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부터 약에 대해 알아볼까?(반전주의)

지나치기 쉬운 의약품 사용법

기사승인 2018-08-27 00:2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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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기약, 두통약, 약약약! 여러분은 일상에서 자주 접하는 약에 대해 얼마나 알고 계신가요? 

전 편의점 상비약 판매 확대 이야기를 뉴스에서 접하고 의약품에 대한 궁금증이 생겼습니다. 아프면 병원에 가기보단 약국에서 약을 사먹는 경우가 많았던 기억도 새록새록 났죠. 요즘은 밤이나 이른 새벽처럼 약국이 닫혀있을 때 편의점에서도 간단한 약을 살 수 있습니다. 

약국이나 편의점에서 약을 사는 의료소비자들은 과연 충분한 약 정보를 고지 받고 있을까요? 편의점만 해도 의약품 복용 시 부작용과 주의점을 제대로 알려주고 있지 않으니까요. 저는 제 또래 20대 청년들이 얼마나 약을 잘 알고 있는지 조사해보기로 했습니다. 

한국보건산업진흥원의 ‘2017 제약 산업 분석보고서’를 통해서 일반의약품 중 가장 많이 팔린 약 리스트를 확인할 수 있었습니다. 전 주변 20대 지인들 60여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시작했습니다. 그렇게 20대가 많이 구매하는 5개의 약을 최종 선정하고, 의약품 별 부작용이나 주의할 점을 퀴즈로 만들어 다시 20대 청년 45명을 대상으로 조사를 진행했습니다. 

그 결과는 어땠을까요?

◇ 약, 어디까지 알고 있니?

일단, 상처에 바르는 후OO 연고의 사용법에 대해 물어봤습니다. 이 약은 어떤 크기의 상처에 사용해야할까요? 정답은 ‘작은 상처’. 후OO은 항생제가 포함되어 있는 연고로, 작은 상처에 사용하는 게 바람직합니다. 퀴즈에 참여한 사람 중 88%(40명)는 ‘작은 상처’라고 답했고, 12%(5명)는 ‘큰 상처’라고 답했습니다. 

두 번째 질문은 후OO 연고의 사용기간에 대한 것이었는데요. 일반적으로 세균은 항생제로부터 자신을 보호하기 위해 빠르게 변이된다고 합니다. 따라서 같은 종류의 항생제를 오래 사용하면 할수록 세균은 그 항생제의 내성이 생겨 약효가 나타나지 않게 되죠. 

응답자의 77%(35명)는 ‘오래 쓰면 약효가 잘 나타나지 않는다’고 했고, 23%(10명)는 사용기간과 상관없이 약효가 유지된다고 대답했습니다.

세 번째 질문은 마시는 소화제 까스OOO에 대한 퀴즈였어요. 의료소비자가 두 번째로 많이  구매하는 이 약을 소화기질환을 앓는 환자가 복용하면, 도움이 될까요? 정답은 ‘아니오’입니다. 이 약은 산성의 발포성 기체를 포함하고 있어 기체가 위벽을 자극해 잠깐 위장의 운동을 돕습니다. 그래서 소화가 잘 되는 느낌을 주는 것이죠. 

그렇지만 자주 복용하면 소화기 계통 질환자나 복통 환자에게 문제가 될 수 있습니다. 56%(25명)의 응답자는 이 약이 소화기 질환 환자에게 도움이 된다고 답했고, 44%(20명) 도움이 되지 않는다고 답변했습니다.

진통제 게○○을 장염약과 함께 먹어도 되는지 물어봤습니다. 정답은 ‘안 된다’인데요. 이 약을  소화기관에 염증 등이 있는 환자가 복용하게 되면, 심각한 출혈을 일으킬 수 있습니다.  62%(28명)가 위험하다고 답했으며 나머지 38%(17명)는 위험하지 않다고 답했습니다.

다음 퀴즈는 소화액 겔○○에 대한 것이었는데요. 이 약을 계속 복용해도 개선이 없다면 말이죠. 최대 얼마나 복용하고서 병원에서 의사와 상담을 해야 할까요? 정답은 ‘2주’입니다. 응답자의 97%(44명)는 정답을 맞혔지만, 3%(1명)는 ‘3주’라고 답했습니다.

다음 약은 감기약 ‘판○○’인데요. 다이어트 보조제와 동시에 복용해도 괜찮을까라는 질문을 해봤습니다. 이 약은 항우울제가 포함된 약을 복용하거나 복용을 중단한 후 2주 이내라면 함께 먹어선 안 됩니다. 참고로 항우울제는 다이어트 보조제의 성분 중 하난데요. 그러니까 정답은 ‘함께 먹으면 안 된다’겠죠? 응답자의 64%(29명)는 ‘괜찮지 않다’고 답했고, 나머지 35%(16명)는 ‘문제없다’고 대답했습니다. 

이제 마지막은 감기약 판콜○○입니다. 이 약을 다른 감기약이나 해열진통제와 함께 먹어도 상관이 없을지 물어봤습니다. 정답은 ‘안 된다’입니다. 판OOO는 약의 구성성분 때문에 타감기약이나 해열진통제와 함께 먹으면 문제가 될 수 있기 때문이죠. 66%(30명)는 ‘안 된다’를, 나머지 34%(15명)는 ‘섞어먹어도 된다’고 대답했습니다. 

정답을 맞힌 것만 보면 20대 청년들이 꽤 약에 대해 잘 알고 있는 것 같죠? 정말 그럴까요? 

지금부터 약에 대해 알아볼까?(반전주의)

◇ 반전이 있었다

저는 올바른 약 복용법을 사람들이 잘 맞춰서 깜짝 놀랐습니다. 그래서 다시 추궁(?)해 봤죠. 그랬더니! 대부분의 약의 부작용과 주의사항을 잘 몰라서 그냥 ‘찍었다’는 거예요! 그러니까 제대로 알고 정답을 맞힌 사람들은 거의 없었단 거죠. 

충격적이었습니다. 퀴즈를 진행하면서 너무 많은 사람들이 의약품 복용 및 부작용에 쉽게 노출되어 있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약은 효과도 있지만 부작용도 있기 때문에 의약품의 복용방법을 의약품에 따라 맞게 복용해야 합니다. 복용 시간 간격도 매우 중요하지요. 특히 지사제를 제외한 항생제가 포함된 의약품은 6~8시간의 간격으로 먹어야 합니다. 또한 의약품의 종류에 따라 공복, 식사 중간, 식후에 먹어야 합니다. 흔히 알고 있는 진통제나 감기약은 식후에 먹으면 그 효과가 50%와 80%로 감소하기 때문에 공복에 복용해야 합니다. 소화제는 식사 중간에 먹어야 합니다.”(대한약사회 김성철 약학박사)

앞으로 전 의약품을 사용하기 전 부작용과 주의사항을 꼼꼼히 확인해보기로 했습니다. 약을 사기 전에는 증상을 정확히 전해야 한다는 것도요. 최소한 이렇게 주의를 기울인다면 약의 부작용에 노출되는 건 지금보다 훨씬! 줄어들 거라고 생각합니다. 

취재·글=장효정 학생기자, 편집=김양균 기자 angel@kuki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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