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유한국당 권기창 안동시장 후보, 전문대 폄하해 비난 폭주

입력 2018-06-11 17:52: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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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한국당 권기창 안동시장 후보, 전문대 폄하해 비난 폭주

지역 전문대를 비하하는 듯 한 느낌을 주는 선거용 게시물이 SNS(사회관계망)에 게재돼 경북 안동시장에 출마한 자유한국당 권기창 후보가 비난을 받고 있다.

특히 이 내용을 미리 접한 안동과학대는 권기창 후보를 상대로 공식적인 해명과 공개 사과를 요구하는 기자회견을 여는 등 적극적인 대응에 나서 귀추가 주목된다.

최근 권기창 후보 얼굴이 담긴 ‘청춘의 선거_안동편 청춘의 한마디를 전하다’란 제목의 게시물이 ‘과학대, 상지대 일자리가 잡일, 노가다 뿐’이라는 내용을 담고 SNS에 게재됐다.

이를 접한 한 누리꾼은 SNS를 통해 자신이 안동과학대 물리치료과 출신이라고 밝힌 후 “권기창 후보가 2500명이 넘는 졸업생뿐만 아니라 전체 졸업 동문을 능멸하는 처사”라며 학교와 총동창회를 통해 명예훼손 등 법적 대응을 시사했다.

이 사실이 SNS를 통해 빠르게 확산되자 그간 각종 고소고발과 네거티브에도 아랑곳하지 않던 권 후보 지지층이 ‘자질론’을 거론하면서 고개를 돌리고 있어 선거 막바지 악재가 될지 주목된다. 학생들을 가르친 교수 입장에서 정도를 넘은 선거운동이 아니냐는 이유에서다.

또 권 후보가 안동대의 부교수를 맡기 전 전문대인 예천군 소재 경도대학 교수로 재직한 바 있어 ‘개구리 올챙이 시절 기억 못한다’는 지역민들의 비난 역시 커져만 가고 있다.

반면 권기창 후보 측은 이 사실을 외부전화를 받고 알게 됐다며 억울함을 호소했다.

권 후보 측 핵심관계자에 따르면 최근 서울시립대 학생 2명이 찾아와 20페이지 분량의 참신한 청년정책제안서 내놓고 캠프관계자와 만난 후 돌아갔다.

이후 다양한 정책이 담긴 내용의 앞뒤를 모두 자르고 ‘과학대, 상지대 일자리가 잡일, 노가다 뿐’이라는 자극적인 내용만으로 편집된 게시물을 해당 학생 SNS에 게재했다.

권기창 후보 측은 “다행히 명함을 두고 가서 해당 학생에게 항의하니 게시물을 삭제했다. 그러나 문제가 된 만큼 과학대 총장을 만나기 위해 찾아가거나, 학교에 해명 요청을 수차례 요구했지만 받아들여지지 않았다”며 “게시물을 올린 학생이 민주당을 위해 일하는 것으로 파악돼 선거 막바지 다분히 악의적이거나 정치적인 쟁점이 있다”고 주장했다.

이러한 권 후보 측의 대응에도 불구하고 지역 전문대의 공분은 좀처럼 수그러들지 않고 있다.

안동과학대 재학생, 직원, 교수 등은 11일 오후 4시 안동시청 브리핑룸에서 관계자 500여명이 서명한 자료를 토대로 기자회견을 열었다.

남재현 안동과학대 교수는 기자회견에서 “과학대, 상지대 일자리가 잡일, 노가다뿐이라는 내용이 SNS 등을 통해 유포되면서 두 대학의 명예가 심각하게 실추됐고, 졸업생은 물론 재학생과 교수, 교직원들까지 난감한 입장에 처해졌다”고 주장했다.

그는 이어 “대학과 함께 하는 재학생, 졸업생, 교직원, 학부모, 지역산업체의 모든 노력과 열정을 ‘잡일, 노가다’로 매도하는 발언은 지역 전문대학과 산업체, 안동시민인 학부모를 무시하고 그 존재를 부정하는 행위”라고 지적했다.

또 “과학대 교수, 직원, 재학생, 졸업생 일동은 권 후보 선거캠프 관계자의 발언에 대한 공식적인 해명과 공개 사과를 요구한다”며 “만일 공개 해명이나 사과가 없을 경우 명예훼손과 손해배상 등의 법적 조치에 나설 것”이라고 강조했다.

안동=권기웅 기자 zebo15@kuki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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