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대해진 엔터주 희비 ②] FNC엔터, 새로운 수익 창출 실패로 ‘하락세’…큐브도 주춤

기사승인 2018-09-26 03: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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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집주] 케이팝의 글로벌화가 확장되면서 엔터산업에 대한 관심도 커져가고 있다. 주식시장에서도 엔터주에 대한 투자도 늘어나는 추세다. 과거 스몰캡 시장에 불과했던 엔터산업이 유튜브 등에 콘텐츠 사업이 활성화되면서 영역은 갈수록 커지고 있다. 한국콘텐츠진흥원의 ‘2018년 콘텐츠산업 전망’ 보고서에 따르면 지난해 음악 산업의 매출액은 5조8000억원으로 전년 대비 8.1% 증가했다.

실제 최근 국내 3대 엔터사로 분류되는 에스엠(SM), 제와이피(JYP Ent), 와이지(YG) 엔터의 주가는 상승세를 타고 있다. 최근 미중 무역 전쟁에 국내 증시가 침체된 것과 대조적이다. 또한 방탄소년단을 보유한 빅히트엔터의 성장, 아시아 최대 종합엔터사를 꿈꾸는 CJ ENM의 사업 다각화도 눈길을 끌고 있다. 

다만 상장 엔터업종이라고 해서 모두 주가가 상승하지 않는다. 사업 확장에 실패한 FNC엔터, 최대주주 문제로 논란을 빚고 있는 판타지오의 주가는 지지부진한 상태다. 때문에 엔터업종의 투자하더라도 실적 및 사업 포트폴리오 등을 고려해야 만 한다.

엔터주가 상승세를 타고 있으나 반면 실적과 주가 측면에서 주춤한 기획사도 있다. 한때 매출 규모 3개 소속사로 불리었던 FNC엔터테인먼트(이하 FNC엔터)는 한한령 해제, 엔터주 부상에도 불구하고 별다른 힘을 쓰지 못하고 있다. 몇 달 전 배우 정해인 효과로 주가가 급등한 바 있으나 이후 꾸준히 하락 국면을 벗어나지 못한 상태다. 유재석 등 대형스타와 재계약을 했으나 이들은 기업 수익에 별다른 영향을 주지 못하고 있다.

또한 한때 대형 엔터사로 분류됐던 큐브엔터테인먼트도 지난해 대비 주가가 상승했으나 실적은 주춤한 상태다. 배우전문 소속사이자 헬로비너스가 속한 판타지오도 내리막길을 걷고 있는 상태다. 

◇ FNC엔터, 실적 추락·주가도 주춤…한성호 배만 불려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FNC엔터의 주가는 9160원(9월 21일 기준)으로 3개월 전(9360원) 대비 2.13% 떨어졌다. 국내 3대 엔터기획사들의 주가가 14~40% 이상 치솟은 것과 대조적이다. 

실적도 부진한 것으로 나타났다. FNC엔터의 올해 상반기 매출 380억6870만원, 영업손실 31억4287만원으로 적자로 돌아섰다. 지난해의 경우 14억6226만원의 영업이익을 냈으나 64억9802만원에 달하는 당기순손실을 기록했다. 

FNC엔터의 주가 및 실적 부진에는 회사의 성장성을 이끌어줄 사업 포트폴리오 부재 및 높은 매출원가 때문으로 분석된다. 

FNC엔터는 씨엔블루, FT아일랜드, AOA를 비롯한 가수·아이돌과 유재석, 정형돈, 노홍철, 정해인(배우) 등의 탑클래스 예능인과 배우가 소속된 종합엔터테인먼트사다. 표면적으로 사업 다각화에 성공한 듯 보이지만 실속은 크지 않은 것으로 분석된다. 

실제 FNC엔터는 매출 대비 원가 비용(매출원가)이 타 엔터사에 비해 상대적으로 큰 편이다. FNC엔터의 올해 상반기 매출원가는 350억7007만원으로 매출 대비 원가비중이 92.12%에 달한다. 이는 에스엠(64.52%), JYP엔터(54.21%), YG엔터(69.85%)와 비교하면 원가비중이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즉 매출을 냈지만 들어가는 비용 등이 상대적으로 많아 실제 마진은 적다는 것이다. 게다가 판관비, 금융비용 등을 적용하면 적자가 날 수밖에 없는 구조다. 

FNC엔터는 지난 2015년 7월 유재석을 비롯해 정형돈, 노홍철 등 스타 연예인을 잇달아 영입하면서 몸집을 키웠다. 하지만 영입효과를 기대했던 주주들의 바람과 달리 실적은 하향세를 걷고 있다. 이는 유재석과 같은 탑스타와 계약한다고 해도 실적은 별다른 영향을 주지 못한다는 것이다. 

증권업계 애널리스트들은 “유재석과 같은 탑 연예인과 계약하려면 소속사가 불리한 조건으로 계약되는 경우가 많다”면서 “유재석을 영입했다고 해서 매출 대비 실적이 오르지는 않는다”고 설명했다. 

FNC엔터는 지난 2014년 영업이익 116억원으로 회사 설립 이래 최대 실적을 달성했으나 유재석을 영입한 이듬해에는 영업이익이 59억원으로 반토막이 났다. 유재석 영입 등으로 오히려 지급인세 비중이 커졌기 때문이다.

이 같은 현상은 유명 연예인의 경우 수익 배분 비율이 높기 때문에 회사로서는 지급 인세(소속사와 연예인 간 수익배분 몫)가 많이 나가 이익이 늘지 않아서다. 

지난 2016년 FNC엔터의 지급인세 비중은 매출 대비 약 25% 수준이다. 이는 2014년(10.3%)과 비교해 약 2.5배 가까이 오른 수치다. 지난해에도 매출 대비 지급인세 비중은 17.98%에 달했다. 

유재석 영입을 통해 큰 이익을 본 이들은 있다. FNC엔터의 최대주주 한성호 회장(지분율 22.02%)이다. 지난 2015년 유재석 영입으로 FNC엔터의 주가는 3만2250원(2015년 7월 17일 기준)까지 치솟았다. 2015년 7월 중순 에프엔씨엔터테인먼트가 국민 MC 유재석을 영입하기 전 이 회사 최대주주인 한성호 대표이사가 110만주를 블록딜 형식으로 기관투자자에게 매각해 235억원에 달하는 시세차익을 거뒀다. 이 과정에서 씨엔블루 멤버 정용화와 이종현이 주가조작 혐의를 받았다. 정용화의 경우 무혐의 처리됐으나 이종현은 벌금 2000만원의 약식기소 처분을 받았다. 

FNC엔터의 현재 최대 고민은 새로운 사업 수익원의 창출이다. 정용화를 비롯한 씨엔블루 핵심 멤버들이 줄줄이 군 입대했고, AOA는 각종 악재로 인기가 예전만 못하다는 평가다. AOA는 한때 ‘짧은치마’ ‘단발머리’ ‘사뿐사뿐’ ‘심쿵해’ 등 4연속 히트로 대세 걸그룹으로 성장했으나 역사의식 및 페미니즘 논란, 그리고 메인보컬 초아의 탈퇴로 인해 팬덤이 크게 빠져나갔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또한 AOA 멤버들은 현재 데뷔 7년차로 재계약 문제도 남아있는 상태다. 게다가 제2의 씨엔블루를 기대했던 엔플라잉도 예상 밖에 실적을 내지 못하고 있고, 현재 새로운 걸그룹 런칭도 안갯속이라고 증권업계 관계자는 말한다. 

[거대해진 엔터주 희비 ②] FNC엔터, 새로운 수익 창출 실패로 ‘하락세’…큐브도 주춤

◇ 큐브엔터·판타지오, 스타 플레이어 부재로 ‘전전긍긍’

한때 엔터업계 큰손 가운데 하나였던 큐브엔터도 최근 엔터주 열풍과 걸그룹 ‘아이들’의 선전으로 주가가 상승세를 보이고 있으나 실적 개선은 이뤄지지 않고 있다. 

큐브엔터의 주가는 2680원으로 3개월 전(3175원) 대비 15.59% 하락했으나 1년 전(2017년 9월 25일 기준, 1690원)과 비교해 87.86% 올라갔다. 

다만 실적은 여전히 지지부진한 상태다. 큐브엔터는 올해 상반기 매출 153억3776만원, 영업이익 2억7496만원으로 전년 상반기 대비 흑자 전환에 성공했다. 하지만 지난 2013년(매출 226억, 영업이익 15억)과 비교하면 매출과 영업손익 모두 크게 감소했다.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한때 팀의 캐시카우였던 비스트(現 하이라이트)의 탈퇴(전속계약 만료)가 영향이 컸다”라고 분석한다. 또한 또 다른 수익원 가운데 하나인 가수 현아(前 포미닛 멤버) 등의 퇴출 논란 등의 악재가 겹쳤다. 

다만 올해 초 데뷔한 신인걸그룹 ‘아이들’이 선전하면서 실적과 주가 측면에서 실타래가 풀리는 모양세다. 

배우 강한나 및 걸그룹 헬로비너스와 위키미키에 소속된 판타지오도 최근 대표이사 해임, 소속 연예인 간 불화, 실적 부진 등으로 사면초가 상태다. 

현재 판타지오의 주가는  691원에 불과한 ‘동전주’로 1년 전(1110원) 대비 37.74% 하락했다. 실적도 부진한 상태다. 판타지오는 올해 상반기 매출 56억7821만원을 거뒀으나 7억9277만원에 달하는 영업손실을 냈다. 올해 상반기 당기순손실은 40억4189만원에 달한다.

판타지오는 지난해 프로듀스101 출신 최유정, 김도연을 중심으로 하는 ‘위키미키’라는 걸그룹을 선보였으나 기대와 달리 큰 활약을 못하고 있다. 소속 메인 걸그룹 헬로비너스의 활약도 지지부진하다는 평가다. 게다가 지난해 대표이사 해임과 더불어 소속 연예인들의 계약 해지 논란까지 겹친 상태다. 현재 판타지오의 최대주주는 골드파이낸스코리아㈜로, 중국 PEF(사모투자펀드) JC그룹의 한국지사다.

유수환 기자 shwan9@kuki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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