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키인터뷰] 위너와 이너서클이 만든 ‘우리’

위너와 이너서클이 만든 ‘우리’

기사승인 2019-05-17 07: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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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룹 위너의 리더 강승윤은 5년 전 데뷔 티저를 촬영하러 간 미국 뉴욕 타임스퀘어에서 CD를 강매당했다. 거리의 음악가들이 그의 손에 CD를 쥐여주면서 팁을 요구한 까닭이었다. 강승윤은 아무것도 녹음되지 않은 CD 다섯 장을 200달러나 주고 샀다. 정식 데뷔를 앞두고 있던 사회초년생에게 뉴욕은 눈 뜨면 코 베어 가는 세상이었다.

위너는 지난 1월 다시 뉴욕을 찾았다. 북미 투어를 위해서였다. 강승윤은 CD를 강매당한 타임스퀘어에서 또 한 번 거리의 음악가들을 만났다. “이번엔 매몰차게 사양했어요. 복수 아닌 복수였죠.” 지난 16일 서울 국제금융로 콘래드호텔에서 만난 강승윤은 이렇게 말하며 웃었다. 함께 자리한 위너 멤버들은 “데뷔 티저를 찍으러 뉴욕에 갔을 때 ‘우리가 이런 데서 공연할 수 있을까’라는 대화를 나눈 적 있다. 공연을 위해 뉴욕에 다시 갔을 땐 금의환향한 기분이었다”며 감격스러워했다.

미국 7개 도시를 순회하는 바쁜 일정 속에서도 위너는 틈틈이 노래를 만들었다. 덕분에 ‘밀리언즈’(Millions) 활동 후 5개월여 만에 새 미니음반 ‘위’(WE)를 낼 수 있었다. 타이틀곡 ‘아 예’(Ah Yeah)는 지난 15일 오후 6시 공개되자마자 주요 온라인 음원사이트의 실시간 차트에서 1위를 차지했다. 강승윤은 “1위를 기대하긴 했지만 예상은 못했다”며 “누구보다 팬들에게 가장 감사하다”고 말했다.

‘아 예’는 영화 ‘연애의 온도’에서 영감을 받아 만들어진 노래다. 강승윤은 ‘어떤 관계는 깨끗하게 끝내는 것이 해피엔딩일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어 이 곡의 주제를 메모해뒀다. 자신의 솔로 음반에 담으려고 발라드곡으로 멜로디를 썼다가, 이별 이야기를 발라드에 담는 것이 빤하게 느껴져 작업을 미뤄왔다. 그는 “이별 노래를 우리만의 밝은 에너지로 표현하니 신선하게 들렸다”며 만족스러워했다. YG엔터테인먼트의 총괄 프로듀서인 양현석도 ‘너희들이 노력한 덕분에 좋은 결과물이 나온 것 같다’는 칭찬을 건넸다고 한다.

송민호는 수록곡 ‘동물의 왕국’ 프로듀싱을 진두지휘했다. “여우 같은 여인”에 빠진 자신의 모습을 “곰 같은 놈”에 비유한 노래다. 송민호는 “‘월월’ ‘아우’ 같은 동물들의 울음소리를 우리가 직접 녹음해 재밌는 노래”라고 소개했다. 이 외에도 짝사랑할 때의 애타는 마음을 담은 ‘몰라도 너무 몰라’, 이별의 그리움을 표현한 ‘붐’(BOOM) 등의 신곡과 앞서 발매한 ‘에브리데이’의 리믹스 버전, JTBC ‘투유 프로젝트 – 슈가맨2’에서 부른 ‘첫사랑’이 음반에 실린다.

“판타지가 아닌, 현실적인 이야기와 감정을 노래에 담았어요. 음반을 들으시면서 ‘이 친구들도 우리와 비슷한 감정을 느끼는구나’라고 생각하실 수 있도록요. 앞으로의 음반에서도 이런 기조는 이어가려고 해요. 쉽게 공감할 수 있는 이야기를 하되, 장르나 테마에 변화를 줘서 신선하게 다가가고 싶어요.”(강승윤)

[쿠키인터뷰] 위너와 이너서클이 만든 ‘우리’위너는 음반뿐만 아니라 방송 활동도 활발하다. 특히 송민호는 tvN ‘신서유기’ ‘강식당’ 등에 출연해 예능 대세로 주목받았다. 그는 “예능인과 뮤지션 사이의 이미지 괴리 때문에 고민했던 적도 있다”면서도 “결국 어느 분야에서든 내가 최선을 다하면 대중도 알아봐 주실 것이란 생각이 들었다”고 털어놨다. 최근엔 tvN ‘강식당2’ 촬영을 마치고 돌아왔다. 송민호는 “데뷔 전부터 절친했던 피오(블락비)가 이번 시즌에 합류한다. 예능감이 뛰어나 약간의 위기감을 느꼈다”면서 “피오의 활약을 기대해주시길 바란다. 물론 나의 활약을 더욱 기대해주시면 좋겠다”고 너스레를 떨었다.

위너는 올해 하반기 또 한 장의 음반을 내는 것을 목표로 한다. 가능하다면 하반기에 낼 음반과 이번 음반과 묶어 정규 3집을 만들고 싶단다. 멤버들은 전날에도 작업실에 나가 노래를 만들었다. ‘릴리 릴리’(Really Really), ‘에브리데이’(Everyday), ‘러브 미 러브 미’(LOVE ME LOVE ME) 등 발표하는 노래마다 1위할 수 있었던 건 이런 성실함 덕분이다. 강승윤은 “팬들이 곁에서 우리를 지탱해주신 덕분에 여기까지 올 수 있었다”고 공을 돌렸다. 이들에게 팬클럽 이너서클은 ‘다섯 번째 멤버’ 같은 존재다. 멤버 탈퇴와 긴 공백 등 힘든 시기를 함께 견뎌내서다.

“음반의 부제가 ‘위 오어 네버’(We or Never)에요. ‘우리’가 아닌 혼자였다면 여기까지 올 수 없었다는 의미죠. 그리고 ‘우리’라는 울타리 안에는 팬들도 있어요. 팬들과 위너가 같은 방향을 바라보고 있다고 느낄 때 ‘우리는 하나’임을 절감하죠. 저희가 음악을 통해 팬들을 행복하게 만들어주고 싶어 하듯, 팬들은 자신들의 응원으로 우리가 행복해지길 바라거든요. 이렇게 서로 위해주는 관계가 ‘우리’인 거죠.”(강승윤)

이은호 기자 wild37@kuki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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