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라지지 않는 통증 ‘대상포진후신경통’

기사승인 2018-08-13 04: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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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라지지 않는 통증 ‘대상포진후신경통’대상포진은 수두대상포진 바이러스(Varicella zoster)에 감염돼 나타나는 바이러스성 피부질환이다. 과거 수두를 앓았던 경우 이 바이러스가 신경세포에 잠복해 있다가 신체의 면역력이 약해지면 활성화된다. 초기에는 통증과 함께 피부 주변에 붉은 반점이 나타나며, 이것이 수포로 변하면서 신경줄기의 분포범위에 걸쳐 확산된다.

최근 대상포진 진단 후 치료를 받았던 A(62·여)씨는 피부의 붉은 반점과 수포가 사라졌지만 심한 통증은 여전히 남아있다. 시간이 지나고 치료를 받으며 약을 복용하면 통증이 줄어들 것이라고 여겼지만 통증은 쉽게 사라지지 않았다. A씨는 병원에서 결국 대상포진후신경통 진단을 받았다.

고려대 안암병원 마취통증의학과 고재철 교수는 “일반적으로 대상포진 치료는 항바이러스제 투여를 통해 이뤄지는데, 수포 발생 3일 내지 5일 이내에 항바이러스제를 약 일 주일 정도 주사 또는 복용하면 대부분에서 완치된다”고 말했다.

하지만 A씨처럼 치료 이후로도 신경통이 남아있는 경우가 있다. 이는 대상포진이 있을 때 신경이 손상돼 나타나는 ‘대상포진후신경통’이다.

고재철 교수는 “대상포진후신경통의 가장 중요한 위험인자는 나이로 알려져 있는데, 60세 이상에서는 40%, 70세 이상에서는 절반 가까이가 대상포진 후 신경통으로 진행될 수 있다”며 “이외에 대상포진 발병 72시간 내에 항바이러스제를 쓰지 않는 경우, 여성인 경우, 피부의 발진이나 통증이 심한 경우, 얼굴에 온 경우 등이 위험인자로 알려져 있다”고 설명했다.

대상포진후신경통은 한번 만성화되면 치료가 어려운 경우가 많다. 따라서 초기에 적극적인 치료를 통해 더 이상의 신경손상을 막고 신경의 재생을 도와야한다.

고재철 교수에 따르면 치료는 단계별로 진행되는 것이 권장되며, 약물치료와 함께 지속적인 신경차단법이나 고주파 시술 등을 시도하는 것과 같이 가장 부담이 적은 치료부터 점점 침습적인 치료까지 행하는 것이 좋다.

대상포진후신경통 예방을 위해서는 면역력이 떨어지지 않게 적절한 영양섭취와 운동 등을 하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 백신의 경우 50%정도로 대상포진을 예방할 수 있고, 대상포진에 걸린 경우에도 대상포진후신경통으로 이어질 확률을 3분의2 줄일 수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현재 백신은 접종 후 최대 5년까지 효과가 지속되며 그 이후에는 예방 효과가 떨어질 수도 있다고 보고되고 있다. 이와 관련 미국질병예방통제센터(CDC)에서는 60세 이상의 모든 건강한 남녀는 모두 대상포진 예방접종을 권유하고 있다.

고재철 교수는 “대상포진후신경통은 만성화되면 치료가 어려워지기 때문에 되도록 빨리 진료를 받는 것이 권장한다”며 “혹여나 만성화됐어도 여러 가지 도움을 줄 수 있는 방법이 있기 때문에 포기하지 말고 적극적으로 통증을 줄이고 병을 치료하기 위해 도움을 요청하는 것이 좋다”고 조언했다. 

송병기 기자 songbk@kuki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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