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화건설, 실적 회복세 뚜렷…최광호 구원투수로 나서

기사승인 2018-08-08 05: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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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화건설이 지난해 대규모 손실을 벗어나 실적 턴어라운드를 이룰지 귀추가 주목된다. 올해 상반기 유임된 한화건설 최광호 사장의 입지에도 영향을 미칠 수 있어서다. 최 사장은 이라크 비스마야 신도시 사업을 주도해 수주를 따낸 인물로 몇해 전까지 실적 악화 상태였던 한화건설을 살리는 구원투수 역할을 했다. 하지만 지난해 대규모 영업손실과 당기순손실을 내면서 연임이 어려울 것으로 예상됐으나 다시 1년 임기가 연장됐다. 

내년 초 그의 임기가 마무리되는 것을 고려한다면 실적 부문의 개선은 필수적이라고 할 수 있다. 증권업계에서는 올해 한화건설이 해외사업에 대한 부담이 감소하면서 실적 턴어라운드가 예상된다고 전망한다. 다만 여전히 천문학적인 순차입금 의존도는 커지는 등 재무적 리스크  요인은 개선 과제다.


◇ 한화건설, 3년 간 냉온탕 오가는 실적 변동 

한화건설은 지난 2015년 6월 실적 개선을 위해 새 사령탑을 교체했다. 당시 취임한 최광호 사장은 이라크 전문가로 평가받는 인물로 당시 실적 부진을 겪던 한화건설의 구원투수 역할을 했다. 

특히 최 사장이 수주를 주도했던 이라크 비즈마야 신도시 사업(이라크 전후복귀 사업)은 국내 건설사업 가운데 최대어로 불리는 대규모 개발사업이다. 하지만 해당 사업은 양날의 검으로 작용하면서 한화건설 실적에 적지 않은 영향을 미쳤다. 

한화건설은 지난 2016년 영업이익 896억원, 당기순이익 2560억원을 기록해 3년 만에 흑자 전환에 성공했다. 한화건설은 주택사업 부문의 호조, 국내 플랜트 및 건축 사업의 누적 순이익 증가, 해외도급 사업의 손실 감소 등이 영향을 미쳤다. 감사보고서에 따르면 당시 한화건설의 해외도급 사업 누적손실은 2695억원으로 전년(2015년, 3021억원 손실) 대비 소폭 감소했다. 

하지만 지난해 해외부문의 손실 재발로 대규모 영업적자를 기록했다. 지난 2017년 말 한화건설은 영업손실 25억원, 당기순손실 1934억원을 냈다. 

이는 여러 중동 지역의 발주처들이 지연보상금을 청구함으로 약 2400억원의 규모의 손실이 발생한 탓이다. 지난해 해외도급공사 누적손실은 4431억원으로 전년(2695억원 손실) 대비 약 1700억원 손실이 늘어났다. 

한화건설 관계자는 “해외 플랜트 관련 보수적 회계기준을 적용하면서 선반영됐던 손실을 미리 잡아놨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또한 이라크 신도시사업도 지연되면서 공사대금 수령에 난항을 겪기도 했다. 지난해 말 기준 이라크 비스마야 신도시사업 진행률은 32.7%로 전년(29.7%) 대비 3% 진행하는데 그쳤다. 

지난해 말 기준 한화건설이 비스마야 신도시사업에 보유한 미청구공사 금액은 1273억원으로 전년(1184억원) 대비 7.5% 증가했다. 공사미수금도 2110억원으로 전년(1618억원) 대비 30.4% 증가했다. 미청구공사는 발주처에 대금을 청구하지 못한 미수채권이다. 공사미수금은 이미 발주처에 돈을 달라고 청구했으나 사정에 따라 받지 못한 채권을 의미한다.

한화건설, 실적 회복세 뚜렷…최광호 구원투수로 나서◇ 이라크 신도시 사업 실타래 풀리나…실적 호조 전망

우려와 달리 올해는 한화건설의 실적이 개선될 것이라는 긍정적인 전망이 나왔다. 한화건설은 올해 1분기 영업이익 462억원을 거둬 전년 동기(445억원) 대비 3.9% 증가했다. 

또한 계속된 공사 지연으로 고전했던 이라크 신도시 사업이 실타래가 조금씩 풀리고 있는 것도 호재로 꼽힌다. 

한국투자증권 윤태호 연구원은 “한화건설이 이라크에서 사업을 정상화해 한화 주가에 호재로 작용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한화건설 측은 “이라크 비스마야 발주처로부터 상반기 2억3천만 달러, 8월 8600만 달러의 공사대금을 수령했는데 가까운 시일 안에 추가적 공사대금을 받을 것으로 예상된다”라고 강조했다.

이에 따라 이라크 비스마야 건설사업의 잔여 미청구공사 대금 2656억 원이 해소되면서 한화건설 실적 예상치도 높아졌다.

윤 연구원은 “올해 1분기 기준 이라크 바스마야 현장의 공사 진행률은 32.5%로 진행률이 더디지만 이라크와 IS의 종전선언, 유가 회복 등으로 공사가 최근 속도를 내고 있다”라고 설명했다.

KB증권 김준섭 연구원도 “한화건설은 지난해 해외 플랜트 부문 예상 손실금액을 전액 충당해 추가 부실 우려가 크지 않다”며 “한동안 지지부진했던 이라크 비스마야 신도시 건설사업이 올해 재개되면 실적 개선이 본격화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다만 순차입금 의존도는 오히려 갈수록 늘어나고 있다는 점은 재무적인 측면에서 리스크 요인으로 꼽힌다. 

나이스신용평가에 따르면 한화건설의 순차입금 의존도는 올해 26.8%(1조5877억원)으로 추정된다. 이는 전년(23.9%) 보다 늘어는 수치다. 올해 1분기 한화건설의 순차입금은 1조5242억원으로 지난해 1분기(1조3176억원) 대비 15.7% 증가했다. 

회계업계 관계자는 “순차입금은 총 차입금에서 현금및현금성자산을 차감한 금액으로 순차입금 비중이 높으면 그만큼 재무안정성은 떨어지게 된다”라고 지적했다.

유수환 기자 shwan9@kuki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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