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국장 면세점 도입에 "면세 한도 1000달러 되나 했는데…"

기사승인 2019-02-15 00:0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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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 상반기 인천국제공항에 입국장 면세점이 문을 열 예정인 가운데, 정부가 현행 600달러인 여행자 휴대품 면세 한도를 그대로 유지하기로 했다. 당초 업계는 중국과 일본의 중간 수준인 1000달러가 될 것으로 조심스레 전망했었다. 

기획재정부는 이 같은 내용의 관세법 시행규칙 등 17개 세법 시행규칙을 개정해 내달 중순 시행한다고 지난 13일 밝혔다. 

개정안은 1인당 총 판매한도를 600달러로 하되, 입국장 면세점 판매 대상에서 담배, 과일과 축산가공품 등 검역대상 품목을 제외하도록 했다. 면세한도는 입국장과 출국장을 합쳐 600달러로, 1리터 이하에 400달러 미만의 술 한 병과 담배 한 보루 및 향수 60㎖는 별도로 면세를 받을 수 있다. 

업계는 당초 1000달러로 상향될 가능성에 큰 무게를 뒀었다. ‘입국장 면세점’이 효과를 보려면 면세한도 증액이 수반돼야 한다는 의견이 많았기 때문이다. 

입국장 면세점이 ‘알짜배기’라고 불리는 담배와 명품도 판매할 수 없는 상황에서 한도 증액 없이는 성공 안착을 기대하기 힘들다는 것이다. 

업계 관계자는 “입국장 면세점의 크기가 크지 않고 중견‧중소업체가 운영하다 보니 명품 유치가 불가능할 것”이라며 “대신 주류나 담배로 수익성을 개선해야 하는데 구색이 갖춰지지 않은 상태에서 면세점을 열게 되면 기념품점 정도로 전락할 가능성도 있다”라고 우려했다.

지난해 10월 김동연 전 부총리도 "내년 5월 입국장면세점 시범사업을 시작하면 면세한도 증액을 검토하겠다"라고 말했던 만큼 기대가 더 컸었다.

낮은 면세한도 탓에 여행객들이 국내 면세점 대신 해외 면세점을 찾아 잠재적 탈세범이 되고 있다는 비판도 많았다. 중국은 720달러, 일본은 1755달러로 우리보다 3배가량 많다.

입국장 면세점 도입에 하지만 정부는 특혜와 과소비 등 여러 비판을 고려한 듯하다. 한도 인상에 따른 혜택은 많은 자산을 가진 부유층에게만 돌아갈 수 있다는 비판도 만만치 않았기 때문이다. 

실제로 신창현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최근 인천국제공항공사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인천공항 면세점 매출 상위 브랜드에는 루이뷔통, 디오르, 랑콤, 구찌 등 서민들의 일상과는 다소 거리가 있는 명품 브랜드 일색이었다. 이에 정부는 앞으로 입국장 면세점 운영 추이를 보며 한도 상향등을 신중히 검토할 것으로 보인다. 

한편 인천공항공사는 지난 1일 입국장 면세사업권에 대한 운영사업자 선정 입찰공고를 게시했다. 지난 12일에는 면세사업자 초청 사업설명회를 진행했다.

이날 설명회에는 에스엠면세점, 엔타스듀티프리, 그랜드관광호텔, 동화면세점, 듀프리토마스쥴리코리아, 군산항 GADF 면세점, 대동면세점, 탑시티면세점, 디에프케이박스, 대우산업개발, 미산우드, LST, 엠엔, 경희관세사 등 총 14개 업체가 참석해 관심을 보인 것으로 알려졌다. 

입국장 면세점은 인천공항 제1여객터미널(T1) 1층 수하물 수취 지역 중앙을 기준으로 동·서편이 좌우 대칭되도록 매장(총 380㎡, 190㎡×2개)을 배치되며, 제2여객터미널(T2)은 1층 수하물 수취 지역 중앙에 1개 매장(326㎡)이 마련된다. 이르면 오는 5월 문을 열 예정이다. 

한전진 기자 ist1076@kuki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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