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려운 2022 대입제도, 핵심만 살펴보자

기사승인 2018-08-08 09:11: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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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가교육회의의 2022 대입제도 개편 권고안 발표에 다시 한 번 여론이 뜨겁다. 특히, 직접적으로 영향을 받는 중학생 자녀를 둔 학부모들은 혹시나 놓치는 내용이 없을까 불안한 마음에 여러 정보들을 찾아보기도 한다. 하지만 막상 기사를 읽거나 입시 커뮤니티를 들여다봐도, 복잡한 입시 정책에 입시용어까지 낯설고 어려워 답답함만 커질 뿐이다. 혹시 내가 입시를 잘 몰라, 우리 아이만 불이익을 받는 것은 아닌지 불안한 엄마, 아빠를 위해 2022 대입제도개편안과 관련된 입시 핵심 용어를 정리해 보았다.

◇수시 VS 정시

대입전형은 수시와 정시로 구분된다.

수시모집은 주요 전형요소에 따라 크게 학생부종합, 학생부교과, 논술, 실기 4가지로 나뉘고, 정시모집은 수능, 실기로 선발한다. 수시모집은 6번의 지원 기회가 있고, 수시 모집에 합격하게 되면 대학에 등록하지 않더라도 정시에 지원할 수 없다. 정시모집은 3번의 지원기회가 있다.

학생부종합전형은 학교생활기록부, 자기소개서, 추천서 등 서류 평가를 기본으로 하며, 대학에 따라 면접고사나 수능최저학력기준이 추가된다. 학교생활기록부가 가장 핵심적 평가 요소로, 교과 성적은 물론 학교생활기록부 내 출결사항, 수상경력, 창의적 체험활동, 독서활동상황 등 통칭 비교과라 불리는 모든 활동 내용을 종합적으로 평가한다.

학생부교과전형은 교과 성적, 즉 내신이 가장 중요한 평가요소로, 학생부종합전형과 달리 비교과 활동은 반영하지 않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대학에 따라서는, 면접고사나 수능최저학력기준이 추가된다.

논술전형은 대학에서 자체 출제한 논술고사를 중요한 평가요소로 활용하는 전형이다. 교과 성적은 반영하지 않거나, 영향력이 낮고, 대학에 따라 수능최저학력기준을 요구하기도 한다. 논술 전형 선발 대학은 인서울 주요 대학이 대부분이지만, 최근 선발인원이 줄어드는 추세이다.

실기전형은 크게 예체능 실기우수자 전형과 외국어, 수학과학, 소프트웨어 등에서 실력이 있는 학생들을 선발하는 특기자 전형으로 나뉜다. 그 중 특기자 전형의 경우 학생부종합전형과 달리 어학성적이나 외부 수상 실적 등을 활용할 수 있지만, 모집인원이 적은데다 최근 선발 역시 축소하는 추세이다.

정시모집은 수시모집이 끝나고, 수능성적을 주요 전형요소로 활용해 선발한다. 교과 내신이나 면접을 활용하는 대학도 있지만, 거의 대부분 수능이 합격을 결정하는 절대적인 요소이다.

▲정시(수능위주전형)가 늘어난다는 것은?

정시 전형의 대부분은 수능 성적으로 선발하는 수능 위주 전형이고, 일부 실기전형 모집이 있다. 현재 정시(수능위주) 전형 비율은 2019학년도(고3) 기준 20.7%이고, 2020학년도(고2) 기준으로 19.9%이다. 국가교육회의 개편안에 따르면, 수능 성적으로 선발하는 정시 모집이 현재보다 늘어난다는 것이다. 다만, 위에 제시한 정시(수능)전형 비중은 전국 일반 대학을 기준으로 한 것으로, 주요 15개 대학으로 좁혀보면 2019학년도 28.2%, 2020학년도 30.5%로 주요 대학의 정시 선발은 전국 대학 평균보다 높다.

정시 전형 확대는 고교 재학 중 학생부 교과성적이나 비교과활동 등이 부족해 수시 전형을 활용하지 못한 학생들에게 수능을 통해 희망 대학에 진학할 수 있는 기회를 확대해 준다는 의미가 있다. 반면, 희망 대학 진학을 위해 재수를 선택하는 학생들이 늘어날 가능성이 높다. 현재 대학교 1학년인 2018학년도 서울대 합격생의 고교 졸업 연도를 살펴보니, 수시모집에서는 재학생이 90.7%이었지만, 정시모집에서는 재학생이 43.6%에 불과했다.

◇수능 상대평가 VS 절대평가

현재 수능은 국어, 수학, 영어, 탐구, 한국사, 제2외국어/한문 등 6개 영역을 치르고, 그 중 국어, 수학, 탐구, 제2외국어/한문은 상대평가, 영어와 한국사는 절대평가 방식을 활용한다. 상대평가 과목은 수능 성적표에 등급과 함께 표준점수와 백분위가 함께 기재되고, 절대평가 과목은 등급만 기재된다.

수능 영역별 성적을 1~9등급으로 나누는 데, 상대평가는 영역별 상위 4%가 1등급, 4~11% 2등급, 11~23% 3등급, 23~40% 4등급, 40~60% 5등급, 60~77% 6등급, 77~89% 7등급, 89~96% 8등급, 96~100%가 9등급이다.

반면 절대평가는 점수를 기준으로 등급을 구분하여, 영어를 기준으로 보면 90점 이상 1등급, 80점 이상 2등급, 70점 이상 3등급 등이 된다. 절대평가 방식일 경우, 시험난이도에 따라 등급별 인원이 달라질 수 있다. 영어 절대평가를 처음 도입한 2018학년도 수능에서 영어 1등급 비율은 전체 응시자의 10%였다.

▲현행 상대평가가 유지된다는 것은?

영역에 따라 상대평가와 절대평가 방식이 혼합되어 있는 현재 방식을 유지한다는 것을 의미한다. 단, 절대평가 과목이 기존 영어, 한국사 외에 제2외국어/한문까지 확대됐다. 제2외국어/한문 영역의 절대평가 도입으로 선택과목에 따라 점수 취득이 쉬운 과목에 쏠리는 현상은 완화될 것으로 보인다 (예를 들어, 아랍어 선택 집중).

수시모집에서는 수능을 반영하지 않거나, 또는 수능최저기준을 적용하더라도 등급만 활용하기 때문에 평가방식이 큰 영향이 없다. 하지만, 표준점수나 백분위를 활용하여 수능 성적을 직접 반영하는 정시모집에서는 상대평가 과목의 영향력이 커지게 된다. 즉, 국어와 수학, 사회/과학 탐구 영역의 영향력이 높아질 가능성이 크다.

▲수능최저학력기준

수시 용어이다. 수시 전형에 합격하기 위한 최소한의 수능 성적 기준을 말한다. 대학별로 요구하는 일정 등급 이상의 수능 성적을 받아야 한다. 교과 성적이 높거나, 논술 고사 점수가 좋더라도 수능최저기준을 맞추기 못한다면 불합격하게 된다.

▲대학이 자율적으로 활용한다는 의미는?

수시 전형에서 모든 대학이 수능최저기준을 요구하지는 않는다. 대학에 따라 수능최저기준을 요구하지 않거나, 또 같은 대학이라 하더라도 전형에 따라 수능최저기준 유무가 달라진다. 예를 들어, 2020학년도 기준 연세대는 수시 모든 전형에서 수능최저기준을 요구하지 않지만, 고려대는 실기전형에서는 수능최저기준이 없고, 학생부종합전형은 수능최저기준을 요구한다.

대입을 처음 겪는 학부모 입장에서 입시용어는 낯설고 어렵게 느껴질 수밖에 없다. ‘달라지는 입시제도가 복잡하고 어렵다’고 생각해 불안해하기보다는, 기본 사항부터 익숙해지면서 입시에 대한 지식을 쌓아 가면 무리가 없을 것이다.
진학사 입시전략연구소 우연철 평가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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