폭염이 뒤바꾼 일주일

기사승인 2018-07-21 01: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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폭염이 이어지면서 각종 사건사고가 잇따르고 관련용품 매출이 늘어나는 등 일상생활이 뒤바뀌고 있다.

지난 20일 기상청이 오후 4시까지 자동기상관측장비(AWS)가 측정한 낮 최고 기온은 창녕이 39.3도로 가장 높았다.

이러한 무더위는 전국적으로 장마가 평년보다 일찍 끝나면서 폭염과 열대야 현상이 일찍 시작됐기 때문이다.

기압계 흐름이 매우 느린 상태에서 뜨거운 공기가 열돔에 갇혀 쉽게 빠져나지 못해 더위가 이어지는 상황이다.

기상청은 기온 상승 경향 유지와 대기 하층의 수증기·열 축적, 비가 어려운 상황 등을 들어 이달 말까지 고온 현상이 이어질 것으로 내다봤다.


특히 주말인 21일과 22일부터는 제10호태풍 암필의 영향을 받아 더욱 무더위가 심해질 전망이다.

주말 서울의 기온은 34도로 체감온도는 37.7도에 달할 것으로 전망된다. 태풍이 대만 북동부 해상을 경유해 중국 상하이 부근으로 이동할 것으로 예상됨에 따라 태풍에 동반된 고열 수증기가 우리나라에 유입되기 때문이다. 일반적으로 습도을 경우 밤이 되어서도 기온이 내려가지 않는 열대야가 형성된다.

따라서 전국적으로는 대기 하층의 뜨거운 공기가 구름으로 가둬지고 수증기가 증가하면서 불쾌지수가 크게 상승하고 열대야가 나타나는 지역이 확대될 전망이다.

행정안전부도 이날 오전 11시분 전국에 긴급재난문자를 전송했다. 행안부는 논밭 작업, 건설현장 등 야외활동 자제, 충분한 물 마시기 등을 당부했다.

그러나 계곡과 바다 등 피서지를 찾은 행락객과 더위에 약한 노인들의 인명피해도 늘고 있다.

질병관리본부 '온열질환 감시체계 운영결과'에 따르면 올들어 지난 16일까지 발생한 온열질환자는 총 633명으로 이 중 65세 이상이 26.4%(167)였다. 사망자는 총 6명 발생했는데 이 중 5(83.3%)70~80대 노인이었다.


더위가 계속되면서 계곡과 바다로 떠난 피서지에서 인명사고도 잇따르고 있다.

지난 19일 오전 627분께 강원 인제군 북면 원통리에서 동료들과 텐트를 치고 야영하던 40대가 하천에 빠져 숨진 채 발견됐다.

같은 날 오전 418분께 속초시 대포동 대포항에서도 20대가 수영을 하다 물에 빠져 목숨을 잃었다. 지난 15일에도 양양군 손양면 석계리에서는 80대 노인이 개울로 수영하러 갔다가 물에 빠져 숨졌다.

전력수요도 늘어나고 있다. 산업통상자원부는 다음 주에도 폭염이 지속되면서 최대전력수요가 8830까지 상승할 전망이라고 밝혔다.

8830는 지난 5일 정부가 발표한 여름철 하계수츱대책에서 예상한 올 여름 최대전력수요로 역대 최고치인 올해 28824보다 높은 수치다.

정부는 최대전력수요가 82~3주차 발생할 것으로 예상했지만 그보다 빨라진 셈이다. 산업부는 통상 7월 말까지 이어지는 장마가 올해에는 45년 만에 가장 빨리 끝났고 더위가 일찍 시작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평년에 약 32일인 장마는 올해 중부지방 기준으로 16일에 그쳤으며 13일부터 시작된 폭염이 계속됐기 때문이다.

다만 전력공급은 안정적으로 이뤄질 예정이다. 산업부는 공급능력 확충으로 내주에도 전력예비력이 1000이상, 전력예비율 11% 이상으로 전력수급은 안정적일 것이라고 내다봤다.


폭염이 계속되면서 아이들의 건강을 위해 일선 학교에서는 단축수업도 이뤄지고 있다. 경기도교육청에 따르면 19일 기준 단축 수업을 한 학교는 중학교 29곳과 고등학교 9곳을 포함한 총 38개교에 달했다.

이는 지난 1614개교에서 세 배 가까이 늘어난 숫자다. 17일에는 28개교, 18일에는 31개교로 단축수업 학교가 늘어났다.

소비자들의 구매패턴도 뒤바꼈다. 지난 12일부터 19일까지 주요 편의점들의 심야시간 얼음컵 매출은 전주 대비 평균 40% 이상 증가했다. 생수·탄산음료도 두자릿수 이상 뛰었으며 아이스크림과 맥주도 20% 이상 늘어났다.

폭염이 뒤바꾼 일주일

커피 프랜차이즈 브랜드들의 24시간 운영 매장 매출도 15%에서 20% 가까이 뛰었다.

이마트에서는 13일부터 18일까지 선풍기와 에어컨 매출은 전년 동기 각각 52%, 63.2% 폭증했다. 더위를 식히기 위한 빙수 재료는 17%, 수박 매출은 52.1% 뛰었다선풍기와 에어컨 매출은 전년 동기 각각 52%, 63.2% 폭증했다더위를 식히기 위한 빙수 재료는 17%, 수박 매출은 52.1% 뛰었다

인터넷쇼핑에서는 더위를 식히기 위한 쿨링 제품들의 판매가 늘어났다. 얼굴과 목 등에 붙이는 다이소 쿨링 시트는 지난 한주간 1000개씩 팔려나갔다. GS홈쇼핑과 마블이 공동으로 출시한 어벤져스 손풍기도 벌써 10만대 판매고를 기록했다.

조현우 기자 akgn@kuki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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