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희정 증인 “성추행 들은 적 없다…피해자가 좋아한다고 생각 안 해”

기사승인 2018-07-13 14:05: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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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희정 증인 “성추행 들은 적 없다…피해자가 좋아한다고 생각 안 해”안희정 전 충남지사의 피해자인 전 정무비서 김지은씨와 함께 일했던 직장동료가 “김씨에게 안 전 지사로부터 성폭행이나 성추행을 당했다는 고충을 듣지 못했다”고 말했다.

서울서부지법 형사합의11부(부장 조병구)는 13일 오전 10시 5회 공판기일을 열고 김씨와 함께 안 전 지사 경선캠프에서 청년팀장을 맡았던 성모씨(35)의 증인신문을 심리했다. 성씨는 김씨 등 캠프 내 이른바 ‘청년그룹’과 친밀한 관계를 유지했고 김씨와는 평소 많은 대화를 주고받아 가까운 관계로 알려졌다.

성씨는 "충남도청 운전비서 정모씨에게 당한 성추행 고민이나, 김씨가 문재인 당시 대통령후보 본선캠프로 파견 갔을 때 한 유부남이 추근댄다는 고충을 상담해줬다"면서도 "김씨가 안 전 지사로부터 성폭행이나 성추행을 당한다는 말은 전혀 듣지 못했다"고 말했다.

성씨는 김씨의 언론 인터뷰에도 의문을 표시했다. 성씨는 “인터뷰에서 피해자가 '지사는 하늘과 같은 존재였다'는 말을 한 것으로 기억하는데, 평소 피해자는 '하늘'이라는 표현을 인터뷰 때처럼 '절대 권력'이 아닌 '기댈 수 있고, 어려움을 극복할 수 있는 곳'이라는 의미로 써왔다"고 주장했다.

또 "수행비서는 '예스(Yes)라고만 할 수 있고, 노(No)라고 답할 수 없다'고 언급한 부분도 이상했다"며 "평소에 피해자는 '예스'라는 의미를 '수행비서는 지사를 끝까지 지켜야 한다'는 의미로 써왔다"고 덧붙였다.

성씨는 김씨가 안 전 지사와의 스위스 출장 이후 “김 씨로부터 ‘오빠 몰라요. 헤어졌어요. 슬퍼서 세상 사는 게 다 슬퍼요. 같이 좋아하는 사람이 있었어요. 근데 연락 못 해요 이제’라는 카카오톡을 보냈다”고 주장했다.

다만 성씨는 ‘피해자가 피고인을 좋아했다고 생각하느냐’는 질문에는 “그렇지 않다. 팬심과 존경심을 보인 것”이라고 봤다.

오후 2시 재판에는 안 전 지사 부인 민주원씨에 대한 신문이 이뤄진다. 앞서 지난 9일 재판에서는 김씨 측 증인이 민씨가 “‘안희정이 정말 나쁜 XX다. 패 죽이고 싶지만, 애 아빠니까 살려야지. 김지은이 처음부터 이상했다. 새벽 4시부터 우리 방에 들어오려고 한 적도 있다. 이상해서 내가 12월에 (직책을) 바꾸자고 했다. 김지은의 과거 행실과 평소 연애사를 정리해서 보내달라’고 말했다”고 폭로한 바 있다.

안 전 지사는 지난해 7월부터 7개월에 걸쳐 김씨를 4차례 성폭행한 혐의를 받는다. 또 김씨를 5차례 기습추행하고 1차례 업무상 위력을 이용, 추행한 혐의도 있다.

정진용 기자 jjy4791@kuki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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