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쿡기자가 해봤다] ‘어센던트 원’, 갈 길 먼 국산 MOBA

기사승인 2019-02-22 13:30: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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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통적인 콘솔, PC 외에 모바일 등으로 게임 플랫폼이 확대되면서 수많은 타이틀이 출시되고 있다. 유저들은 쏟아지는 게임들을 일일이 즐겨볼 수 없어 온라인 등에서 타인의 게임 플레이 리뷰 등에 의존해 즐길 타이틀을 고르기도 한다.

쿠키뉴스 게임&스포츠팀의 게임‧e스포츠 담당 기자들은 신작 또는 크게 흥행하지 못했더라도 고유의 매력을 갖춘 게임들을 찾아보고 이를 함께 체험, 그 첫인상과 가능성에 대한 의견을 나눴다. 보다 다양한 시각을 제시하고자 각자 다른 연령과 게임 취향의 아래 기자들이 참여했다.

-김정우 기자
39세. ‘카운터스트라이크’ 15년, ‘오버워치’ 1000시간 이상 이용. 오버워치 골드~다이아 등급. FPS, MMORPG, 레이싱 시뮬레이션 게임 선호. MOBA 경력 매우 적음.

-문대찬 기자
29세. ‘리그 오브 레전드(LoL)’ 4년, ‘배틀그라운드’ 약 1년 플레이. 배틀그라운드 스쿼드 3500점대. ‘페이데이2’ 1000시간 이상 플레이. 과거 ‘마구마구’ 등 캐주얼 게임 주로 이용.

-문창완 기자
36세. 콘솔‧인디게임 선호. LoL 플레티넘5 등급. 배틀그라운드 2300점대. 캐릭터 일러스트 취향이 맞는 모바일 수집형 RPG 즐김.

-김찬홍 기자
25세. LoL, 오버워치, FIFA 주로 플레이. 가벼운 게임과 e스포츠 등 관전을 즐김. 모바일 게임보다 PC 온라인 게임을 선호.

▶ 이어지는 도전 ‘어센던트 원’

넥슨은 지난 14일 데브캣 스튜디오가 개발한 PC 온라인 신작 ‘어센던트 원’을 정식 출시했다. 지난해 9월부터 약 4개월 간 얼리액세스 프로그램으로 체험 서비스를 진행, 유저 의견을 반영하고 밸런스 조정 작업 과정을 거쳤다.

5대 5 팀 대전 MOBA(멀티플레이어온라인배틀아레나) 게임 어센던트 원은 그리스 신화를 SF(공상과학)로 각색한 세계관을 바탕으로 ‘레아’, ‘아킬레우스’ 등 26종의 ‘어센던트’ 캐릭터를 활용한 전략 플레이를 제공한다.

글로벌 시장에서 주류를 이루는 MOBA 게임으로는 LoL, ‘히어로즈 오브 더 스톰’, ‘도타2’ 등이 있다. 국산 게임이 힘을 쓰지 못하고 있는 장르로, 국내에서는 넥슨이 2011년 ‘사이퍼즈’, 2017년 ‘하이퍼 유니버스(서비스 종료)’ 등에 이어 이번 어센던트 원까지 도전을 이어왔다.

넥슨은 어센던트 원의 구별되는 특징으로 구역별 밤과 낮이 전환되는 전장, 색상과 재질을 폭넓게 변경 가능한 커스터마이징(꾸미기), 다른 플레이어들의 전투 장면을 지켜볼 수 있는 관전 시스템 등을 앞세웠다.

▶ 그래픽은 '진짜' 그러나.

[쿡기자가 해봤다] ‘어센던트 원’, 갈 길 먼 국산 MOBA

김정우: 어센던트 원은 짧지 않은 얼리액세스 기간을 거쳤다. 그간 게임 시점 문제나 디자인 취향 등에서 엇갈리는 평가를 받았는데 정식 오픈 버전에서도 적잖은 과제를 드러내지 않았나 싶다. 사실상 성공한 국산 MOBA 게임이 없다시피 한 상황에서 반가운 작품인데 아직 갈 길이 멀다는 생각도 든다.

문대찬: 캐릭터 모델링에 많은 공을 들인 티는 나서 좋은데 그것을 제외하면 크게 흥미를 느낄 만한 부분을 찾기 힘들었던 것 같다. 배틀로얄에서 ‘자기장’이 좁아지는 설정을 따와서 게임에 적용한 것 같은데 전략성을 가미하는 것 같으면서도 조금 뜬금없다는 생각이 많이 들었다. 캐릭터들의 스킬도 그리 재미있지 않았다.

김찬홍: 일단 어센던트 원은 로딩이 길어도 너무 길다. 그래픽만 봐도 사양이 많이 필요한 게임임을 알 수 있다. 그런데 인게임에서 그래픽을 신경 쓸 여유가 없고 PC방에서마저도 로딩을 기다리다가 스마트폰으로 유튜브을 영상 하나 봐도 될 것 같았다.

김정우: 화면을 확대해 보면 캐릭터 3D 모델링이 제법 정교하고 전체적인 그래픽이 좋은 편인데 탑뷰 시점에서 크게 느껴지지 않는다. 이런 부분 때문에 로딩이 길어지는 것은 좋은 모습으로 보기 어렵다. 게다가 메뉴 구성 등 전체적인 인터페이스도 시인성이 떨어지는데 처음 파티를 짤 때도 쉽지 않았다.

▶ "아쉽다, 아쉬워"

문창완: 입문하기에 어려운 감이 있다. 맵에서 어디 위치에 뭐가 있는지 알아보기 힘들고 인터페이스도 복잡하다. LoL처럼 아이템을 사는 것 대신 강화파츠를 적용한 것은 괜찮은 아이디어 같은데 직관적으로 보기 어렵다. 그래서 돈만 모이면 추천 빌드를 적용할 수 있게 했는데 이것은 편하긴 했다. 그래픽이나 타격감에는 불만이 나오지 않는다.

김찬홍: 상대 포탑을 치다가 경고음이나 경고 상태를 느끼기 쉽지 않다. 어느새 타워에 맞고 있고 죽어 있는 나를 발견했다. 심지어 내 상태도 화면 밑에 작게 있다 보니 내가 지금 어떤 상태인지 파악하는 게 쉽지 않다. 또 시야가 없는 상태에서 상대의 스킬을 갑작스럽게 맞는 경우도 많다.

김정우: 전반적으로 전장 동선이 너무 단순하다는 느낌이 들었다. 아직 경험이 적어서인지 부쉬에 숨거나 급습 후 빠지는 재미를 느끼지 못했다. 이동기나 상태이상 기술이 다양하게 있으면 좀 더 역동적인 전투가 가능할텐데 아쉽다. 새로운 변수를 위해 밤낮이 전환되게 한 것 같은데 이 때문에 오히려 동선에 더 제약이 생기는 것 같기도 하다.

문창완: 전투에서 1:1, 2:2 구도는 많이 나오는데 5:5 구도는 나오기가 힘든 느낌이고 맵이 회전이 안되는지 너무 남북 방향으로 시야가 고정돼 불편했다. 총 3개 어센던트를 해봤는데 1번, 2번 스킬이 너무 마음에 들지 않았다. 쿨타임(지연시간)이 너무 긴 느낌이다. 그리고 귀환하면 체력이 다 차는 LoL과 달리 가장 가까운 건축물로 이동하는데 체력 관리가 쉽지 않다.

문대찬: 어떤 캐릭터들은 유난히 패시브 스킬이 많기도 했다. 그리고 매치 시간도 지나치게 길었다. 재 봤더니 2분 30초 가량 나오던데 이 부분은 유저가 더 유입되지 않으면 오히려 악화될 것 같다. 솔직히 재미가 없었다. 어센던트 원 1시간보다 완주도 못한 '카트라이더' 3판이 더 재미있었다.

김찬홍: 긍정적인 부분은 있다. 길잡이 시스템은 초보 유저에게 도움이 될 것 같다. 미니언이 죽어도 잔여금이 있고 전투 라인마다의 특색이 달라 전략이 달라질 수 있다. 또 밤 지역 시스템 도입으로 빠른 게임 진행을 할 수 있다.

김정우: 기존 MOBA 게임들과 비교하지 않고 어센던트 원을 보면 아쉬운 점은 있지만 나름대로의 완성도는 보여줬다고 생각한다. 다만 어센던트 원 만의 매력이 크게 와닿지 않는 점이 아쉽다. 그리스 신화를 각색한 SF 디자인의 캐릭터와 배경 설정도 2000년대 흔히 찾아볼 수 있었던 느낌으로 다소 식상한 느낌을 지울 수 없다.

김찬홍: 최종적으로 느낀 점은 게임에 대해 정말 오래 숙지하면 즐길 수 있겠지만 그때까지 유저들이 어센던트 원을 지키고 기다릴 수 있을지는 모르겠다는 것이다. 무거운 게임을 해보고 싶다면 추천, 가벼운 게임을 원하면 비추천이다.

김정우/문대찬/문창완/김찬홍 기자 tajo@kuki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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