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핵 해결책은 현장에 있다”

국립마산병원 김대연 병원장 인터뷰

기사승인 2018-08-14 00:3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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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핵 문제는 현재진행형이다. 답은 현장에 있다.”

국립마산병원 김대원 병원장의 말이다. 결핵 치료와 연구, 퇴치를 도맡는 보건복지부 직할 병원은 현재 국립마산병원과 국립목포병원 두 곳이다. 국립마산병원은 시설 개선 사업을 거쳐 현대식 구조를 갖춰 결핵균에 대한 종합적 연구가 가능하다.

다만, 국립목포병원과 마찬가지로 인력이 문제다. 현재 총 6개 병동 중 가동 중인 병동은 4개다. ‘일손이 부족하기 때문이다. 지난 3일 전남 목포에서 만난 김 원장으로부터 국립마산병원과 결핵 치료에 대한 생생한 현장의 목소리를 들을 수 있었다.

“결핵 해결책은 현장에 있다”

의료의 질이 중요하다

- 국립마산병원은 시설 현대화가 상당부분 마무리됐다고 들었다.

시설을 현대식으로 맞춰놓았지만, 현재 6개 병동 중 4개를 운용하고 있다. 인력이 부족하기 때문이다. 간호 인력이 부족한 상황에서 병동을 무리하게 운영하면 의료의 질이 낮아지게 된다. 결핵 전문병원으로서 최상의 의료 질 유지는 필수다. 물론 환자 유치도 중요하다. 그러나 민간에서 하듯 환자 유치에만 급급해 의료수익에 집중하게 되면 환자가 의료기관을 외면하게 된다. 간호의 질 향상은 환자에게 매우 중요한 문제다.”

- 대체인력 충원에 시간이 걸린다고 들었다.

육아휴직 등으로 인력 공백이 발생하면 바로 대체인력이 들어와야 하는데, 충원까지 최소 석 달여가 소요된다. 국립마산병원은 진료 당일 환자들에게 결핵 감염 여부에 대한 검사 결과를 알려주고 있다. 이러한 신속한 조치는 결핵이 갖는 전염성 때문이다. 진단을 바로 함으로써 감염 발견 즉시 조치를 취하자는 의미다. 그런데 이러한 검사 인력에 결원이 생기게 되면 그 공백 해결이 어렵다. 무작정 사람을 늘려달라는 게 아니다. 인력 공백시 즉각 대체 인력 투입이 가능케 해야 한다는 거다. 대체인력을 채용하는데 소요되는 석 달 동안의 의료공백은 어떡하나.”

- 대체인력 투입을 앞당기는 방법은 없을까.

대형병원에선 예비간호인력을 두고 필요시 그들을 즉각 투입한다. 연간 최소 50여명 정도를 뽑아놓고 대체인력으로라도 보내주면 의료 공백 문제는 일정부분 해결될 것이다.”

- 결핵 전문 의료기관으로서 국립마산병원은 왜 중요한가.

병원 현대화 이후 결핵 신약 개발, 치료법 등 연구사업을 할 수 있는 인프라를 갖췄다. 우리나라가 OECD 회원국 중 결핵 다빈도 1위이지만, 의료수준이나 치료 연구 수준은 가장 뛰어나다. 결핵병원은 결핵으로 국가들에게 우리가 결핵을 줄인 노하우를 전수해 줄 수 있다.”

- 남북 교류 확대로 인도적 차원의 보건의료 교류도 예상된다. 마산병원은 어떤 역할을 할 수 있나.

남북 의료 교류가 이뤄지면 북한 주민들에 대한 인도적 측면에서 결핵 치료를 가능하다. 결핵병원은 국가적 의미가 더 크다. 북한은 인구 10만 명당 500여명 수준으로 우리의 8배가 넘는다. 여기서 우리가 중추적 역할을 하리라 본다. 국립마산병원은 북한 결핵 환자의 균주를 보관하고 있다. 연구를 통해 북한 결핵의 특징과 내성 형태 등에 대한 자료를 보유하고 있다.”

- 국가적 의미란 게 무슨 의미인가.

민간 의료기관에서 감당하지 못하는 결핵 환자들이 많다. 내성 및 광범위 내성결핵으로 진단을 받아도 민간에서 실제로 입원할 공간이 없는 실정이다. 때문에 환자들은 국립마산병원과 국립목포병원으로 가야한다. 이들 병원은 우리나라 최대의 결핵 치료 기관이다. 아울러 마산병원은 국내 유일한 결핵 수련 기관이다. WHO로부터 의사들에게 결핵을 공부하는 교육기관으로 인정받고 있다. 결핵 균주 은행을 통해 내성 결핵 발생의 원인까지 계속 학술발표를 하고 있다. 결핵 진료 분야에 있어 마산병원은 최첨단이지만 인력 등의 제반 여건 부족으로 강점이 알려지지 못하고 있다. 국립 결핵병원의 위상이 올라가면 국민들의 의식 수준이 바뀔 것으로 본다.”

- 병원 잠복결핵에 대한 우려가 많은 것 같다.

행인을 붙잡고 무작위로 잠복결핵 검사를 하면 20%는 나올 것이다. 잠복결핵은 항상 있다. 병원 잠복결핵 역시 관리를 못해서 발생하는 게 아니다. 정작 문제는 전염성 결핵이다. 다제내성결핵의 전염에 대한 고민보다 잠복결핵만 터부시 하는 분위기는 문제가 있다. 내성결핵환자에게 강제 입원조차 제대로 하지 않고 있다. 매일 결핵으로 6명이 목숨을 잃는다. 메르스만큼 결핵은 중요하다. 메르스만큼 결핵에 투자하면 결핵은 벌써 없어졌을 것이다.”

- 내성결핵의 문제가 계속 대두되고 있다.

감수성 결핵은 줄지만 내성결핵은 늘고 있다. 현장에선 결핵과전문의 수련제도는 있어도 결핵 전문의에게 사실상 권한을 주지 않고 있다. 전문의 자격증이 있으나 없으나 차별점이 없는데 누가 결핵을 전문으로 다루겠나. 결핵 전문가들이 의료기관에서 결핵 관리 시스템을 모니터링 하도록 하는 장치를 마련해두어야 한다. 답은 현장에 있다.” 

김양균 기자 angel@kuki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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