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송군 사과축제 명칭 변경···‘혼란야기’, ‘예산낭비’ 지적 잇따라

입력 2018-08-16 19:36: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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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송군 사과축제 명칭 변경···‘혼란야기’, ‘예산낭비’ 지적 잇따라

경북 청송군에서 매년 가을에 열리는 ‘청송도깨비축제’의 명칭이 또 다시 ‘청송사과축제’로 변경된다.

매년 사과축제를 기다려온 지역주민과 관광객들은 계속되는 명칭변경에 혼란스러움을 느끼는가 하면 축제 확장성 축소, 예산낭비 지적까지 제기해 논란이다.

청송군은 최근 올해 제2차 청송군축제추진위원회 회의를 통해 축제 명칭을 ‘청송사과축제’로 최종 변경 심의·의결했다.

앞서 군은 지난해 7월 전국 공모전을 통해 ‘청송도깨비사과축제’ 명칭을 변경한 뒤 올해 3월 다시 ‘청송도깨비축제’로 명칭을 거듭 변경한 바 있다.

군에 따르면 축제발전을 위해 명칭을 변경해 왔지만 대다수 농가들의 ‘도깨비’ 명칭에 대한 이질적인 시선과 축제 명칭에 ‘사과’가 배제되는데 대한 반감을 가졌다.

이에 축제추진위원회는 사과농가들의 상실감을 회복하는 한편 군 대표축제의 정체성을 재정립하기 위해 주민 탄원서 등 다양한 의견을 수렴, 최종 청송사과축제로 명칭을 변경하기로 결정했다.

하지만 13회나 이어져온 지역 대표축제 명칭이 2년 사이 3차례나 변경되면서 주민은 물론 대도시 관광객들의 혼란이 가중되고 있다.

매년 사과축제를 찾는 김모씨(55·대구시)는 “지역 대표 축제 명칭이 일관성 없이 자꾸 변경되는 것은 신뢰도 하락 등 각종 문제를 발생시킬 수 있다”면서 원칙 없는 청송군의 행정을 지적했다.

규모가 크지는 않지만 수백만 원의 예산낭비 문제도 도마에 올랐다.

지난해 청송군은 사과축제 명칭 전국 공모를 진행했지만 수상작을 내지 못했고, 다시 서울에서 ‘포스트잇 붙이기’ 축제 명칭 선호도 조사를 진행했다.

이 과정에서 청송군은 공무원 출장비 등 각종 경비로 400~500만 원 상당의 예산을 사용했지만 이렇다 할 성과를 내지 못하면서 불필요한 예산낭비로 전락했다.

이번 명칭 변경으로 축제 확장성도 제한적이라는 비판이 나온다. 명칭만 들으면 단순히 전국 어디서나 볼 수 있는 사과판매 행사로 느껴질 수 있어서다.

특히 도깨비사과축제의 경우 사과이외에 문화예술관련 공연 등이 가미된 또 다른 축제의 모습을 떠올릴 수 있지만 사과축제는 극히 제한적일 수밖에 없다.

기존 도깨비사과축제란 명칭이 도깨비축제로 변경된 데는 문체부의 권유가 있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6년 연속 경북도 최우수축제, 문체부 문화관광축제로 선정된데 이어 지난해 유망육성축제로 선정되면서 올해 초 축제 발전을 위한 컨설팅이 진행됐다.

그 결과 청송군은 문화예술성 등이 담긴 명칭이 필요하다는 컨설팅 결과에 따라 도깨비축제로 결정했지만 ‘도깨비’는 맞지 않다는 등의 주민 항의가 잇따르자 다시 예전 명칭인 청송사과축제로 결정한 것이다.

이에 대해 청송군 관계자는 “개인적으로 명칭이 변경된 것을 아쉽게 생각하지만 축제를 만들어가는 지역 사과농가들의 의견을 듣지 않을 수 없었다”며 “지속가능한 축제로 만들기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고 해명했다.

청송=권기웅 기자 zebo15@kuki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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