고 있어 함 행장의 영장실질심사에까지 영향을 미칠까 우려된다”고 말했다.

여기에 검찰의 은행권 채용비리 수사 후 은행권 CEO 가운데 구속된 인물이 없는 등 커지는 검찰 책임론도 하나은행의 긴장을 더하고 있다. 검찰이 채용비리 수사에 따른 성과를 만들기 위해 함 행장의 구속에 집중할 수 있기 때문이다.

한편 하나은행은 일단 상황을 지켜보자는 입장이다. 또한 함영주 행장이 구속될 경우에는 즉각적인 대행체제 가동도 염두해 두고 있다. 수장 공백에 따른 리스크를 최소화하기 위해서다. 

조계원 기자 Chokw@kuki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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