총파업 결의한 우체국 집배원…실태조사 살펴보니 “12시간 일하고 휴식 30분”

기사승인 2019-06-25 13:33:27
- + 인쇄

우체국 집배원들이 소속된 전국우정노동조합이 내달 9일부터 총파업에 들어가기로 결의했다. 우정노조의 전면 파업은 지난 1884년 개화기에 우정총국이 설치된 이후 135년만에 처음이다.

우정노조는 25일 서울 여의도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조합원들의 압도적인 찬성으로 투표가 가결됐다”면서 전날 실시한 총파업 찬반투표 결과 찬성률이 92%로 나타났다고 밝혔다. 우정노조는 “우정사업본부와 정부가 전향적 대책을 제시하지 못한다면 내달 6일 총파업 출정식에 이어 9일 우정사업 역사상 처음으로 총파업을 시작할 것”이라고 말했다.

우정노조 측은 “쟁의행위 압도적 찬성은 중노동 과로로 죽어가는 집배원을 살려 달라는 조합원의 열망이 그만큼 뜨겁다는 의미”라면서 “집배원 죽음의 행렬을 멈추려면 2000명의 인력 증원이 필요하다. 조합은 더 이상 죽어가는 집배원을 지켜볼 수 없다”고 목소리 높였다.

집배원 절반 이상이 파업에 참여하게 되면 우편과 등기, 택배 업무에 차질이 빚어지는 등 우편 대란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우정노조의 요구사항은 집배원 2000명 증원과 주5일제 합의다. 지난 19일 충남 당진우체국에서 일하던 40대 집배원이 숨진 채 발견됐다. 사인은 뇌출혈이었다. 지난달에는 충남 공주 우체국 소속의 30대 집배원이 사망했다. 올해에만 숨진 집배원은 9명째다. 

총파업 결의한 우체국 집배원…실태조사 살펴보니 “12시간 일하고 휴식 30분”‘집배원 노동조건 개선기획추진단’(이하 추진단) 지난해 10월 발표한 실태조사 결과에 따르면 집배원들의 연간 노동시간은 2745시간이다. 한국 임금노동자 평균인 2052시간보다 700시간가량 많은 수치다. 집배원의 산업재해율은 소방관(1.08%)보다 높은 1.62%로 조사됐다.

추진단이 파악한 내용에 따르면 집배원들의 하루 평균 노동시간은 11.3시간이고 제대로 파악되지 않은 노동시간까지 고려하면 12시간정도다. 노동시간 상위 10% 우체국의 집배원 경우 하루 평균 근무시간은 14.9시간에 달했다. 쉬는 시간은 34.9분에 불과했다.

또한 추진단은 집배원들이 심장질환, 뇌혈관 질환 위험이 높고 특히 당뇨 질환 위험 수준이 상당하다는 결론을 내렸다. 노동강도가 높아 피로를 유발하고 유발된 피로가 심장에 과부하를 일으키는 기전이 유력하다는 분석이다. 또한 오토바이를 타고 이동하며 차량의 매연을 마시며 작업하는 과정에서 만성폐쇄 성폐질환과 같은 호흡기질환의 위험이 높아지며 이들 질환의 위험이 높음을 확인할 수 있었다고 보고서에 명시했다. 그리고 주 52시간 법 준수를 위해서는 2853명을 증원해야 한다고 권고했다.

우정사업본부는 지난해 국회에 1000명 증원을 요청했지만 거절당했다며 예산이 부족하다는 입장만 고수하고 있다.

우정사업본부는 우정노조가 총파업을 결의하자 이날 보도자료를 내고 “내달 9일 파업이 일어나지 않도록 남은 기간 우정 노조와의 대화를 지속해 최대한 조속히 합의를 이끌어낼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정진용 기자 jjy4791@kukinews.com

기사모아보기
친절한 쿡기자 타이틀
모아타운 갈등을 바라보며
오세훈 서울시장이 역점을 둔 도시 정비 사업 중 하나인 ‘모아타운’을 두고, 서울 곳곳이 찬반 문제로 떠들썩합니다. 모아타운 선정지는 물론 일부 예상지는 주민 간, 원주민·외지인 간 갈등으로 동네가 두 쪽이 난 상황입니다. 지난 13일 찾은 모아타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