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사협회의 '의사 중심 일차의료'는 시대 역행"..10개 시민·보건의료단체 성명

기사승인 2018-08-16 16:17: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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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의사협회가 최근 ‘일차의료 만성질환관리 시범사업 추진위원회’ 해체할 것을 요구한 가운데 시민·보건의료단체가 우려의 뜻을 표했다.

16일 한국의료복지사회적협동조합연합회 등 10개 시민·보건의료단체는 공동 성명을 내고 “열악해져가는 지역의 일차의료 의사들의 나은 환경을 위해 준비되는 정책이 또 무너질까봐 심각한 우려가 된다”며 “의사협회가 오해하는 부분을 설명하고자 한다”며 이같이 밝혔다.

공동성명서에서 이들 단체는 우선 “‘일차의료 만성질환관리 시범사업 추진단’에 의사협회가 배제되었다는 인식은 잘못된 것”이라며 “‘일차의료 만성질환관리 시범사업 추진단’은 단장 한 명만 추진위원회에 소속돼 추진위원들의 의견을 취합하고 사업 진행을 보고하는 역할이다. 마치 추진단에 의사협회가 들어가 있지 못해서 문제라는 것은 사업 진행에 대한 오해”라고 지적했다. 추진단은 추진위원회의 의견을 수렴해 실무만을 담당하는 기관이며, 의사협회 위원이 추진단에 들어가도 된다고 설명했다.

또한 의사협회가 ‘일차의료 만성질환관리 시범사업 추진위원회’ 20여 명 중 일차의료를 대변할 수 있는 위원이 대한의사협회 및 대한개원내과의사회 추천 위원 2명 뿐이라고 표현한 부분도 지적했다.

이들은 “참여 위원 중 의사자격인 분들은 전체 22명의 위원 중 12명이 넘고, 현장에서 진료를 하는 분들만도 6명이나 된다. 대한의사협회는 대한고혈압학회, 대한당뇨병학회 교수와 대한가정의학회 교수는 추진위원회에 어울리지 않는다는 착각을 하고 있는 건 아닌지 궁금하다”고 반문했다.

또한 의사협회가 의사, 한의사, 간호사 등으로 구성된 ‘한국일차보건의료학회’가 일차의료 만성질환관리를 논의하는 현 추진단에 참여한다는 것을 용인할 수 없다고 라고 적시한 것에 대해서도 우려를 표했다.

이들은 “의사 단체 이외의 보건의료 조직은 배제하겠다는 생각과 다르지 않아 걱정스럽다”며 “의사들 독단으로 일차의료 만성질환 사업을 하겠다는 건지 이해를 할 수 없다. 이번 사업에서 한의사들의 참여는 전혀 고려하고 있지 않는 고혈압, 당뇨 중심의 지역사회 만성질환 관리사업임을 안다면 그러한 배타적인 표현을 쓸 수는 없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들은 “일차의료는 지역사회에서 지역주민들의 건강문제에 대해 가장 먼저 접하는 의료이며, 여기에는 지역의 많은 보건의료 인력들이 함께 해야 하며, 의사뿐 아니라 치과의사, 간호사 등의 역할이 아주 중요하다”며 “전문성을 빌미로 의사들 중심으로만 모든 사업을 움직이겠다는 것은 시대에 역행하는 발상”이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이들은 “사소한 차이나 문제점을 빌미로 진행 중인 중요한 보건의료 정책을 엎어버리고자 한다면 국민들 누가 의사들을 건강 파수꾼이라고 보겠느냐”며 “추진위원회의 인적 구성을 의사단체 중심으로만 하겠다는 편협한 생각과 특정 학회의 배제를 요구하며 추진위원회 불참 및 일차의료 만성질환관리 시범사업 참여를 거부하겠다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으며, 보건복지부의 정책 추진에 제동만 거는 행위는 바람직하지 않다”고 지적했다.

아울러 이들은 “대한의사협회가 배제와 독선의 논리가 아니라 국민의 건강할 권리를 지켜주는 법정단체로서 협력과 타협의 자세로 인식을 바꾸고 추진위원회의 활동에 적극 나서주기를 촉구한다”며 “대한의사협회가 시민들과 전문보건의료단체와 협력하지 못할 경우, 국민들과 연대하여 대한의사협회의 독단을 막아 낼 것”이라고 강조했다.

전미옥 기자 romeok@kuki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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