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화정밀기계 노사, ‘잘못된 자료’로 임단협 추진 ‘말썽’

입력 2018-10-14 18:11:31
- + 인쇄

한화정밀기계 노사, ‘잘못된 자료’로 임단협 추진 ‘말썽’
옛 한화테크윈에서 분사된 5개 회사 중 한 곳인 ‘한화정밀기계’가 임금‧단체 협상을 두고 말썽을 빚고 있다.

협상에서 중요한 핵심 자료가 잘못됐는데도, 사측과 대표노조인 기업노조가 교섭을 강행하려고 하자 금속노조가 반발하고 있다.

한화정밀기계는 생산공장은 창원시 성산구 성주동 한화에어로스페이스 부지 내에 있으며, 연구‧개발 R&D센터는 경기도 판교에 있다.

이 회사는 현재 연구직 중심의 기업노조가 대표노조로 있다.

전체 종사자는 600여 명으로 기업노조 조합원 130여 명, 생산직 중심 금속노조는 90명 정도이며, 나머지는 비조합원이다.

지난달 6일 2017년, 2018년 임금‧단체협상안이 근소한 차이로 부결됐다.

사무직 조합원에 비해 생산직 조합원에 불리한 임금인상률 등이 알려지면서다.

지난 5일 기업노조와 사측은 재교섭에 들어갔다.

이 과정에서 사측은 “연봉제인 사무직과 호봉제인 생산직간 임금체계가 상이해 임금인상률만으로는 절대적 비교가 불가능하다”고 밝혔다.

이에 노사는 지난 10일 임단협에 잠정 합의했다.

그런데 최근 '잘못된 자료'가 교섭에 활용된 사실이 알려지면서 논란을 사고 있다.

이 자료는 ‘4년차 공통직(연구직), 4호봉 생산직간 임금을 비교한 표’로, 애초 사측이 제시했을 때는 생산직이 사무직보다 월 2만4000원~2만5000원 더 많이 받는 것으로 나타나 있었다.

하지만 금속노조가 제시한 ‘실제 비교표’에서는 반대로 생산직이 사무직보다 월 3만2000원~3만5000원을 적게 받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와 관련해 금속노조 삼성테크윈지회는 14일 보도자료를 내고 “이는 사측이 연봉제 공통직 과장의 호봉승급을 의도적으로 누락시켰기 때문”이라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애초 사측이 연봉제와 호봉제간 임금이 비교가 불가하다는 것도 사실이 아니다”면서 “사측이 잘못된 자료로 노조를 속이려고 한 것”이라고 주장했다.

상황이 이런데도 기업노조는 찬반투표를 진행하겠다고 하자 금속노조가 반발하고 나선 것이다.

삼성테크윈지회는 “대표노조인 기업노조 역시 이 자료가 문제가 있음을 확인하고 지난 12일 찬반투표를 진행할 수 없다고 사측에 알렸는데, 하루 만에 입장을 바꿔 찬반투표를 강행하겠다니 이해할 수 없는 노릇”이라고 했다.

이어 “한 사업장이라도 복수노조가 있는 경우 개별교섭을 진행할 수 있어서 사측은 어용노조와의 교섭을 빨리 끝내고, 민주노조와의 교섭은 시간을 끄는 등 갈등을 조장한다”며 “이런 사례는 노조파괴 노무법인 ‘창조컨설팅’이 민주노조를 깨기 위해 사용한 방법”이라고 꼬집었다.

삼성테크윈지회 관계자는 “이런 식으로 문제가 있는 임단협이 체결되면 현재 교섭 중인 다른 사업장에도 영향을 미칠 수가 있어 통상 재교섭을 진행한다”고 설명했다.

창원=강승우 기자 kkang@kukinews.com

기사모아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