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바이오로직스 분식회계 의혹, 결과 누출에 금융당국 ‘전전긍긍’

기사승인 2018-06-04 11:43: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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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바이오로직스 분식회계 의혹, 결과 누출에 금융당국 ‘전전긍긍’

금융위원회가 삼성바이오로직스 분식회계 논란과 감리위원회 내부 심의안이 언론에 공개되자 당혹스러워 하고 있다. 

삼성바이오로직스 분식 회계에 대한 기존 금융감독원의 입장을 두둔하는 이가 다수였다는 언론 보도가 나오면서 진화에 나섰다. 

이번 논란이 쟁점화되는 것은 특정 기업의 분식회계 의혹을 넘은 중대한 사안이어서다. 단순히 삼성 계열사 내부 문제가 아닌 이재용 부회장 승계 문제까지 직격될 수 있는 논란이기 때문이다. 또한 여러 이해당사자(한국거래소, 회계법인, 금융위, 상장 주관사, 투자자)가 얽힌 만큼 금융당국의 입장은 조심스러운 상황이다. 

4일 금융위원회에 따르면 지난달 열린 3차 감리위에서 삼성바이오로직스 분식회계와 관련된 문제를 심의했으나 최종적으로 결론내리지 못하고 안건이 증권선물위원회로 넘겨졌다.

증선위는 이달 7일부터 삼성바이오로직스 분식회계에 대한 안건을 논의할 예정이다. 최종적인 결정은 증선위에 달려 있는 셈이다. 

삼성바이오로직스 분식회계 논란은 여타 기업과 비교해 자본시장에 큰 여파를 미치고 있다. 

지난달 1일 금융감독원이 삼성바이오로직스가 분식회계를 했다고 잠정 결론을 내리자 이 기업의 주가는 크게 하락했다. 이에 최종구 금융위원장이 삼성바이오로직스 분식회계 결론을 외부에 유출한 금감원을 두고 시장에 혼란을 야기했다며 비판한 바 있다. 

이어 이달 1일 SBS는 감리위원회에서 삼성바이오로직스가 분식회계를 했다는 다수의 결론이 도출됐다고 보도해 논란을 빚었다. 

SBS는 보도를 통해 “분식회계 혐의를 심의하는 감리위원회가 마라톤 회의 끝에 1일 새벽 결론을 내렸다. 회계 기준 변경에 문제가 있다고 본 금감원 측 입장이 치열한 논의 끝에 다수 의견으로 결정된 것으로 알려졌다”라고 보도했다. 

이에 금융위는 당혹스럽다는 입장이다. 금융위원회는 “감리위원회에서는 금감원이 작성한 조치안에 대하여 심의한 결과, 회사의 연결회계처리 관련 위반 여부, 위반 동기 등에 대한 다양한 의견이 개진됐으며 최종적으로 단일 의견이 도출되지 못했다”라고 반박했다.

이어 “외부감사법 제9조 등의 비밀엄수 의무 규정에 의해 증선위의 최종결정이 이뤄지기 전에는 감리위에서 제시된 다수 및 소수 의견의 구체적 상황 및 내용을 밝힐 수 없다”라고 거듭 해명했다. 

삼성바이오로직스 분식회계 문제가 금융당국의 ‘뜨거운 감자’로 부상한 것은 사안의 엄중함 때문인 것으로 분석된다. 일반적인 기업의 단순 부정 회계가 아닌 삼성그룹 전체에 뇌관이 될 수 있는 사안이어서다. 일각에서는 이번 논란이 지난 2015년 삼성물산 합병과 맞물려 있다고 지적한다. 참여연대 관계자는 “단순히 이번 사안은 삼성바이오로직스 자체의 분식회계 문제가 아니라 지난 2015년 삼성물산 합병과도 연결된 사안”이라며 “합병 과정에서 대주주(이재용)에게 유리하도록 제일모직의 가치를 높이 평가하기 위한 후속 조치라고 판단한다”라고 설명했다

삼성바이오로직스 분식회계가 사실로 드러날 경우 향후 이재용 부회장 재판에도 영향을 미칠 가능성도 있다. 

반대로 삼성바이로직스 분식회계 의혹이 사실과 무관하다고 발표될 경우 금융당국(금감원)의 부담감도 커질 수 밖에 없다.

한편 이달 4일 삼성바이오로직스의 장중 주가(오전 11시 36분 기준)는 전 거래일 대비 7.86%(3만5500원) 떨어진 41만6000원에 거래되고 있다. 

유수환 기자 shwan9@kuki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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