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계천 베를린장벽 훼손한 그라피티 작가…“메시지 전달하려”

기사승인 2018-06-11 06: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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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계천 베를린장벽 훼손한 그라피티 작가…“메시지 전달하려”독일 베를린시가 2005년 한반도 통일을 염원한다는 뜻을 담아 서울시에 기증한 실제 베를린 장벽이 한 그라피티 아티스트에 의해 훼손됐다.

서울시와 중구청은 10일 “금주 중 경찰에 수사 의뢰를 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그라피티 아티스트 정태용(테리 정·28)씨는 지난 8일 오후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서울 중구 청계2가 베를린 광장에 설치된 베를린 장벽에 스프레이로 그림을 그리는 자신의 모습을 찍은 사진을 올렸다.

정씨는 이 게시물에 ‘전세계에서 마지막으로 남은 분단 국가인 대한민국의 현재와 앞으로 미래를 위하여 메시지를 전달하고자 했다’며 ‘우주와 더불어 끝없이 창조와 번영을 희구하는 한민족의 의미를 담았다’고 덧붙였다. 정씨는 지난 2014년 파리 루브르 박물관 아트살롱페어에 전시회를 여는 등 거리문화 예술계에서 주목받는 작가로 알려졌다.

그러나 정씨가 그라피티를 그린 장벽은 높이 3.5m, 폭 1.2m, 두께 0.4m에 달하는 1961년 동독에서 설치했던 실제 베를린 장벽 중 일부다. 

정씨의 그라피티로 베를린 장벽 한쪽은 노랑, 분홍, 파란색 페인트 줄로 덮였고, 다른 한쪽 역시 정씨가 남긴 여러 글이 적혔다.

이로 인해 분단 당시 독일인이 남긴 이산가족 상봉과 통일을 염원하는 글, 그림은 알아볼 수 없게 된 상태다.

정씨의 글이 공개되자 무분별한 행동이라고 비난하는 목소리가 이어졌고, 정씨는 비판 여론이 일자 곧바로 SNS를 탈퇴했다.

정진용 기자 jjy4791@kuki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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