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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 사탕 주나 담배 주나 같다는 정부

국민 건강보다 담배산업이 우선인가?

조민규 기자입력 : 2018.11.14 00:08:00 | 수정 : 2018.11.13 17:41:48

“음식점에서 담배를 낱개로 제공하는 것은 문제가 없다. 사탕도 주지 않나”

쉽게 이해할 수 없는 위 발언은 정부 관계자의 말이다. 담배를 제공하는 것이나, 사탕을 제공하는 것에 차이가 없다는 이 발언은 정부의 금연의지에 회의감을 들게 한다. 

최근 거리에서 궐련형 전자담배 1개월 무상제공 이벤트를 진행하는 모습이 목격됐다. 내용은 궐련형 전자담배 신형 기기를 1개월간 무료로 대여하고, 기기를 받아갈 때 해당 기기에서 피울 수 있는 담배도 5개비 제공했다. 또 이러한 이벤트는 한 곳에서만 특정돼 진행된 것이 아니라 제보에 의하면 서울 다른 지역에서도 진행됐다고 한다. 물론 담배 제조사가 주도했는지는 확인하지 못했다. 

하지만 담배를 무상 임대할 때 미성년자인지 신분확인은 당연히 없었고, 대여 계약서에 적는 신상이 정확한지 확인하지도 않았다. 1개월 무상대여였지만 반납을 하지 않는다고 해서 확인할 방법조차 없는 것이다. 

문제는 이러한 행위에 대해 제재할 수 있는 방법이 없다는 점이다. 특히 법의 허점을 악용해 기기와 담배까지 무료로 제공하며 흡연자를 늘리는데 제재할 수 있는 방법이 없음에도 정부는 대책에 대한 고민조차 없어 보인다.

현재 정부에서 담배를 관련하는 부서는 사업으로 보는 기획재정부(이하 기재부)와 건강 위해물로 보는 보건복지부(이하 복지부) 등 크게 두 군데이다. 양 부처의 입장차는 확연한데 한쪽은 담배 판매 및 규제를 담당하고, 한쪽은 담배를 피우지 않도록 하는 금연정책을 내고 있다. 

그나마 복지부는 “우회적 판촉행위에 대해 과태료 부과를 추진했지만 아직 입법이 안돼 행정처분이 명확하지 않다”며 아쉬움을 밝혔지만, 기재부는 “담배판매 사업자가 아닌 기기 판매사업자는 낱개 담배를 무료로 제공해도 법 위반이 아니다. 기사 식당에서 기사들이 밥을 먹고 담배를 피울 수 있도록 카운터에 낱개 담배를 무상으로 제공해도 마찬가지다. 식당에서 사탕을 줄 수 있지 않나”라고 책임이 없다는 입장이었다.

그렇다면 국회는 어떨까. 복지부가 밝힌 것처럼 담배에 대한 우회적 판촉행위 금지 법안이 발의됐지만 의원들의 미온적 태도에 국회통과는 미지수다. 

담뱃값에 부과된 건강증진부담금은 2017년에만 2조4756억원에 달한다. 이 중 국가금연지원서비스에 투입되는 예산은 2018년 1438억원 등 연간 1000억원을 넘어서고, 보건소의 금연클리닉 사업도 2017년에만 385억원에 달하는 예산이 투입됐다. 

하지만 매년 수천억원의 예산 투입에도 불구하고 금연정책이 정부와 국회의 미온한 대처로 효과를 제대로 거두지 못하고 있는 것이다. 

이런 와중에 담배회사의 마케팅은 더 강해지고 있다. 기기와 담배 무료 제공 마케팅은 여전히 진행되고 있고, 궐련형 전자담배 시장 점유율 1위의 회사는 자신들의 담배연기는 공기보다 깨끗하다는 연구를 발표하며 식품의약품안전처에 정보공개를 요청까지 하며 금연정책 무력화를 시도하고 있다. 

물론 정보공개요청은 누구든 할 수 있지만 문제는 담배 속 성분을 공개해야 한다는 수많은 요청에는 대답을 하지 않던 제조사가 자신들에게 불리한 자료가 발표되자 해당 연구가 잘못됐다며 공개를 요청한 것은 형평성도, 도덕적으로도 맞지 않는다는 생각이다. 

담배제조사 등의 이러한 횡포에 정부는 여전히 무대응이다. 그러면서 연말에 또 다른 금연정책을 발표하겠다고 한다. 실효성 떨어지는 금연정책에 정부예산을 늘리기보다 차라리 간접흡연을 줄일 수 있도록 흡연구역을 확충하는 것이 국민건강에 더 도움 될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해본다.

조민규 기자 kioo@kuki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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