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 달 뒤 계약만료”… ‘근로자의 날’ 서러운 국립대병원 파견노동자들

文대통령 공공기관 비정규직 정규직화 약속 공염불… 노동자들, 고용안정 보장 요구

기사승인 2019-05-01 05: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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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일 근로자의 날을 맞아 보건의료계의 고용안정에는 몇 점을 줄 수 있을까? 

2017년 5월12일 문재인 대통령은 인천공항공사를 방문했다. 이날 문 대통령은 “공공부문부터 임기 내 비정규직 제로 시대를 열겠다”고 약속했다. 사흘 뒤 정부는 공공기관 내 비정규직 직원 실태조사를 실시를 시작으로, 공공부문의 정규직 전환을 위한 각종 사전 작업에 착수했다. 그해 9월에는 박근혜 정부가 ‘쉬운 해고’와 ‘취업규칙 일방 변경’을 허용한 지침도 폐기됐다. 

그러나 ‘노동이 꽃피는 시대’의 도래는 경제 위기로 위축되고 있다. 정부의 강력한 ‘드라이브’가 주춤한 사이, 공공기관 비정규직의 정규직 전환은 차일피일 미뤄지고 있는 실정이다. 특히 기타공공기관인 국립대병원의 경우에는 의료기관의 특수성과 소관부처인 교육부의 침묵으로 유독 정규직 전환이 더딘 형편이다.    

“두 달 뒤 계약만료”… ‘근로자의 날’ 서러운 국립대병원 파견노동자들

근로자의 날을 하루 앞둔 4월30일 오전 서울 혜화의 서울대병원에는 생경한 천막이 들어섰다. 천막농성을 위해 3개 노동조합이 만든 것. 전국보건의료산업노동조합·전국공공운수노동조합·전국민주일반노동조합연맹 등은 ‘국립대병원 파견용역직 상반기 내 직접고용 전환 완료를 위한 3개 산별연맹 동시 천막농성 돌입 및 공동파업투쟁’에 돌입했다. 

참고로 공공기관의 비정규직은 크게 임시직 등으로 직접고용한 경우와, 파견 및 하청 업체 등을 통해 간접고용한 경우로 나뉜다. 

이들은 “정부가 공공기관 비정규직 제로시대를 선언한 지 2년이 되도록 5000여명의 국립대병원 간접고용 비정규직 노동자들은 여전히 희망고문을 당하고 있다”며 울분 섞인 외침을 쏟아냈다. 그리고 “서울대병원은 ‘정규직 되면 파업할까 봐 무서워서, 정권이 바뀌면 다시 비정규직 정책이 바뀔 수 있다’ 등의 기가 막힌 이유로 직접고용을 거부하고 있다”며 “타 국립대병원들은 ‘서울대병원이 자회사를 추진하고 있기 때문에 직접고용으로 전환할 수 없다’며 눈치를 보고 있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IMF 이후 병원들은 핵심 및 비핵심 업무로 나눠 가능한 한 많은 업무를 외주화시키며 이윤을 뽑아냈고, 이때 위험도 외주화됐다”며 “병원 비정규직의 정규직화는 이런 지난날을 반성하고 환자들이 믿고 이용할 수 있는 안전한 병원으로 ‘되돌리자’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앞서 보건의료노조를 비롯해 공공운수노조와 민주일반연맹 등은 국립대병원 간접고용 비정규직의 정규직 전환을 요구하며 교육부 앞 천막농성, 청와대 앞 1인 시위, 청와대 앞 집회 등을 진행해왔다. 이들은 6월말을 기한으로 정규직 전환 완료를 성사시키겠다는 목표를 세워두고 있다. 당장 오는 7일부터 각 국립대병원에서는 천막농성이 시작된다. 21일에는 공동파업도 예고됐다. 

국립대병원의 소관부처인 교육부는 이러한 요구에 대해 이렇다 할 입장을 내놓지 않고 있는 사이 병원 노동자들은 “고용안정을 보장하라”는 기약 없는 싸움을 계속하고 있다.  

김양균 기자 angel@kuki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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