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n스타디움] 전주벌의 함성은 특별했다

전주벌의 함성은 특별했다

기사승인 2018-06-01 22:33: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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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주벌에 4만 1254명이 운집해 축구대표팀의 2018 러시아월드컵 출정을 응원했다. 경기는 패했지만 축구 팬들이 대표팀에 거는 한 마음 한 뜻을 확인할 수 있는 시간이었다.

신태용 감독이 이끄는 한국 남자 축구대표팀은 1일 오후 8시 전주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보스니아헤르체고비나와의 국내 마지막 A매치 평가전에서 1-3으로 패했다. 최정예 멤버로 경기에 임한 보스니아의 벽은 높았다. 월드컵 본선에서 만날 팀은 이보다 훨씬 강하다. 한국팀에게 많은 과제를 남긴 경기였다.

낮부터 스타디움은 뜨겁게 달아올랐다. 경기장 입장이 허용된 시간이 아닌 탓에 경기장 주변에서 ‘대한민국’을 외치는 팬들의 함성이 산발적으로 울려 퍼졌다. 반짝 특수를 기대하는 상인도 제법 있었다.

4만 2000명이 입장 가능한 전주월드컵경기장은 이날 붉은 물결로 성시를 이뤘다. 1층뿐 아니라 2층도 진작 자리가 가득 찼다. 대한축구협회에 따르면 지난달 30일까지 3만 3000석의 티켓이 팔렸다. K리그 인기팀 전북 현대의 연고지다운 축구 열기였다.

한국 축구의 상징인 빨간 유니폼이 경기장을 가득 물들인 가운데 전북 현대 유니폼을 입은 팬도 곳곳에 보였다.

선수들이 입장하자 이내 함성소리가 터져 나왔다. 장내 아나운서가 선발 출전하는 선수 이름을 차례로 호명할 때마다 박수갈채가 쏟아졌다. 애국가는 관중 모두가 함께 제창했다.

하프타임엔 주장 기성용의 ‘센추리클럽’ 가입 기념식이 진행됐다. 축구협회는 기성용의 영문 이름 ‘키’에 착안해 숫자 100이 표시된 황금열쇠를 증정했다. 이어서 ‘빅스’의 레오와 ‘구구단’의 김세정이 대표팀 공식 응원가인 ‘We, the Reds’를 열창했다.

경기 후 출정식이 진행됐다. 협회는 입장관객 모두에게 휴대폰에 부착할 수 있는 ‘레드 라이트’를 배분했다. 휴대폰 플래시가 나오는 곳에 스티커를 붙이며 붉은 빛이 나오는 방식이다. 주장 기성용은 “경기 결과가 좋지 못해서 죄송하다. 월드컵에서 이런 경기가 나오지 않도록 정신 차려서 팬들께 감동을 주는 경기를 하겠다”며 고개를 숙였다.

신태용 감독 역시 “멋진 경기 하지 못하고 실망스럽게 해서 죄송하다. 국민과 축구 팬들께서 무엇을 원하는지 저와 선수들이 잘 알고 있다. 이번 월드컵에서 통쾌한 반란을 일으켜서 16강 이상 가는 성적을 꼭 내도록 하겠다. 응원 부탁드린다”고 말했다.

[in스타디움] 전주벌의 함성은 특별했다

대표팀 선수들은 거대한 태극기를 나눠 들고 경기장을 돌며 팬들에게 인사했다. 대표팀은 이번 출정식으로 국내에서의 모든 일정을 마쳤다. 신태용 감독은 빠르면 2일 최종명단 23인을 발표한다. 그리고 3일 사전 훈련캠프인 오스트리아로 출국한다.

전주 | 이다니엘 기자 dne@kukinews.com

사진=이다니엘 기자, 대한축구협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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