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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13 지방선거] “학력만 따지는 시대 지났다” 진보 교육감후보들의 개혁론

김성일 기자입력 : 2018.06.09 01:00:00 | 수정 : 2018.06.09 21:22:19

사진=박효상 기자

[편집자주] 6·13 전국동시지방선거가 임박했지만, 교육감 선거는 여전히 ‘그들만의 리그’에 갇혀있다는 우려가 있다. 국회의원 재보궐 및 광역단체장 선거에 묻힌 데다 북미회담 등 대형 이슈들이 더해져 주목을 받지 못하고 있다는 진단이다. 그간 교육감 선거 과정에서 진영논리에 얽힌 대결 구도만 부각되며 유권자와의 거리를 좁히지 못했다는 지적도 새겨볼 필요가 있다. 실제 이념에 따른 공방이 앞서면서 정작 중요한 구체적 정책 제시 등은 뒷전으로 밀리기도 했다. 이에 쿠키뉴스 기획취재팀은 총 3편에 걸쳐 교육감 선거의 중요성과 선거 풍토 개선의 필요성을 짚어보고, 진보와 보수의 입장에 서서 교육 주체들의 목소리를 대변하겠다는 후보들의 공약을 최근 교육계 주요 현안을 중심으로 정리·비교한다.

전국 시·도 교육감 17명을 뽑는 교육감 선거가 오는 13일 단체장·지방의원 선거와 함께 치러진다. 중앙선거관리위원회가 밝힌 5월 30일 기준 교육감 선거 후보자 현황에 따르면, 전국에서 총 59명이 후보 등록을 마쳤다. 경쟁률은 3.47대 1이다. 이 중 진보 성향 교육감 후보 29명은 지난 2014년 선거 당시 일으켰던 ‘당선 광풍’을 이어가려 한다. 2014년 선거에서는 보수 정권 아래에서도 13명의 진보 인사가 승기를 잡은 바 있다. 후보자들의 지향점, 세월호 참사의 여파 등이 당락에 영향을 미쳤다.

이번 선거에는 지난 선거에서 당선돼 혁신교육 체제를 이끌었던 진보 교육감 11명이 재출마했다. 이들은 “임기 중 전개한 실험적 교육이 뿌리내리는 데 이바지 할 수 있도록 기회를 달라”며 유권자의 선택을 바란다. 현직 교육감 출신 후보를 비롯한 진보 후보들이 제시한 정책을 유권자들은 어떻게 평가할지, 또 어떤 성적표를 쥐어줄지 주목된다.

▲ 혁신학교 확대… “교육주체 소통에 무게”

혁신학교의 발원지로 통하는 경기도. 재선에 도전하는 이재정 후보는 4일 경기도교육감 선거 TV 토론에서 “현재 23%인 혁신학교를 전체 초·중·고에 확대할 것”이라고 밝혔다. 혁신공감학교는 혁신학교로 전환하고, 기존 혁신학교는 질적 성장을 꾀해 미래 공교육 모델학교로 발전시킨다는 구상이다. 이는 모든 시·군에 혁신교육지구를 지정하는 ‘혁신교육 3.0시대’ 계획으로 이어진다.

혁신학교는 학생들이 창의적이고 주도적인 학습능력을 배양할 수 있도록 교육과정 운영에 자율성을 준 학교 형태로, 입시경쟁 위주의 틀에서 벗어나기 위한 대안으로 추진됐다. 경기도교육청이 2009년 처음 도입했으며, 이후 진보 교육감이 당선된 지역을 중심으로 확산됐다. 교육부에 따르면, 전국 초·중·고 1만 1,613곳 중 혁신학교는 1,525곳(3월 기준)으로 발을 넓혔다.

보수 후보들은 학교질서 혼란, 학력저하 등을 문제점으로 내세우며 혁신학교를 축소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진보 후보들은 문재인 정부의 국가교육개혁을 실현하는 과정에 혁신학교가 포함돼야 한다고 맞선다. 교사와 학생, 학부모 간 소통에 무게를 두고 수업방식을 바꿔나가겠다는 것이다.

경북혁신교육연구소 공감소장인 이찬교 경북 교육감 후보는 “경북에는 혁신학교가 한 곳도 없다”며 “최소한 10% 이상의 학교를 혁신학교로 만들겠다”고 전했으며, 전국교직원노동조합 인천지부장이었던 도성훈 인천 교육감 후보 역시 “인천형 혁신학교인 행복배움학교를 100곳으로 늘리겠다”고 말했다. 진보 교육감 후보들은 “혁신학교에 대한 만족도는 매년 상승하고 있다”면서 혁신학교 간 연계성 등을 보강하겠다는 뜻을 내비쳤다.

▲ “자사고·특목고는 특권학교… 폐지는 국민적 의제”

서울지역 자율형사립고 23곳을 포함해 전국 대부분의 자사고와 특수목적고(외국어고·국제고)는 내년부터 2년에 걸쳐 재지정 여부를 가름하는 평가를 받는다. 재지정은 교육감 권한에 속하는 만큼 후보들의 관련 발언에 관심이 쏠린다.

진보 교육감들은 자사고 및 특목고를 ‘특권학교’로 규정한다. 교육 평등을 위해서는 이들 학교를 폐지하고 일반고 전환이 이뤄지도록 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교육부는 지난해 11월 자사고와 특목고 등 ‘전기 입시고’(8~12월 입시)와 ‘후기 입시고’(12월~이듬해 2월 입시)인 일반고 입시 시기를 통합하는 내용의 방안을 발표했다. 일반고 지원자의 상대적 박탈감 등을 줄이하겠다는 취지를 갖지만, 이들 학교에 지원했다가 떨어질 경우 인기가 덜하거나 집에서 먼 일반고에 강제 배정될 수 있다 보니 반발도 안고 있다.

지난 선거에 이어 출사표를 낸 조희연 서울 교육감 후보는 “일반고가 살아나려면 자사고를 없애는 등 고교서열화 체제를 혁파하는 노력이 선행돼야 한다”며 ‘폐지 노선’을 분명히 했다. 조 후보는 “이는 더 이상 회피할 수 없는 국민적 의제로, 초중등교육법시행령에서 자사고, 외고 설립근거를 삭제해 일반고로 전환해야 한다”면서 “혼란을 막기 위해 일반고 전환 경과규정을 마련하자”고 제안했다. 장석웅 전남 교육감 후보도 “자사고, 외고, 국제고 등 고교 입시를 부추기는 특권 학교는 일반고로 전환해 교육의 평등을 강화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최근 일반고 전환을 결정한 부산국제외고의 한 학부모는 “일반고 전환을 무조건 반대하지는 않지만, 그 과정만큼은 구성원 간 소통을 통해 이뤄질 필요가 있다”며 “현재 부산국제외고는 그 소통을 건너뛰고 학교 측의 일방적 통보로 전환이 순식간에 진행되고 있는데, 상식적 절차를 갖거나 유예기간을 둘 수 있도록 법적 요건이 뒷받침돼야 한다”고 말했다.

▲ “수능은 절대평가로… 교장공모제 확장 운영”

앞서 진보 교육감 12개 지역 후보들은 당선 시 공동으로 추진할 공약들을 정리해 발표했다. 발표에는 김병우(충북), 김승환(전북), 노옥희(울산), 도성훈(인천), 박종훈(경남), 성광진(대전), 송주명(경기), 이석문(제주), 이찬교(경북), 장석웅(전남), 장휘국(광주), 최영태(광주), 조희연(서울) 후보가 참여했다. 대표적 공동 공약 중 하나가 ‘대학수학능력시험 전 과목 절대평가 전환 촉구’다. 입시경쟁교육을 해소하겠다는 것이다. 이들 진보 교육감 후보들은 학교생활기록부 중심으로 대입전형을 바꾸기 위한 노력을 기울이기로 했다.

현재 공론화 단계에 접어든 2022학년도 대학입시 개편과 관련해서는 “공론화 과정이 개혁 반대세력에 휘둘리지 않고, 공교육 정상화에 부합하는 방향이 돼야 한다”고 전하기도 했다. 이들은 “대입 개편 논의가 본격화되면서 입시제도 개혁의 중대한 분기점을 마주했다”며 “수능 자격고사화, 대학서열 체제 해소 등 학벌사회 타파의 원동력이 될 특단의 정책들을 준비해야 한다”고 피력했다.

학교 민주화, 교육자치 활성화를 위한 다짐을 밝히기도 했다. 교장 자격증이 없는 평교사가 교장이 될 수 있는 ‘내부형 교장공모제’ 확대하고, 한발 더 나아가 교직원과 학부모, 학생이 교장을 직접 선출하는 ‘교장선출보직제’를 시범 실시할 계획이다. 이와 함께 법외노조 상태에 머물고 있는 진보 교원단체 전국교직원노동조합의 재합법화와 선거연령 하향 실현을 위해서도 힘을 모으기로 했다.

김태훈 교육감시민선택 운영팀장은 “진보 후보들의 공약 가운데 교장공모제나 외고·자사고 폐지 등은 최근 사회적 이슈를 수용하고 반영한 것으로 보여진다”면서 “가장 주목되는 방안이 혁신학교 확대인데, 문제는 실제 학교현장이 얼마나 바뀔 수 있는가 하는 점”이라고 짚었다. 김 운영팀장은 “혁신학교 확대 과정에서 내실을 기할 수 있도록 후보들은 현장의 목소리에 귀를 기울이고 세밀한 보완책을 마련해야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김성일 기자 ivemic@kuki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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