함진규 “북핵 피해 당사자 한국이 대북제재 구멍 낼 궁리부터 하고 있어”

기사승인 2018-07-20 11:43: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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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한국당 함진규 정책위의장은 20일 원내대책회의에서 “최근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북한 비핵화와 관련해 ‘시간제한도, 속도 제한도 없다’고 말했다. 아무런 내용 없이 끝나버린 6.12 미북정상회담 때부터 지적했던 ‘북한의 시간 끌기 작전’에 빠지는 게 아닌가 하는 우려가 점점 더 현실화되고 있다. 당초 ‘2년 내 폐기’를 목표로 제시하며 속전속결을 주장했던 트럼프 백악관의 비핵화 시간표는 ‘명시적 시한’도 사라진 채 표류할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다. CVID 원칙을 포기한데 이어 비핵화 시한마저 풀어주면서 북핵 폐기는 슬금슬금 뒷전으로 물러나고, 미군 유해 송환에만 목을 매고 있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이어 “당장 11월 중간선거를 앞둔 트럼프 대통령으로서는 단기간의 가시적인 성과를 거두기 어려운 ‘북핵 해결’보다는 손쉬운 ‘미군 유해 송환 협상’을 통해 업적을 쌓아 선거에서 일단 이기고 보자는 셈법이 깔려 있음을 모르는 바 아니다. 문제는 트럼프 대통령의 이 같은 발언으로 인해, 대북제재가 말로만 ‘최대한의 대북 압박’이지, 실제로는 곳곳에서 이완 조짐이 나타나고 있다는 점이다. 특히, 김정은이 세 차례 중국을 방문한 뒤 중국은 대북제재의 뒷문을 활짝 열어주고 있고, 국경 무역은 사실상 재개된 것이나 다름없다고 볼 수 있다”고 지적했다.

또 “대북제재의 최전선에서 국제공조를 독려해야 할 우리 정부가 오히려 대북제재의 그물에 구멍을 내고 있는데 대해서 우려를 금할 수 없다. 유엔 안보리 제재대상인 북한산 석탄이 러시아산으로 둔갑해 작년 10월 이후 최근까지 아무런 제지도 없이 32차례나 들락날락한 것이 언론보도로 드러났다. 우리 정부가 북한산 석탄임을 뻔히 알면서 이를 방치했다는 지적마저 나오고 있는데, 충격적 사실에 개탄하지 않을 수 없다. 북핵 피해의 당사자인 한국이 대북제재에 구멍을 낼 궁리부터 하고 있는데, 다른 나라들에게 대북제재에 나서라고 요구한다는 것은 어불성설에 가깝다고 할 수 있다”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북한에 시간을 주면 줄수록 북한의 비핵화는 물 건너가게 될 것이다. 최근 일련의 상황이 북한의 핵보유국 인정으로 흘러가는데 대해 매우 심각한 우려를 표한다. ‘핵 있는 평화 체제’로 고착되는 일이 없도록 정부는 각성해야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영수 기자 juny@kuki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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