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8 몽골랠리㊤] 운전병 출신 죽마고우 3人, 중고차로 달리는 청춘랠리

기사승인 2018-08-09 02: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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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동차를 막 갖게 된 20대가 할 수 있는 가장 정신 나간 모험은 무엇일까?’

2001년 영국의 청년 둘은 이 엉뚱한 상상을 시작으로 자동차로 이동할 수 있는 가장 이상한 루트로의 도전을 결심했다. 몽골을 목표로 무전여행에 가까운 드라이브를 시작한 그들의 첫 여행은 비록 실패로 끝났지만, 2004년 전 세계 젊은이들의 모험 정신을 일깨운 1회 몽골랠리의 시초가 되었다.

그리고 몽골랠리가 15회째를 맞은 2018년. 운전병 출신의 13년지기 동네 친구였던 우리 셋은 팀 아미고(AMIGO)를 결성하고, 몽골랠리에 도전하기로 결심했다. Am I Going Crazy의 줄임말이자, 스페인어로 친구를 뜻하는 팀명 ‘아미고’는 지금이 아니면 시도할 수 없는 ‘미친’ 여행을 즐겨보자는 마음을 담았다.

‘2018 몽골랠리’는 영국 비영리단체 어드벤처리스트(The Adventurist)가 주관하는 아마추어 레이스다. 참가자들은 누적 주행거리 10만Km 이상의 1000cc미만 중고차 또는 125cc미만 스쿠터를 이용해 스스로 정한 경로와 일정에 따라 유라시아 대륙을 횡단해야 하며, 참가비는 환경보호 기금으로 자선단체에 기부된다.

매년 전 세계에서 300팀 이상이 참가하고 있으며, 우리나라에서는 지난 2016년부터 자동차 용품 전문기업 불스원의 후원을 통해 매년 1개팀이 꾸준히 참가를 해오고 있다.

참가를 결심한 순간부터 매일같이 유라시아 대륙을 누비는 꿈을 꿨지만 출발점과 도착점만 정해져 있을 뿐, 모든 것을 참가자가 스스로 해결해야 하는 몽골랠리에 참여하기까지의 과정이 쉽지 만은 않았다. 지난 1년 여간 중고차 구매부터 이동루트까지 철저히 계획을 세웠고, 올해 2월에는 무조건 참가하겠다는 마음으로 몽골랠리 사이트에 등록까지 마쳤다. 다행히 불스원의 몽골랠리 후원 대상팀으로 선정되어 많은 도움을 받을 수 있었다. 후원금과 함께 출국 전 차량 정비 기본 교육을 받을 수 있었고, 다양한 차량 관리 용품도 지원받았다.

◇몽골랠리 시작 전, 영국에서 차량 인수 후 출발지 체코로 이동

2018년 7월 11일. 본격적인 몽골랠리 시작에 앞서 차량 인수를 위해 영국에 도착했다. 몽골랠리 참가 신청을 위해서는 참가 규격에 맞는 중고차가 미리 확보되어야 한다. 한국에서 유럽까지 중고차를 가지고 가기란 불가능하므로, 2017 몽골랠리 참가팀 ‘쉘위고’의 도움을 받아 그들이 중고차를 구매했던 영국의 한 한국인 딜러를 통해 차량을 구매할 수 있었다.

올해 몽골랠리 출발지는 참가자들의 수월한 이동을 위해 기존 영국 치체스터가 아닌 체코 프라하에서 약 40km 떨어진 D.P.G.R.A.라는 곳으로 변경되었다. 하지만 체코에서 외국인이 중고차를 구매하기란 거의 불가능하기 때문에, 예정대로 영국에서 차를 구매하고 체코로 이동하기로 했다. [2018 몽골랠리㊤] 운전병 출신 죽마고우 3人, 중고차로 달리는 청춘랠리

선택한 차량은 ‘2003년식 스즈키 왜건 R’, 총 주행거리는 4만 5천km 정도로 짧은 편이지만 15년 이상 된 오래 된 중고차다. 현지 딜러가 엔진이 튼튼한 좋은 차라고 재차 강조했고, 육안으로 봤을 때 외양 상 큰 문제도 없었기 때문에 안심하고 체코로 출발했다.

그런데 영국에서 프라하로 넘어오는 길에 주행 중 시동이 꺼지려고 하고, EPS 경고등과 엔진 배출 경고등이 켜졌다. 핸들 유격도 안 맞고, RPM 조절도 안 되어 소음 및 진동이 심했다. 세 명 모두 군대 운전병 출신으로, 험한 운전 환경을 많이 경험해 봤다고 자부하지만 이런 안 좋은 상태의 차는 정말 처음이었다.

아직 몽골랠리 출발점에 서지도 않았는데, 막막함이 앞서고 모든 것을 포기하고 싶은 마음이 들었지만 프라하에서 불스원의 차량 점검 지원을 받기로 되어 있었기에 일단 참고 가보기로 했다.

프라하 도착 후, 불스원 기술교육팀과 예약되어 있던 카센터에서 상봉했을 땐 구세주를 만난 기분이었다. 타이어 4개가 8년~13년 정도 사용해 마모 및 크랙이 심한 상태여서 장기 운행 및 가혹 주행 상황에서 안전 문제가 우려되는 상황이었기에 우선적으로 타이어 교체를 진행했다. EPS 센서까지 교체하고 나니 핸들 그립감이 훨씬 나아졌다.

중고차 딜러가 자신했던 엔진의 상태도 좋지 않았다. 엔진 오일 필터 체결부의 누유가 발생하고 있어 이를 정비하고 G-tech 엔진오일과 불스파워 엔진코팅제를 주입하였다. 점화 플러그 역시 노킹이 발생하고 부식이 진행된 상태여서, 모두 교체하였다. 엔진 내시경 카메라로 카본 때가 쌓여 있는 모습을 확인할 수 있었다. 그 외에 부동액, 브레이크, 미션, 와이퍼, 배터리 등의 기본 점검까지 모두 마쳤다.

영국에서 체코까지 4박 5일의 여정을 마치고 나니, 드디어 꿈에 그리던 몽골랠리의 공식 출발이 하루 앞으로 다가왔다. ‘살짝 미쳐야 인생이 재밌다’라는 모토 아래 출발한 청춘의 본격적인 여정은 이제부터 시작이다. 

글=팀 아미고(AMIGO) - 강민석(25), 한범희(25), 이대학(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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