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키워드포착] 가장 빠른 산업과 핫한 산업이 만났다…IT와 한류

기사승인 2019-01-23 01: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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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민희 아나운서 ▶ 키워드 포착. 오늘도 쿠키뉴스 이승희 기자와 함께 합니다. 이승희 기자, 안녕하세요.

이승희 기자 ▷ 네. 안녕하세요. 이승희 기자입니다.

김민희 아나운서 ▶ 네. 이승희 기자, 오늘은 어떤 주제로 이야기 나눠볼까요?

이승희 기자 ▷ 최근 IT업계가 한류와 힘을 합치고 있습니다. 업계 선두주자들이 콘텐츠 확보를 위해 엔터테인먼트사와 제휴를 맺고 지분 투자에 열을 올리고 있습니다. 이런 움직임들이 신산업의 트렌드로 자리매김하고 있을 정도입니다. 가장 빠른 산업과 가장 뜨거운 산업이 만났다는 평가를 받고 있기도 한데요. 오늘 관련 상황 살펴보려 합니다.

김민희 아나운서 ▶ 가장 빠른 IT산업과 가장 핫한 한류 문화 사업이 만나 시너지를 내고 있는 건데요. 국내 IT기업들은 다양한 플랫폼을 보유하고 있는 만큼, 한류 콘텐츠 기업과 손을 잡으면 글로벌 시장에 진출하기가 더 쉬워질 것 같아요. 이승희 기자, 두 산업의 만남은 언제부터 시작이 된 건가요?

이승희 기자 ▷ 지난해 S텔레콤과 S엔터테인먼트가 손을 잡으면서 감지됐다고 볼 수 있습니다. 양사는 지난해 계열사 간 상호 증자 및 지분 양수 양도를 통해 차세대 콘텐츠 사업에서 협력하기로 했는데요. 그 협약으로 S텔레콤은 S컬처앤콘텐츠의 2대 주주가 됐고, S엔터는 I사의 2대 주주에 이름을 올림과 동시에, 계열 모바일 콘텐츠 제작사를 흡수했습니다. 

김민희 아나운서 ▶ 네. 가장 먼저 움직인 건 이동통신사인데요. 그러면서 손을 잡는 엔터사들을 늘려갔죠?

 이승희 기자 ▷ 네. 지난 1월의 일입니다. S텔레콤은 S엔터와 J엔터테인먼트, B엔터테인먼트 등 국내 세 곳의 엔터사와 손잡고 음악 유통 사업에 진출한다는 계획도 제시했는데요. 자사의 음원 사이트를 매각한 지 5년 만에 음원시장에 다시 진출하는 셈입니다.

김민희 아나운서 ▶ 여러 사업이 동시에 진행이 될 수 있겠네요.

이승희 기자 ▷ 네. 양사의 협력으로 1차 콘텐츠사업, 2차 한류 특화상품이 활성화되면 글로벌 한류 팬을 대상으로 관광, 쇼핑, 문화체험 등 3차 산업의 개발도 활발하게 이뤄질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김민희 아나운서 ▶ 네. 일단 이동통신사 중에서는 한 곳의 움직임이 눈에 띄는데요. IT와 엔터테인먼트업계 전반에 신선한 자극제가 되었을 것 같아요. 어떤가요?

이승희 기자 ▷ 네. 말씀하신 대로입니다. 온라인 시장이 커지면서 판로 확보에 어려움을 겪던 엔터 사는 IT기업과 손을 잡으면서 안정적인 판매망을 구축할 수 있게 됐는데요. 기술력은 충분하지만 콘텐츠 확보에 어려움을 겪던 IT업계는 확실한 마니아층을 구축한 엔터사로부터 콘텐츠를 받아 사용자를 확보하게 됐습니다. 결국 서로에게 윈윈이었던 셈입니다. 

김민희 아나운서 ▶ 네. IT기업과 엔터테인먼트업계가 손을 잡으면서, 한류를 이용한 산업이 더 커지고 발달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되고 있는데요. 그 후에도 그와 같은 움직임은 계속 이어지고 있는 거죠?

이승희 기자 ▷ 네. 현재 진행형입니다. 그리고 하나 주목할만한 점은 IT업계가 한류의 가치에 주목하면서 이런 움직임이 더욱 거세졌다는 것입니다. 세계시장에서 경쟁력을 확인한 한류가 글로벌 IT기업에 맞설 수 있는 차별화된 경쟁력을 국내 기업에 제공할 것이라는 계산도 깔려있는 것으로 보입니다.

김민희 아나운서 ▶ 네. 그리고 한류를 등에 업은 건 이동통신사들 뿐만이 아니에요. 게임업계에서도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다고요?

이승희 기자 ▷ 네. 게임업계는 아이돌 파워를 적극적으로 활용하고 나섰습니다. 한 게임회사는 지난 2월 방탄소년단을 육성하는 시뮬레이션 게임을 연내 출시하겠다고 밝혔는데요. 이 게임은 방탄소년단의 영상이나 화보를 활용하는 실사형 게임으로, 국내 게임 업계에서는 최초의 시도라고 합니다. 

김민희 아나운서 ▶ 방탄소년단은 지금 전 세계에서 가장 핫한 아이돌 그룹인 만큼, 그 효과를 기대해볼 수 있을 것 같아요. 아미들이 가만있지 않겠네요.

이승희 기자 ▷ 네, 맞습니다. 또 그렇게 인기 아이돌을 내세우는 만큼 독점 화보와 방탄소년단이 부른 OST 또한 서비스될 예정인데요. 실사를 활용하는 만큼 해당 게임은 2D로 구현될 확률이 높습니다.

김민희 아나운서 ▶ 그럼 게임회사들도 엔터 사에 투자를 하고 있나요? 

이승희 기자 ▷ 네. 이 게임을 개발하는 업체는 지난 4월 방탄소년단의 기획사에 2000억원 이상을 투자해 2대 주주로 올라섰습니다.

김민희 아나운서 ▶ 이미 거액을 투자하고 있군요. 사실 전에도 게임에 아이돌을 모델로 내세우는 경우는 있었잖아요. 그런데 그전과는 좀 다른 것 같아요. 

이승희 기자 ▷ 네. 맞습니다. 이 같은 움직임은 아이돌 자체를 하나의 콘텐츠이자 서비스로 개발한다는 점에서 기존 업계의 행보와 차이가 있습니다. 기존에는 아이돌을 광고 모델로 활용하거나, 영상 콘텐츠에 출연시키는 사례가 많았는데요. 게임 또한 아이돌이나 연예인의 캐릭터를 등장시키는 정도에서 그친 경우가 많았습니다.

김민희 아나운서 ▶ 하지만 이제는 아이돌을 단순 홍보 모델이 아닌, 하나의 콘텐츠로 기획하고 개발해 활용한다는 거죠?

이승희 기자 ▷ 네. 앞으로는 아이돌을 홍보에 활용하는 수준을 넘어, 아이돌과 기술을 결합한 파워 콘텐츠가 등장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는데요. 그렇게 되면 사용자가 좋아할 만한 프로모션 또한 함께 기획할 수 있기 때문에, 다양한 사용자 층의 유입 또한 기대되고 있습니다.

김민희 아나운서 ▶ 네. 이동통신사와 게임업계 모두 엔터 사와의 협업을 강조하며 한류를 내세우고 있는데요. 일단 뭔가 해보려면 투자가 필요하잖아요. 그 부분은 잘 이루어지고 있나요?

이승희 기자 ▷ 최근에는 한류 투자 방정식이 다시 쓰이고 있습니다. 국내외를 막론하고 기업들이 한류 콘텐츠에 투자하는 이른바 기업 발 한류 바람이 거세진 건데요. 국내 콘텐츠에 투자하거나 유명 아이돌 소속사와 협업하는 등 국내외 자본이 잇따라 한류 콘텐츠에 집중하고 있습니다.

김민희 아나운서 ▶ 외국 기업들도 많이 투자를 하고 있군요.

이승희 기자 ▷ 네. 외국 기업은 자체 브랜드와 기술력이 뛰어난 국내 콘텐츠에 투자해 국내시장 진출을 꾀하는 동시에 한류를 역수출하는 효과를 노리는 것으로 볼 수 있습니다. 국내 기업들로서는 한류 콘텐츠를 통해 글로벌 시장 공략에 나서려는 의도로 해석 가능합니다.

김민희 아나운서 ▶ 예도 들어볼게요. 국외 기업이 한류 콘텐츠에 투자한 건, 어떤 사례가 있을까요?

이승희 기자 ▷ 한 미국 기업이 미스터 선샤인이라는 드라마에 거액을 투자한 것이 대표적인 사례라고 볼 수 있습니다. 이 업체는 영화 옥자부터 코미디언 유재석을 앞세워 만든 예능 프로그램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장르의 국내 콘텐츠에 투자하고 있는데요. 투자 스케일이 어마어마합니다. 옥자에는 국내 영화로는 최대 규모인 600억원이 투입됐고, 예능 프로그램에는 스태프만 200명 넘게 투입됐습니다. 

김민희 아나운서 ▶ 국내 제작사로서는 엄두도 못낼 규모인데요. 뭔가 확실한 부분이 있기 때문에 그렇게 통 큰 투자를 감행하는 거겠죠?

이승희 기자 ▷ 네. 투자 전문사 관계자들은, 한국은 미디어 콘텐츠 시장의 동아시아 관문이자 한류의 태생지로서 상당한 경쟁력을 지녔지만, 콘텐츠 제작사들의 재정 규모가 영세하고 콘텐츠 생산 원가 또한 매우 낮아, 이보다 더 좋은 투자처는 없다는 평가를 내리고 있습니다.

김민희 아나운서 ▶ 그래서 그렇게 통 큰 투자를 감행하는 거군요. 또, 미국 기업뿐만 아니라, 중국 자본도 밀려들어오고 있다고 하던데. 어떤가요?

이승희 기자 ▷ 중국 자본은 이미 국내 한류 콘텐츠 산업 전방위에 포진해 있습니다. 최근 5년간 중국의 한국 기업 대상 인수합병은 100건을 훌쩍 넘어서고 있는데요. 한 예로, 인기 드라마 올인과 주몽, 하이킥 시리즈 등을 제작한 엔터테인먼트의 최대주주는 250억원을 투자한 중국 그룹입니다.  

김민희 아나운서 ▶ 네. 이미 많은 업계에서 한류를 이용하기 위해 준비하고 있고, 국내외 많은 기업에서 투자를 하고 있어요. 이렇게 되면 포털도 가만있을 수 없잖아요. 엔터사와 손을 잡을 준비를 해야겠죠?

이승희 기자 ▷ 네. 국내 포털 업계도 엔터테인먼트사업에 적극적으로 손을 내밀고 있는 모습입니다. 인공지능 스피커 개발이 한창인 포털 업계는 엔터사의 콘텐츠로 시장 점유율을 끌어올리는 한편, 핵심 데이터인 말뭉치. 즉 자연어 처리 수집에도 활용한다는 복안을 내세우고 있습니다.

김민희 아나운서 ▶ 이미 협업에 들어간 곳도 있을까요? 

이승희 기자 ▷ 네. 녹색 창으로 유명한 기업 N사의 경우 지난 6월 AI 기반 음악 서비스를 출시하면서 YG엔터테인먼트와의 협력을 공식화했습니다. 현재 엔터 분야에서 노하우와 콘텐츠 역량을 갖춘 YG와 협력해 시너지를 확대할 것이라고 밝혔는데요. 가장 먼저 국내 최대 수준의 음원을 확보하고 메타데이터를 구축해, 음악 서비스의 AI 기술 및 서비스 고도화에 집중할 것이라는 

김민희 아나운서 ▶ 최근 오디오 콘텐츠를 강화하고 있는 만큼, 협업을 통한 앞으로의 행보가 기대되네요.

이승희 기자 ▷ 네. 이미 지난해 총 1000억원을 YG엔터테인먼트에 투자하면서 2대 주주에 이름을 올린만큼, 웹 오리지널 콘텐츠와 오디오 콘텐츠 등에 2022년까지 총 5000억원 이상 투자하겠다는 비전도 제시하고 있습니다. YG에 대한 투자를 시작으로 다양한 엔터테인먼트 관련 기업과 파트너십을 강화해, 다채로운 콘텐츠와 서비스를 선보일 것이라는 계획도 내보이고 있습니다.

김민희 아나운서 ▶ 포털 기업이 엔터테인먼트를 활용해 시너지를 발휘하면 글로벌 플랫폼으로 발전하는데 도움이 되겠죠. 그럼 다른 곳들은 어떤가요? 다른 기업 역시 마찬가지 행보를 보이고 있나요?

이승희 기자 ▷ 네. K사 역시 자회사를 인수 합병하면서 엔터사업에 집중하겠다는 의지를 드러냈는데요. 앞서 7월에는 배우 이병헌, 고수, 유지태, 김태리 등 한류 스타가 대거 포진한 국내 중견 연예 기획사 세 곳을 한꺼번에 인수하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다고 밝혔습니다. 더불어 한류 스타 군단을 확보해, 세계에서 먹힐 영화와 드라마를 만들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김민희 아나운서 ▶ 연예 관련 기획사에 대한 투자를 통해 일단 한류스타 배우부터 확보하겠다는 거군요.

이승희 기자 ▷ 네. 그래서 배우, 제작, 광고 등을 아우르는 밸류체인 완성으로 수익을 극대화하고, 빠른 시간 내에 케이 콘텐츠 1위 사업자로 도약할 것이라는 입장입니다. 또한 K사는 일본 자회사를 통한 일본 애니메이션 시장 공략도 준비했는데요. 일본에서는 모바일 TV를 통해 애니메이션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습니다.

김민희 아나운서 ▶ 네. 가장 빠른 산업과 가장 뜨거운 산업이 만나 성장하고 있는 모습들 살펴봤는데요. 이제 그 이유도 좀 짚어볼게요. IT기업들이 한류 콘텐츠 기업들과 손을 잡는 이유. 어떻게 볼 수 있을까요?

이승희 기자 ▷ 바로 글로벌 시장을 공략하기 위해서입니다. 예를 들어보자면, 한 게임업체는 게임 매출로만 연간 2조원이 넘는 대형 업체지만, 해외에서는 인지도가 낮은데요. 방탄소년단은 SNS 팔로워만 1000만명이 넘었고, 동영상 공유 채널인 방탄TV의 구독자도 929만명에 달합니다. 그러니 게임업체 입장에서는 방탄소년단을 잘 활용하기만 하면 단숨에 인지도를 높일 수 있다고 생각하는 게 당연합니다. 실제로 국내 이동통신사인 S사도 국내에서는 1위지만, 동남아에서는 아이돌 그룹 엑소의 인지도를 따라가지 못하고 있습니다.

김민희 아나운서 ▶ 그렇네요. 아이돌과 같은 한류스타를 활용하면 글로벌 시장 진출과 성장에 큰 도움이 되겠어요. 

이승희 기자 ▷ 네. 그리고 한류 콘텐츠의 부가가치 창출 능력도 기대할 만하다는 평가가 있습니다. 온라인 PC 게임의 캐릭터를 활용해 만든 모바일 게임이 지난 1년간 1조5000억원을 벌어들였기 때문에, 영화나 애니메이션으로 나와도 흥행 가능성이 높다는 겁니다. 실제로 한류에 AI나 가상현실 등 최신 기술을 결합하면 한류 르네상스를 열 수 있을 것이라고 밝힌 제작자도 있습니다.

김민희 아나운서 ▶ 앞으로도 기대해볼만한 거군요. 그래서 IT기업과 엔터테인먼트사가 잇따라 손을 잡고 있는 것 같아요.

이승희 기자 ▷ 네. IT업계는 더 많은 사용자를 확보해 강력한 플랫폼을 구축할 수 있고, 이에 따라 세계화나 현지화 전략을 구체화할 수 있습니다. 특히 브랜드를 강화해 세계시장을 공략하는 데 효과적인데요. 엔터테인먼트 업계에서도 확실한 판로를 구축할 수 있어 수익 확보에 도움이 됩니다. 서로 원하는 바를 추구할 수 있는 셈입니다. 

김민희 아나운서 ▶ 네. 한류스타를 활용한 콘텐츠가 IT기업이 가진 플랫폼과 만나면 거부감 없이 자연스럽게 한류를 받아들이고, 또 그 기업에 대한 이미지도 좋아질 수 있어요. 하지만, 우려스러운 부분도 있다고요? 

이승희 기자 ▷ 네. 일각에서는 IT와 엔터테인먼트 업계에 장기적인 안목이 필요하다고 말하고 있습니다. 눈앞의 수익을 위해 높은 인기를 구가하는 한류스타와 콘텐츠에 투자가 집중되면, 새로운 콘텐츠를 발굴하는 동력이 상대적으로 떨어질 가능성이 있다는 겁니다. 영원한 콘텐츠를 개발하는 것은 사실상 불가능하기 때문에, 현재의 한류를 뒷받침할 수 있는 새로운 콘텐츠를 발굴해 IT에 접목하는 것도 고려해야 한다는 지적이 있습니다.

김민희 아나운서 ▶ 네. IT업계도 한류 콘텐츠를 발판으로 삼아 글로벌 기업과 경쟁할 수 있는 기술을 꾸준히 개발해야 하겠네요. 가장 핫한 산업과 가장 빠른 산업이 만나 이루어내는 기적을 기대해봅니다. 키워드 포착 마칩니다. 지금까지 이승희 기자였습니다.

이승희 기자 aga4458@kuki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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