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서구 PC방 살인사건, ‘경찰 초동대처 적절했나’ 갑론을박

기사승인 2018-10-20 12:36: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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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서구 PC방 살인사건, ‘경찰 초동대처 적절했나’ 갑론을박강서구 PC방 살인사건을 대한 경찰의 초동대처가 적절했는지를 두고 의견이 분분하다.

지난 14일 서울 강서구 내발산동의 한 PC방에서 아르바이트생 신 씨(21)가 김모(29)씨가 휘두른 흉기에 수십 차례 찔려 사망하는 사건이 발생했다.

김 모씨는 아르바이트를 하던 신 씨에게 ‘테이블 정리가 잘되지 않았다’, ‘불친절하다’며 시비를 걸고 죽여 버리겠다는 협박까지 했다. 위협을 느낀 피해자 신 씨가 경찰에 신고했고 경찰이 출동하며 사건은 일단락되는 듯 했다. 하지만 김 씨는 집에서 흉기를 들고 돌아와 쓰레기를 비우러 나온 신 씨를 습격했다. 

이를 두고 경찰의 초동대처가 적절했는지에 대한 지적이 나왔다. 피해자가 생명의 위협을 느끼고 신고를 한 만큼 경찰의 적극적인 대응이 필요했다는 것이다.

일부 전문가들도 경찰의 초동대처에 아쉬움을 표했다. 이수정 경기대학교 범죄심리학과 교수는 19일 진행된 CBS 라디오 ‘시사자키 정관용입니다’와의 인터뷰에서 “경찰이 초동대처를 관행적으로 했을 것”이라며 “당사자들을 ‘좋게 해결해라. 좋은 게 좋은 거다’는 식으로 타일렀을 것이다”라고 추측했다.

그는 “우리나라는 쌍방폭행인 경우 합의하면 끝나게 된다”며 “피의자와 피해자 다툼 당시 흉기가 없고, 주먹질을 하지 않은 상태라 경찰은 훈계하고 타이르는 것으로 상황이 종료됐다고 판단했을 것”이라고 말했다. 

다툼이 끝나서 경찰이 머무를 이유는 없지 않았느냐는 지적에는 “예상하기 어려운 상황이었던 건 틀림없다”면서도 “그런데 경찰에다 신고할 정도의 상황이었다면 꽤 심각했다고 판단을 했던 것이고, 위협감을 느꼈다는 것이므로 그런 부분이 완전히 해소될 때까지 경찰이 기다렸다면 폭력사태까지 진행이 안됐을 것 같다는 아쉬움이 남는다”고 말했다.

반면 현행법상 경찰의 초동대처에는 한계가 있다는 주장도 있다.

당시 신고를 받은 발산파출소는 ‘불친절 서비스 시비’로 코드2 출동했다. 코드2는 현장에 출동해야 하지만 코드0이나 코드1과 비교해 긴급함은 덜한 것으로 알려졌다. 코드0과 코드1은 살려달라는 비명이 들리거나 성폭력, 납치, 심각한 위험 등 취우선 출동이 필요하다고 분류되는 상황에만 발효된다. 경찰은 코드2에서 귀가를 확인해야 한다는 규정이 없고, 모든 출동 사건에 경찰이 강력범죄를 염두에 두고 인력을 투입하기는 불가능하다는 입장이다. 

또 당시 김 씨가 경찰에게 “집으로 돌아간다”고 이른 뒤 집에서 흉기를 가지고 돌아왔기 때문에 경찰로서도 손을 쓸 여력은 없었을 것이라는 의견도 있다. 

한편 이번 사건은 경찰의 초동대처 이외에도 가해자 김 씨 동생의 공범 여부를 두고 엇갈린 주장이 나오고 있다. ‘JTBC’가 공개한 영상에 따르면 김 씨 동생은 경찰이 PC방을 빠져나오는 것을 확인한 뒤, 피해자 신 씨가 나오자 형에게 달려간다. 이후 에스컬레이터에서 마주친 신 씨를 뒤에서 붙잡는 장면이 포착됐다. 이를 두고 동생이 형과 범행을 공모했다는 지적이 잇따랐다. 신 씨의 아버지도 “아들은 키 193cm에 검도 유단자”라며 “동생이 뒤에서 붙잡지만 않았으면 제압하거나 도망칠 수 있었을 것”이라고 안타까움을 드러냈다.

하지만 경찰의 입장엔 변함이 없다. 경찰 측은 “전체 폐쇄회로TV(CCTV) 화면과 목격자 진술 등을 종합적으로 살폈을 때 동생이 범행을 공모했거나 방조했다고 보기 어렵다”며 “동생은 형을 말리고 주변에 도움을 요청했다”고 말했다. 

문대찬 기자 mdc0504@kuki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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