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절한 쿡기자] 음주운전 사고, 오열도 자책도 시간을 되돌릴 순 없다

음주운전 사고, 오열도 자책도 시간을 되돌릴 순 없다

기사승인 2018-08-29 11:24: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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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절한 쿡기자] 음주운전 사고, 오열도 자책도 시간을 되돌릴 순 없다

음주운전 사고로 5명의 사상자가 발생했습니다. 만취 상태로 차를 몰아 사고를 일으킨 사람은 뮤지컬 제작자 황민입니다. 황민은 배우 박해미의 남편으로도 잘 알려져 있죠. 두 사람은 부부이자 뮤지컬 컴퍼니를 함께 꾸리는 관계이기도 합니다.

황민은 지난 27일 오후 11시15분쯤 경기도 구리시 강변북로 남양주 방향 토평나들목 인근에서 술에 취해 크라이슬러 닷시 챌린저 SRT 헬캣 스포츠카를 몰고 가다 갓길에 정차 중이던 25톤 화물차와 1톤 화물차를 잇달아 들이받았습니다.

이 사고로 황민이 스포츠카에 타고 있던 5명 중 조수석과 조수석 뒷좌석에 타고 있던 2명이 사망했죠. 사망자 2명은 박해미가 대표로 있는 해미뮤지컬컴퍼니 소속 단원들이었습니다. 박해미와 각별한 사람들이었던 것이죠. 황민을 비롯한 3명은 부상을 당해 인근 병원에서 치료를 받고 있다고 합니다. 부상 정도는 심각하지 않다고 하네요.

사고 당시 황민의 혈중알코올농도는 0.104%로 면허취소에 해당하는 수치였습니다. 절대 운전대를 잡아선 안 되는 상태로 도로를 달린 셈입니다. 경찰은 동승자들이 이날 공연 때문에 모여 함께 술을 마신 뒤 이동하다가 사고가 난 것으로 파악했습니다.

경기 구리경찰서는 교통사고처리특례법 위반 등의 혐의로 황민에 대한 사전구속영장을 조만간 신청할 예정이라고 29일 밝혔습니다. 경찰은 “블랙박스에 차량 내부 음성이 녹음되지 않아 구체적인 사고 경위를 파악하기 어렵다”며 “생존자들이 회복하는 대로 조사할 계획”이라고 전했습니다.

시고 소식을 접한 박해미는 비통함을 감추지 못했습니다. 사고 소식이 알려진 후 지난 28일 이데일리와의 인터뷰에서 “내가 죽어서라도 용서받을 수 있을지 모르겠다”며 “경찰 조사는 물론 장례식, 보상 등의 문제에 있어서 내 모든 것을 내려놓고 성실하게 임하겠다”는 심경을 밝혔습니다.

이날 박해미는 예정돼 있던 뮤지컬 ‘오!캐롤’ 프레스콜 행사에 불참했습니다. 같은 날 뮤지컬 ‘키스 앤 메이크업’의 무대에도 서지 못했죠. 사고의 여파가 크기 때문에 이후 ‘오!캐롤’과 ‘키스 앤 메이크업’에서 박해미의 하차가 불가피할 전망입니다.

음주운전 사고를 낸 황민이 극심한 죄책감에 시달려 의식이 들 매마다 자해를 시도했다는 보도도 나왔습니다. 황민은 “죄책감에 죽고 싶은 심정”이라며 “죽어서도 용서받지 못할 것 같다”고 이데일리를 통해 심경을 전했죠.

하지만 대중의 시선은 싸늘합니다. 지난 28일 청와대 국민청원 홈페이지에는 음주운전의 위험성을 언급하며 황민을 강력하게 처벌해야 한다는 청원이 올라오기도 했습니다. 음주운전에 유난히 관대한 인식을 바꿀 필요가 있다는 것이죠.

음주운전은 큰 비극을 낳습니다. 하지만 많은 이들이 이를 간과하고 술을 마신 뒤 운전대를 잡습니다. 비극이 되풀이되는 이유죠. 사고가 일어난 후 후회하면 무슨 소용일까요. 오열도 자책도 시간을 되돌릴 수는 없습니다. 

인세현 기자 inout@kukinews.com / 사진=연합뉴스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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