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년 전 발견된 변사체가 유병언이 맞다”… 사인은 여전히 미궁

기사승인 2018-07-15 09:01: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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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년 전 발견된 변사체가 유병언이 맞다”… 사인은 여전히 미궁4년이 지난 현재까지 유병언 전 세모그룹 회장의 생존설이 끊임없이 제기되고 있는 가운데 ‘그것이 알고싶다’ 제작진이 다양한 분석과 실험을 통해 유 회장의 시신이 맞다는 결론을 내렸다.

그러나 정확한 사인은 여전히 밝혀지지 않아 타살 의혹에 대한 의혹이 증폭되고 있다.

14일 방송된 SBS ‘그것이 알고 싶다’ 에서는 2014년 발견된 변사체가 유 회장의 것이 맞는지 여부에 대해 분석했다. 유 회장의 사체는 2014년 6월12일 전남 순천의 한 매실밭에서 발견됐다. 6월인데도 겨울점퍼를 입고 있었으며 옆에 때 묻은 천가방 속에 술병이 들어 있었다. 덕분에 노숙자의 시체로 추정됐었다.

그러나 국립과학수사연구원 검증 결과 검경의 추척을 피해 도주했던 유 전 회장의 사체로 밝혀졌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유 회장이 아니라는 의혹은 계속됐다. 기독교복음침례회(구원파) 대변인은 휴 회장이 평소 음주를 하지 않는다는 점을 근거로 당시 발견된 사체가 유 회장이 아닌 노숙자의 것이라고 주장했었다.

시체의 극심한 부패에 대해서도 의문을 제기하는 이들이 많았다. 5월25일 검찰이 유 회장의 은신처인 순천 별장을 급습했고 비서였던 신모씨는 전날 유 회장이 누군가와 별장을 나갔다고 진술했다. 결국 5월24일까지는 생존해 있었다는 결론이다.

5월 24일부터 사체가 발견된 6월12일까지 최대 18일 만에 백골상태로 부패할 수 있냐는 의문이 제기됐었다. 마을주민들도 같은 이유로 유 회장의 시신이 아니라고 믿었다. 세월호 사건 이전의 시신을 갖고 연출했을 것이라는 추측도 이어졌다.

제작진은 이 같은 의혹을 풀기 위해 국내외 법의학 전문가들과 시신 부패 속도 등을 실험했다. 법곤충학자들과 시신에서 채취한 파리, 구더기의 성장 속도를 분석해 사망 시간을 추정했으며 기증 받은 시체로 인간의 죽음에 대해 연구하는 테네시대학 법의인류학센터의 한국인 전문가에게도 의뢰해 시체의 부패 정도에 따른 사망 추정시간을 확인했다.

법곤충학자들이 돼지 사체를 비슷한 환경에 두었더니 열흘이 지나자 사체는 돼지였던 것을 알아보기 어려울 정도로 백골화됐다. 테네시대학 법의인류학센터도 “5월 28일 밤 11시부터 6월1일 오전 5시 사이 사망한 것으로 추정된다”고 말했다.

또 순천 매실밭과 비슷한 기온, 환경의 미국 지역에서 38구의 시체로 연구한 결과 시체가 유 회장 사체처럼 백골화가 되는데 걸리는 시간은 10.4일~12.9일 정도인 것으로 확인됐다. 결국 유 회장은 5월29일 정오부터 5월 31일 밤 12시 사이 사망했을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추정된다.

당시 발견된 사체가 유 회장의 것이라는 결론이다. 시신을 수습한 장의사도 유 회장의 신체적 특징과 유사한 부분을 발견했다고 증언했다. 장의사는 “구더기로 둘러싸여 있었다”며 “옛날 사람치고 금니가 이렇게 많으면 잘 사는 사람인데 왜 노숙자가 됐을까”라고 회상했다. 또 왼쪽 손가락 마디가 짧은 것도 유 회장과 같았다.

그렇다면 유 회장은 어떻게 죽음을 맞이하게 됐을까. 제작진은 2014년 당시 전국에 실시간으로 중계됐던 유 회장의 도피 과정과 마지막 행적에 대해 추적했다. 검찰은 5월25일 순천 별장을 급습했지만 제보자가 알려준 별장 안 비밀공간을 제대로 살펴보지 않았다. 이에 대해 제보자는 “내가 전화했을 때 수색했다면 유병언을 잡았을 텐데 왜 안했냐”고 지적했다.

유 회장과 함께 있었던 비서 신씨는 검찰이 별장 안으로 들어오는 것을 막다 체포됐다. 이후 유 회장은 비밀공간에 홀로 남겨졌다. 제작진은 비밀공간 안에 남아 있던 소변량을 통해 유 회장이 비밀공간에 숨은 후 13시간이 지난 동틀 무렵 별장을 나갔다고 추정했다. 26일 별장에서 나와 헤매다 도로 쪽으로 내려와 매실밭을 향했고 29일 매실밭 앞까지 왔을 것으로 봤다.

구원파 신도들과 전문가들은 유 회장이 평소 자살에 대해 부정적이었기 때문에 자살 가능성에 대해서는 매우 낮다고 봤다. 저체온에 따른 사망 대해서도 신도들은 유 회장이 체온관리에 일가견이 있었기 때문에 아닐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같은 이유로 타살 가능성이 제기됐다. 누군가 유 회장을 살해한 뒤 시신을 유기하고 자살처럼 위장했다는 것이다.

구원파는 검찰에서 유 회장의 신변에 대해 알고 있었다고 의심했다. 도피를 도운 혐의로 체포돼 검찰 조사를 받았던 이모 교수는 “검사가 6월12일 밤에 불러 ‘순천에 구원파 소유의 매실밭이 있냐’고 물었다”며 “시신이 발견됐는데 회장님 같다고 했다. 다음날 변사체 사진까지 보여줬다. 다 알고 있었다는 이야기”라고 주장했다.

당시 검사와 수사관은 제작진에게 국과수 결과가 나온 7월21일 변사체가 유 회장임을 알았고 이 교수에게 변사체에 대해 말한 사실이 없다는 입장을 전했다. 또 구원파는 6월2일 금수원 압수수색이 의심스럽다고 했다. 이태종 전 대변인은 “회장님 방에서 채취한 게 빗이랑 머리카락, 칫솔이었다”며 “회장님 DNA를 확보하려 한 것 같다”고 주장했다.

이 전 대변인은 “회장님이 돌아가신 게 밝혀지면 공소가 무효되니 살아계신다는 과정 하에 우리 재산도 추적하고 사람도 추적하고 이슈몰이를 한 것”이라며 “처음부터 표적이었다. 사고가 났고 왜 났는지 모르는데 기사 내용은 세월호 실소유자가 유벙언이고 구원파와 관련돼 있다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그러나 국과수 발표에 따르면 사체에서는 타살 흔적을 찾아보기 힘들었으며 독극물도 검출되지 않았다. 뼈에도 금이 간 데가 없었다. 유 회장의 사인은 4년이 지난 지금까지 정확하게 밝혀지지 않았다. 정양승 미들테네시주립대 생물학과 박사는 “국과수에서 부검하면서 뼈에서 특별한 손상은 발견되지 않았다고 했는데, 뼈에 만약 외력에 의한 손상이 있다면 한 번 더 검사해 볼 필요가 있다”고 설명했다.

현재 유 회장의 유골은 화장되지 않고 금수원 뒤편에 매장돼 있다. 구원파는 “유 회장이 아직도 살아있다고 생각하는 분들이 많아 언젠가 다시 또 무덤을 파서 DNA검사를 해야 할지 몰라 유지하고 있다”고 말했다. 묘비가 없는 것에 대해 “누명 벗어지면 그때 만들기로 했다”고 부연했다. 제작진은 유 회장의 유골을 꺼내 분석한다면 사인이 밝혀질 수 있을 것으로 추정했다.

이영수 기자 juny@kuki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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