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라 수경의 와인이야기] 떫은 와인은 싫다고요?

와인 제조 과정 따라 여러 맛과 향미 있어… 다양한 와인 즐거움 누리길

기사승인 2018-10-20 00:3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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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떫은 와인은 싫어요”, “가장 묵직한 와인 있나요?”….

와인을 소개할 때 자주 듣는 이야기들입니다. 생소한 표현이라 처음에는 이해가 잘 되지 않았습니다. 프랑스에서는 와인을 선택할 때 이러한 요구를 도통 들어본 적이 없었기도 했거니와  왜 우리나라에서 와인을 고를 때 유독 왜 이 두 가지에 연연하는지 궁금증이 일기도 했습니다. 

와인은 다양한 종류만큼, 특유의 맛과 입안에서 느껴지는 질감 역시 천양지차입니다. 그런데 우리나라에선 왜 묵직하거나 안 떫은 와인만 찾는 걸까, 그리고 와인이 ‘묵직’하다는 것은 도대체 무얼 뜻하는 걸까요? 

일반적으로 우리나라에서는 드라이하고 타닌(tannin)감이 넘치는 와인을 두고 ‘묵직’하단 표현을 씁니다. 그렇지만, 타닌이 풍부하다고 해서 그 와인이 더 드라이하다고 단정 짓긴 어렵습니다. 타닌이 적은 화이트 와인도 굉장히 드라이할 수 있기 때문이죠.  

그렇다면, 타닌은 뭘까요?

타닌은 폴리페놀이라는 식물에서 발견되는 화학물질의 한 종류로, 포도 씨, 껍질, 그리고 줄기 등에 포함되어 있습니다. ‘최고의 항산화 물질’로 불리는 타닌은 화장품에도 많이 사용됩니다.

통상 레드 와인은 포도 착즙과 포도 씨와 껍질, 그리고 줄기로 발효 및 숙성하기 때문에 착즙만으로 발효되는 대부분의 화이트 와인에 비해 타닌감이 더 강합니다. 와인을 오크숙성하면, 나무의 타닌이 배어 타닌이 더 강하게 느껴지죠. 이런 이유로 폴리페놀이 많은 레드 와인이 화이트 와인보다 몸에 더 유익하다고도 합니다. 매일 와인 한 잔을 꾸준히 건강에 도움이 된다는 말이 그냥 나온 게 아니죠. 

재미있는 건 타닌이 풍부한 화이트 와인도 있다는 사실! 대표적인 것이 미국 샤로도네 화이트 와인입니다. 이 와인은 오크숙성의 영향으로 달콤하고도 다소 느끼한 맛이 납니다. 흡사 버터구이오징어와 버터팝콘의 맛처럼 말이죠. 

이렇듯 와인의 타닌은 제조 과정의 산물이긴 하지만, 와인 제조 기술과 방식에 따라 부드러운 맛이 날 수도 있습니다. 떫다고 무조건 멀리할 필요는 없다는 것이죠. 선입견을 갖지 말고 다양한 와인의 시도를 권합니다. 

[사라 수경의 와인이야기] 떫은 와인은 싫다고요?

수드비 사라 수경 대표 soodevie@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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