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키인터뷰] 김경진 의원 “탈원전, 카풀서비스 관건은 ‘속도 조절’”

기사승인 2019-02-21 05: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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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점진적인 탈원전 즉 속도 조절이 필요하다.”, “ 카카오의 카풀서비스는 자동차운수사업법을 위반한 불법 행위다.” 지난 2016년 치러진 20대 총선에서 광주 북구갑에서 당선된 김경진 민주평화당 의원(사진). 그는 당선 직후였던 2016년 최순실 게이트 청문회에서는 핵심을 찌르는 질문과 함께 ‘쓰까요정’이라는 별명을 얻기도 했다. 20대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 위원으로 활동하면서 관련 분야에 대한 면밀한 정책 대안 찾기와 함께 관련 이해당사자들의 목소리를 듣기 위해 발로 뛰고 있다.

특히 김 의원은 최근 사회적 이슈가 된 ‘탈원전’, ‘카풀’ 등 다양한 분야에서 적극적인 목소리를 내고 있다. 지난 11일 오전 서울 영등포구 국회의원회관에서 그를 만나 탈원전‧카풀 논란‧최저임금 등에 대한 의견을 들었다.

김 의원은 활발한 의정활동을 체감하게 하듯 인터뷰 내내 바빴다. 수시로 걸려오는 전화와 문자에 응답하면서도 인터뷰 중에 시종일관 웃음을 잃지 않는 여유가 돋보였다. 사회적으로 큰 갈등을 빚고 있는 카풀 서비스와 탈원전 정책에 대해서는 작심한 듯 입장을 표하기도 했다.

-현 정부의 탈원전 정책에 대해 말하지 않을 수 없겠다. 정책 자체를 반대하는 것은 아닌 것 같다. 속도 조절이 필요하다는 입장인가

무엇보다 전 국민적인 합의, 총의(總意), 컨센서스(consensus)라는 공동체 구성원의 일반적인 동의가 안 됐다. 이 점이 가장 문제라고 본다. 정상적인 정책 결정은 행정부, 국회, 국민적 합의가 이뤄져야만 한다. 이런 컨센서스가 전혀 이뤄지지 않은 상태에서 탈원전이 진행되고 있다는 점이 문제다.

탈원전은 방향이 문제가 아닌 속도의 문제다. 에너지 전환 정책을 추진하더라도 재생에너지의 기술 수준이나 경제성을 끌어올리며 점진적 탈원전이 필요하다. 현재의 기술 수준으로 볼 때 원자력만큼 싸고 깨끗한 에너지원이 어디 있나.

신한울 3·4호기는 2017년 정부 탈원전 로드맵에 따라 백지화되면서 매몰 비용만 7000억원에 달하고, 이외에 건설이 예정됐던 지역은 인적이 끊기고 지역 경제가 침체되는 등 충격이 심각하다. 게다가 급속한 탈원전은 발전 공기업들의 급속한 적자를 불러오고, 이는 전기요금 인상으로 이어질 게 불 보듯 뻔한 일이다.

-탈원전 정책의 부작용이 원자력 산업 전반으로 퍼지고 있다. 현 상황에 대해 어떻게 보나

근본적인 문제는 재차 말하듯이 결정이 대통령 한 명의 결정으로 이뤄졌다는 게 문제다. 예컨대 스웨덴은 국가의 에너지 정책이 여야 정당 간에 만장일치 합의가 있어야만 변경이 가능하다.

정부가 여야 정당 대표, 전문가, 이익단체 등을 참여시킨 특별위원회를 구성하고, 이 위원회로 하여금 최소 2~3년 해당 문제를 조사해 대안이 포함된 보고서를 만들어 정부에 전달하도록 한다. 정부는 이 보고서를 여러 이해당사자에게 다시 전달하고 그들의 의견을 취합해 국회에 제출한다. 이런 합의 체계에서는 정부나 일부 정당이 국가의 중대 이슈를 정치적으로 사용할 수 없고, 일방적 정책을 추진할 수도 없다.

반면에 우리나라는 집권 1년 만에 탈원전 결정을 국회 동의도 없이 강행하고 있다. 정부가 고집을 부리는 것이 능사는 아니지 않나. 국가의 미래와 국민 삶의 득실 여부를 따져서 정책을 조정하고 속도를 조절해야만 한다고 본다.

-탈원전 갈등을 해결할 방안은?

정부가 우선 원전의 장점(저렴한 발전단가, 에너지 안보, 미세먼지·온실가스 미배출)은 가리면서 단점만 뽑아내는 행동을 멈춰야 한다. 탈원전 국가인 스위스, 독인은 수십년간 공론화 과정을 거친 후 탈원전을 결정했다. 이를 본받아 국민여론 수렴, 전문가, 국회 논의 등을 거쳐 앞서 설명한 스웨덴과 같은 과정을 통해 에너지전환 정책을 펴나가야 한다.

-친 원전, 탈원전을 차치하고 보더라도 고준위 방폐물 처리 문제가 심각하다. 여야 모두 도외시하는 문제이기도 하다. 이 점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는가

모든 정책, 고위공직자들의 범법행위에 가깝다. 의사 정책결정권자들이 공모에 의한 범죄행위 수준이라고 본다.

국민들이 고준위 방폐물(사용후 핵연료)의 개념을 알아야 한다. 현재 한국에서 가동되는 원자력발전소에서 나온 사용후 핵연료는 ‘지구상 가장 위험한 물질’이라고 불린다. 생명체에 치명적으로 높은 방사능과 열을 가졌지만 한국에서 이 폐기물들은 각 원전의 ‘임시저장소’인 수조에 저장되거나 발전소 부지 지상에 그대로 노출된 심각한 상태다.

지난해 12월 기준 영구 정지된 고리 1호기, 고리 3·4호기, 한울 1·2호기, 고리 1~4호기, 한빛 1~5호기, 신월성 1~2호기 등 전국의 원자력 발전소의 포화율은 89.4%에 달한다.

지난 40년간 해결책을 마련하지 못한 모든 공직자들과 의사정책결정권자들이 가장 문제다. 사용후 핵연료 문제가 해결되지 않는다면 현재 여야와 정부, 사회적인 탈원전 찬반 논쟁 자체가 무의미하다고 본다. 과거 역대 정권마다 이 문제를 뜨거운 감자로 잘 다루지 않고 차기 정권에 떠넘겼지만 이번 정부만은 이 악습을 끝내고 조속히 해결에 나서야만 한다.

 -이를 해결할 방법은 없을까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올해 1월 직접 정부가 해당 관리정책을 마련해 줄 것을 촉구하는 결의안을 발의했다. 결의안에는 사용후핵연료의 위험에서 국민을 보호할 수 있는 대책 마련을 골자로 한 처분·저장시설 건설 추진 방안을 담았다. 이를 통해 국민적 공감대 형성과 관계기관의 적극적 협의 마련에 노력하겠다.

[쿠키인터뷰] 김경진 의원 “탈원전, 카풀서비스 관건은 ‘속도 조절’”-카카오의 카풀서비스를 약탈경제라고 평가했다. 근거가 있나

우선 카카오의 카풀서비스는 자동차운수사업법을 위반한 불법 행위인 동시에 카풀기사들에게 중계수수료만 20%를 떼겠다는 것인데 이런 불법, 약탈경제가 어디 있겠나. 현행법을 어긴 카풀 경영진과 이 문제를 직무유기(방관)한 국토교통부에 대한 엄벌이 필요하다.

-그렇지만 기술 발전에 의한 서비스직에서 인간의 퇴장은 비단 카풀 서비스가 아니더라도 전 세계적으로 기정사실화됐다. 막는 것만이 능사는 아니지 않나

맞다. 다만 대중의 지지를 통해 먹고 사는 정치인이라면 없어져 가는 직업과 사멸하는 사업군에 재편할 기회와 시간을 주고, 영세한 기업이 외국기업에 대항해 자생력을 키우는 일에 도움을 줘야만 마땅하다. 뭐랄까. 속도조절론, 민감성에 대한 조절 등 정치권에서 이를 영리하게 해내야만 한다고 생각한다.

-카풀 서비스 갈등 해결 가능할까

영세소상공인과 대기업이 상생할 수 있도록 적정 수수료 산정과 약탈경제 체계 전반에 대한 대응책을 마련해야 한다. 이를 위해 ICT 분야에 SOC(사회간접자본) 개념을 도입할 필요가 있다. 택시를 예로 들면 콜과 배차를 하는 플랫폼을 정부가 공적 자금을 투자해 구축하고, 운영은 공공기관이나 민간 기업에 위탁한 후 정부가 시스템 전반을 관리·감독하는 방법이 있다.

-올해 국가균형발전 프로젝트로 불리는 예비 타당성 조사 면제 대상에 ‘광주 인공지능 중심 산업융합 집적단지 조성사업’이 포함됐다. 소감은 어떠신가.

인공지능(AI)이 근본적으로 우리 인간의 삶을 바꾸는 것 같다. 숨 쉬는 것도 센서를 분석해내는 모든 것이 최적 정밀에 기반해 나아가는 것이 인공지능 시대 아닐까. 새로운 시대가 열리는 것이고, 인간의 삶, 인류의 삶 그 장면이 달라지는 장면에 일조하는 예산 투입에 일조했다는 것에 참 뿌듯하다.

두 번째로는 제 지역에 빛나는 사업의 기반이 될 수 있는 사업이 들어오니 기쁘다. 더불어 SOC(사회간접자본)으로 점철된 이번 예타면제에서 이 사업은 미래 전략 산업으로 낙후된 호남지역의 산업 경제 지도가 바뀌게 되고, 지역 균형 발전과 양질의 일자리 창출 등 국가적 신성장동력이 창출될 것이란 기대도 있다.

또 광주에서 인공지능을 한다고 하니 대전 쪽에서 경쟁의식을 느끼고 있다. 이를 통해 대한민국 사회 전체가 인공지능 경쟁 시대로 나아가는 단초를 제기한 것 같아 기쁜 마음도 든다.

-최저임금 인상에 대한 의견은?

현 정부는 최저임금 부작용 완화를 위해서 1년에만 2~3조원을 쏟아붓고 있다. 차라리 그 재정을 일정 기준 이하 수령자에게 사회복지 강화 차원에서 자금을 지원했다면 업자도 저임금 노동자에게도 낫지 않았을까 생각한다. 국가 전체로 본다면 최저임금 인상도 그렇고, 이상적인 생각을 그만뒀으면 좋겠다. 현실은 현실이다. 이 점을 감안해 정치를 했으면 좋겠다.

김경진은 누구?

김경진 민주평화당 의원(52)은 20대 총선에서 광주 북구갑 지역에서 70.8% 달하는 득표율로 의원 배지를 달았다. 당시 득표율만 전국 4위에 달하는 기염을 토해내기도 했다. 2016년 ‘최순실 게이트’ 청문회에서는 핵심을 찌르는 질문과 ‘~을까’의 사투리 발음인 ‘쓰까’로 ‘쓰까요정’이라는 별명으로 대중적인 사랑을 받았다.

이런 인기와 활약에 가려졌지만 김 의원이 끈질긴 삼수 끝에 국회의원이 됐다는 점과 고려대 법대 출신으로 광주지검 부장검사, 인권변호사로 여러 사회적 약자를 보호하는 데 앞장섰다는 점은 잘 알려지지 않았던 사실이기도 하다. 최근에는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에서 활발한 의정활동을 전개하고 있다.

◇김경진 민주평화당 의원 주요 약력

▲1989년 제31회 사법시험 합격
▲2003년 서울중앙검찰청 검사
▲2007년 광주지방검찰청 부장검사
▲2014년 법무법인 이인 대표변호사
▲2016년 제 20대 국회의원(광주 북구갑/국민의당)
▲2018년 국민의당 원내부대표
▲2018년 민주평화당 최고위원
▲제 20대 국회 후반기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 위원

임중권 기자 im9181@kuki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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