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행주, 실적 고공행진 속 급락 왜?

기사승인 2018-08-21 16:45: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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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은행·금융지주사가 올해 상반기 실적 고공행진을 벌이고 있지만, 미·중 무역 분쟁, 고환율 등 불안정한 국외 시장 상황과 채용비리 의혹 제기, 기준금리 동결 등으로 은행주는 부진한 흐름을 보였다. 다만 업계는 대내외변수가 이미 주가에 반영돼 하반기 은행주 하락폭이 크지 않을 것으로 보고 있다.

21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국내 은행·금융지주사들은 올해 상반기 호실적을 달성했다. 하나금융지주, KB금융지주, 신한금융지주, 우리은행그룹 등 4대 금융그룹의 올해 상반기 총 영업이익은 8조4536억원, 총 순이익은 6조3752억원으로 집계됐다. 지난해 대비 총 영업이익은 16.42%, 총 순이익은 6.47% 늘어난 수치다.

특히 하나금융지주와 우리은행은 지난해 대비 영업이익이 20% 이상 증가했다. 하나금융지주의 올해 상반기 연결기준 영업이익은 1조8048억원으로 전녀동기 보다 36.72%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순이익은 전년동기 대비 23.16% 늘어난 1조3266억원을 기록했다.

우리은행도 올해 상반기 연결기준 영업이익이 전년동기 보다 21.80%(1조8077억원) 증가했다. 순이익은 1조3163억원을 기록, 전년동기 대비 18.69% 늘었다.

KB금융지주는 상반기 연결기준 순이익 1조9152억원(1.21%)을 기록, 4대 금융그룹 중 순이익 1위를 차지했다. 영업이익은 전년동기 대비 16.39% 증가한 2조3312억원으로 집계됐다.

신한금융지주는 영업이익 1위를 기록했지만, 4대 금융그룹 중 유일하게 순이익이 감소했다. 신한금융지주의 연결기준 영업이익은 전년동기 보다 2.29% 증가한 2조5099억원을 기록했다. 순이익은 전년동기 대비 4.82% 줄어든 1조8171억원으로 나타났다.

신한금융지주 관계자는 “신한카드에서 대손충당금이 환입돼 지난해 당기순이익이 상대적으로 높았다”며 “올해는 일회성 비용이 없다”고 설명했다.

이어 “타 금융사와 올해 실적 증가율이 상대적 차이는 있을지 모르지만, 비금융사들의 견고한 실적으로 영업이익이 증가했다”고 덧붙였다.

지방 은행·금융지주사들도 견고한 실적을 냈다. JB금융지주는 상반기 연결기준 영업이익 2449억원(19.06%)을 기록, 지방 은행·금융지주사 중 가장 높은 증가율을 보였다. 순이익은 전년동기 대비 17.83% 늘어난 1864억원으로 집계됐다.

DGB금융지주는 지방 은행·금융지주사 중 영업이익 1위를 기록했다. DGB금융지주의 상반기 연결기준 영업이익은 전년동기 보다 14.82% 증가한 2750억원, 순이익은 전년동기 대비 9.93% 증가한 2071억원으로 나타났다.

은행주, 실적 고공행진 속 급락 왜?국내 은행·금융지주사들의 호실적과 달리 은행주는 부진한 흐름을 보였다. 한국거래소와 금융정보제공서비스 전문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은행업종 지수는 지난 4월 289.62까지 밀리며 연저점을 경신했다. 이후 320선을 중심으로 등락을 거듭하고 있다. 이는 지난해 상반기 대비 9.9%p 빠진 수치다.

이에 대해 시장 전문가들은 한국은행 기준금리 동결 등이 은행주 주가에 악재가 됐다는 해석을 내놓고 있다.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가 8개월째 기준금리를 동결하고 있는 것. 통상 금리가 오르면 은행 이자 수익이 늘어날 수 있어 은행주에는 수혜로 작용해왔다.

미·중 무역 분쟁 지속, 고환율 등 불안정한 대외 상황도 악재로 작용했다는 지적이다. 다만 전문가들은 하반기 은행주 주가 하락폭이 크지 않을 것이라는 의견을 내놓았다.  

KB증권 유승창 연구원은 “대외변수와 한국은행의 기준금리 결정에 따라 실적 변동이 있겠지만, 대체적으로 은행 및 금융지주사의 하반기 실적은 양호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또 “미·중 무역갈등, 신흥국 통화 리스크 등 상황이 주가 상승 제약 요인 이지만, 대내외변수가 이미 주가에 반영돼 하반기 은행주 주가 하락폭이 크지 않을 것으로 보고 있다”고 말했다.

김태림 기자 roong8@kuki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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