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키인터뷰] 서현 “5개월간 ‘시간’의 설지현으로 살며 원 없이 연기했죠”

서현 “5개월간 ‘시간’의 설지현으로 살며 원 없이 연기했죠”

기사승인 2018-10-17 00:01:00
- + 인쇄

어느 때보다 감정 소모가 큰 5개월을 보냈기 때문일까. MBC 드라마 ‘시간’의 설지현을 연기했던 가수 겸 배우 설현은 “작품을 마치고 일주일간 앓았다”고 털어놨다. 촬영 동안 깊은 슬픔을 가진 설지현으로 살기 위해 분투했고, 모든 것이 끝나고 긴장을 풀 수 있었다.

드라마 종영 후 서울 도산대로길 한 카페에서 인터뷰를 위해 만난 서현은 “‘시간’을 촬영하며 서현과 설지현이라는 인물에 경계를 두지 않았다”고 말했다. 인생의 한동안을 비극적 운명을 마주한 설지현으로 살았던 셈이다.

쉽지는 않았다. 설지현은 가족의 죽음으로 좌절이 시작되는 캐릭터다. 설현은 그를 이해하기 위해 자신의 삶을 접고 작품에 매달렸다. 드라마에 집중하기 위해 함께 살던 부모님과 떨어져 지냈고, 사람들도 잘 만나지 않았다. 오랜만에 만난 친구들이 “사람의 에너지가 달라졌다”며 서현을 걱정하기도 했다. 서현은 ‘시간’을 촬영하며 “원 없이 후회 없이 연기했다”고 강조했다.

“‘시간’의 시놉시스를 일으면서 쉬운 각오로 임하면 안 되겠다고 생각했어요. 전에 작품을 할 땐 하나에만 ‘올인’할 수 있는 상황이 아니었잖아요. 여러 활동을 병행해야 했으니까요. ‘시간’을 촬영하면서는 딱 한 가지에만 집중하고 싶었어요. 설지현을 이해하고 몰입하기 위해 저를 외로운 상태를 만들었죠. 그러다 보니 어느 순간부터 저와 설지현의 경계가 사라지더라고요. 어느 날 촬영을 위해 이동하며 ‘시간’ OST를 듣는데 갑자기 눈물이 났어요. 두 시간 내내 울었어요. 노래가 마치 제 이야기 같아서 서럽고 아팠어요”

연기 외적인 사건이 일어나기도 했다. 서현과 함께 극을 이끌던 주연 배우 김정현이 건강상의 이유로 드라마에서 중도하차한 것. 이에 따라 갑작스럽게 대본 내용이 바뀌었지만, 서현은 흔들리지 않고 드라마를 마무리하기 위해 더욱 집중했다고.

“이미 일어난 일을 제 노력으로 되돌릴 수는 없잖아요. 책임감을 갖고 주어진 상황을 잘 마무리해보자는 마음밖에 없었어요. 현장의 모든 사람들이 저만 바라보고 있으니 ‘내가 진짜 잘하지 않으면 안 되겠다’라는 생각뿐이었죠. 이번 작품을 하면서 연기도 많이 배웠지만, 인생에도 많은 도움이 된 것 같아요. 굉장히 단단해지는 계기가 됐어요”

[쿠키인터뷰] 서현 “5개월간 ‘시간’의 설지현으로 살며 원 없이 연기했죠”

진지한 자세로 연기에 관해 이야기하던 설현의 얼굴에 웃음이 드리워졌다. 소녀시대 ‘언니들’에 대한 질문이 나오고부터다. 서현은 “‘시간’을 촬영하면서도 소녀시대 언니들을 보면 기분이 괜찮아졌다”며 “언니들이 워낙 재미있다”고 웃음을 보였다. 더불어 자신을 ‘소녀시대 출신’이나 ‘전 소녀시대’로 지칭하지 말아 달라고 당부했다. 여전히 소녀시대 소속이고, 앞으로도 그렇다는 것.

“소녀시대가 다시 만날 일이요? 언젠가는 있을 거예요. 멤버들과 앨범에 관한 이야기도 자주 나눠요. 다만 각자가 개인 활동으로 바쁘기 때문에 시기를 특정하긴 어려워요. 예전과 같은 형식으로 활동을 할 수는 없지만, 언젠가는 꼭 만날 거예요. 그전에 다들 자신의 영역을 굳건히 해놓자는 생각이죠.”

쉽지 않은 상황 속에서도 ‘시간’을 무사히 마무리한 서현은 당분간 단독 팬미팅 투어에 집중한다. 틈틈이 솔로 활동을 위한 노래도 쓰고 있다. 서현은 “팬미팅 투어의 무대 연출도 직접 신경 쓰고 있다”고 귀띔했다. 이렇듯 몸이 열 개라도 부족해 보이는 설현은 스트레스를 어떻게 풀까. 경쾌한 대답이 돌아왔다.

“스트레스받으면 스크린 사격장에 총 쏘러 가요. 혼자 드라이브하는 취미도 있어요. 저만의 공간이 필요해서 운전을 시작했는데 새로운 재능을 발견했죠. 저 운전을 진짜 잘해요. ‘시간’ 스태프들과 파주로 여행을 가서 카트를 탔는데, 정말 재미있었어요. 거기에서도 1등 했어요.(웃음)”

인세현 기자 inout@kukinews.com / 사진=한신엔터테인먼트 제공

기사모아보기
친절한 쿡기자 타이틀
모아타운 갈등을 바라보며
오세훈 서울시장이 역점을 둔 도시 정비 사업 중 하나인 ‘모아타운’을 두고, 서울 곳곳이 찬반 문제로 떠들썩합니다. 모아타운 선정지는 물론 일부 예상지는 주민 간, 원주민·외지인 간 갈등으로 동네가 두 쪽이 난 상황입니다. 지난 13일 찾은 모아타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