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스코 새 노조 여론전 '가열'

입력 2018-09-14 15:41: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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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3일 흰색 하회탈 가면을 쓴 한 포스코 노동자가 금속노조 가입보고를 하고 있다. 연합뉴스

포스코 일부 직원들이 추진중인 새로운 노동조합(이하 새 노조) 설립과 관련한 여론전이 가열되고 있다.

포스코 노동자들이 가면을 쓰고 기자회견을 자처하는가 하면 새 노조 지지글이 SNS(사회관계망서비스)를 통해 확산되는 등 새로운 국면으로 접어들었다.

금속노조는 지난 13일 서울 정동 민주노총에서 '포스코 노동자 금속노조 가입보고' 기자회견을 열고 포스코 생산직 근로자들이 속속 금속노조에 가입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날 기자회견에는 '사측의 탄압'을 우려해 흰색 하회탈 가면으로 얼굴을 가린 포스코 직원 9명이 동석했다.

금속노조는 산별노조기 때문에 포스코에 별도의 독립적인 노조가 설립되는 형태가 아니라 금속노조 소속 지회가 들어서게 된다.

지회장 등이 선출되면 본격적인 노조 활동이 가능해질 전망이다.

하지만 노조 없이도 높은 수준의 임금과 복리후생을 누렸던 포항지역 1만여명, 광양지역 7000여명의 생산직 근로자 중 금속노조 소속 지회에 얼마나 가입할 지는 아직 미지수다.

현재 정확한 가입자 수가 파악되지 않는 것이 이를 반증하고 있다.

포스코 새 노조 문제는 SNS도 뜨겁게 달구고 있다.

최근 포스코 익명방에 올라온 새 노조 지지글이 SNS를 통해 확산되면서 공감을 얻고 있다.

자신을 1960년대생이라고 밝힌 닉네임 '노란병아리'는 글을 통해 "1990년 조합원 직선제로 집행부가 들어선 뒤 사측의 회유와 탄압으로 급격히 세가 약해졌다"고 주장했다.

이어 "최근 들어 새 노조 설립 움직임이 일고 있다"면서 "사측은 외부세력에 조종된다고 하지만 그 동안 억눌렸던 감정이 자연스럽게 폭발하고 있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특히 "회사는 다닐 만큼 다녔으니 이젠 젊은 친구들이 하자는 대로 하면 좋겠다"면서 "포스코에 근무하는 동안 마지막으로 '한편'이 돼자"고 호소했다.

연봉이 높고 무노조로 살아온 세월이 긴 중장년층 노동자가 쓴 이 글은 가족 때문에 참고 견뎌야 했던 이 시대 아버지상을 보여주며 큰 반향을 불러일으키고 있다.

최근 현대제철과 임금이 역전되는 등 임금수준에 불만을 가진 젊은 노동자들과 뒤늦은 후회를 하며 일어선 중장년층 노동자들이 얼마나 새 노조 대열에 합류할 지 귀추가 주목된다.

포항=성민규 기자 smg511@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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