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주 아파트 방화‧살인 사건 “범행 사전 계획 가능성 높다”

경찰 프로파일러 “지속된 피해망상에 분노감 극대화 범행 추정”

입력 2019-04-18 09:48:05
- + 인쇄

진주 아파트 방화‧살인 사건 “범행 사전 계획 가능성 높다”

지난 17일 새벽 발생한 경남 진주 아파트 방화‧살인 사건이 범행 사전에 계획했을 가능성이 높다는 경남경찰청 프로파일러 분석 결과가 나왔다.

이 사건을 수사 중인 진주경찰서는 18일 2차 보도자료를 내고 이같이 밝혔다.

경찰은 사건 발생 후 프로파일러 2명을 동원해 이 사건 피의자 안모(42)씨의 정신상태 등을 정밀 분석했다.

프로파일러는 “안씨가 정신질환 치료를 중단해 증상이 악화된 상태로 외양적으로 정상인처럼 보일 수 있으나 장시간 대화 시 일반적 대화가 불가능하다”고 설명했다.

또 범행 동기에 대해 “지속된 피해망상으로 인해 분노감이 극대화된 상태에서 범행한 것으로 분석된다”고 했다.

계획범죄 여부에 대해서도 ▲2~3개월 전 흉기를 미리 구입한 점 ▲사건 당일 원한을 갚는다는 생각으로 휘발유를 구입한 점 ▲방화 후 흉기를 소지하고 밖으로 나와 범행한 점 등으로 미뤄 범행을 사전에 계획했을 가능성이 높다고 분석했다.

안씨는 지난 17일 오전 4시30분께 진주시내 한 아파트 자신이 살던 4층 집에 불을 지른 뒤 대피하는 주민들에게 흉기를 마구 휘둘렀다.

안씨가 휘두른 흉기에 12살과 18살 여학생 등 5명이 숨졌다.

하루가 지난 이날 현재 연기를 마신 부상자가 2명 더 늘어 이 사건 부상자는 총 15명이다.

이 가운데 3명은 중상이다.

경찰은 안씨가 조사 과정에서 ‘심각한 문제를 일으킨 사실은 알고 있고 잘못한 부분은 사과하고 싶다’고 진술했다고 전했다.

사건 당일 안씨의 행적을 추적한 경찰은 17일 0시51분께 흰 말 통을 들고 밖에 나갔다가 오전 1시23분께 셀프 주유소에서 휘발유를 구입하고 1시50분께 흰 말 통을 들고 안씨가 귀가한 사실을 확인했다.

경찰은 안씨에 대해 살인 등의 혐의로 구속영장을 신청했다.

안씨의 구속 여부는 이날 오후 결정된다.

이후 경찰은 신상공개위원회를 열어 안씨 신원 공개 여부를 결정할 방침이다.

경찰은 이날 경남도 등 관계기관과 피해자‧유가족 지원 대책 회의를 진행하는 한편 피해자 보호반을 꾸려 피해자와 유가족 심리상담 등을 지원하고 있다.

이 사건 유족들은 "지속된 안씨의 위협적인 이상행동에 피해자들이 불안에 떨며 경찰에 수차례 신고했지만, 별다른 조처가 없었다"며 "이번 사건은 경찰과 지자체 등 소극적 대처로 관계기관이 방치해 빚어진 인재(人災)"라고 지적했다.

진주=강승우 기자 kkang@kukinews.com

기사모아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