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절한 쿡기자] "휴대전화 에러 메시지조차 공포" 윤지오에겐 무슨 일이 있었나

"휴대전화 에러 메시지조차 공포" 윤지오에겐 무슨 일이 있었나

기사승인 2019-04-04 12:54: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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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절한 쿡기자] 故 장자연씨가 생전에 남긴 폭로 문건의 증언자이자 고인의 성접대 사건 목격자로 나선 동료 배우 윤지오(32)씨가 연일 불안감을 호소하고 있습니다. 타인의 휴대전화 에러 메시지조차 공포로 느껴지는 윤 씨에게는 무슨 일이 있었을까요.

4일 오전 윤씨는 자신의 SNS에 “저에게 온라인상에서 도움을 주신 분께서 곤욕을 치르고 계시는데 도무지 이해가 되지 않는다”며 몇 장의 메시지 캡처 사진을 게재했습니다. 캡처 사진 속에는 윤씨가 아닌 그를 돕고 있는 A씨의 휴대전화 바탕화면이 담겨 있는데, A씨의 휴대전화에는 ‘시스템 변경이나 사이버테러 등의 행위는 민형사상 책임을 추궁당할 수 있습니다“라는 메시지가 떠 있죠. 휴대전화를 사용하며 접해본 바 없는 메시지라고 말한 A씨는 윤씨에게 ”나한테 아무래도 지오님 돕지 말라는 메시지 아니겠나“라고 의문을 표했습니다.

윤씨 또한 불안감을 호소했습니다. “아프리카 방송을 본 후에 저런 메시지가 뜨는 경우가 있다고 하지만 제 방송은 아시다시피 겨우 100여명 정도의 인원이 시청한다”고 말한 윤씨는 “유명 방송인 경우에도 몇십만명이 보시는데 저런 경고성 메시지가 뜨는 경우가 없다”고 밝혔죠. 덧붙여 “이 글을 게재한 이후에도 본인 휴대전화를 캡쳐해서 보내주셨는데 해킹당하신 것 같다”며 윤씨는 “저를 위해 애써주시는 분에게까지 어려움과 위협을 가하는 것에 대해 정말 뭐라 할 말이 없다”고 전했습니다.

언뜻 보면 과대망상으로 보일 수 있습니다. 뜬금없이 시스템 메시지에 관해 위협을 가한다는 말이 이해가 안 될 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윤씨의 정황을 보면 이해가 갑니다. 윤씨는 故 장자연씨의 사건 증인으로 얼굴을 드러내고 나선 이후 증인에 대한 보호를 요청했으나, 정작 공권력의 제대로 된 보호를 받기는커녕 외면당한 정황만 있기 때문입니다.

지난달 30일 윤씨는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을 통해 거주지 출입문 잠금장치가 고장나는 등 불안한 상황에서 경찰이 보호를 위해 제공한 비상호출 스마트워치를 눌렀으나 출동은커녕 연락도 제대로 받지 못했다고 주장했습니다. 이에 관해 경찰 또한 신고에 관한 정상적인 조치가 이뤄지지 않았다고 답변했죠. 서울지방경찰청 원경환 청장은 이에 관해 1일 “112 신고 접수는 제대로 되지 않았으나 신고문자는 제대로 간 것으로 확인했다”며 “제때 문자를 보지 않은 직원은 조사해 엄중 조처하겠다”고 밝혔습니다.

하지만 윤씨는 이외에도 다른 이유를 들어 경찰에 대한 불신을 전했습니다. 지난 2일 윤씨는 유튜브 채널 ‘고발뉴스 뉴스방’에 출연해 “키가 크니 납치 가능성이 작다”는 취지의 발언을 과거 경찰로부터 들었다고 밝혔습니다. 경찰 초반 조사 당시 윤씨는 ‘밤엔 원래 안 나가긴 하지만 낮에도 무섭다’는 말을 경찰에게 했으나, 조사관은 윤씨에게 ‘키가 몇이냐’고 엉뚱한 질문을 했습니다. 이유가 기가 막힙니다. 윤씨가 키 173㎝이라고 답하자 조사관은 “(키) 170㎝ 이상은 납치 기록이 없다”며 “(키가 크면) 토막살인을 하기에도 힘들고, 시체를 유기하거나 폐기하기도 힘들다. 심지어 아킬레스건을 잘라서 피를 다 뽑아내는 것도 시간이 너무 걸린다”고 말했다는 것입니다. 키가 큰 사람은 납치하기 어려우므로 안 할 것이라는 답변. 과연 납치에 대한 공포를 호소하는 사람에게 적절한 답변일까요.

경찰은 윤씨 신변 보호를 소홀히 한 데 사과하면서 윤씨를 위한 신변 보호 특별팀을 꾸려 재발을 막겠다고 1일 밝혔습니다. 이에 따라 윤씨는 당분간 여경들이 24시간 교대로 밀착해 보호하는 수준의 신변 보호를 받지만, 글쎄요. ‘버닝썬’ 사태 이후로 계속해 신뢰를 잃은 경찰은 언제쯤 제대로 된 신뢰를 받을 수 있을까요. 

이은지 기자 onbge@kuki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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