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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 케어가 병원 쏠림 원인?...醫-政 입장차

정부, 정책-쏠림 현상 간 상관관계 부인

유수인 기자입력 : 2019.06.26 04:00:00 | 수정 : 2019.06.25 21:33:54

건강보험 보장성 강화 정책인 ‘문케인 케어’ 시행으로 인해 대형병원 환자 쏠림 현상이 심화됐다는 의료계의 지적이 제기됐다. 이에 정부는 의료전달체계 개선에 대한 필요성은 공감하면서도 정책과 쏠림 현상 간 상관관계는 부인했다.

김계현 의료정책연구소 연구위원은 25일 대한의사협회가 주최‧주관해 개최한 ‘문케어(보장성 강화) 중간점검 토론회’에서 정책 시행 이후 나타난 의료전달체계의 문제점을 지적했다.

김 위원은 국민건강보험공단의 요양급여기관 종별 진료비 점유율 변화를 분석한 결과를 공개하며 “종합병원급은 2015년 31.1%, 2016년 32.7%, 2017년 32.0%, 2018년 34.3%로 증가세를 보였으나, 병원급은 같은 기간 17.5%, 2016년 17.1%, 2017년 17.4%, 2018년 16.9%로 감소했다”고 설명했다.

그는 “의원급도 2015년 28.5%, 2016년 27.8%, 2017년 28.3%, 2018년 27.5%로 줄었다”고 말했다.

김 위원은 “특히 빅5 병원의 요양급여비 규모는 전년대비 25.7% 증가했다”며 “그러나 이는 예견된 상황이다. ‘보장성 강화 정책 시행 이후 의료기관 이용변화 조사’에서 국민들은 이용하고 싶은 의료기관 1위로 ‘종합병원 이상 의료기관’을 꼽았다”이라고 강조했다.

그에 따르면 의료정책연구소가 지난해 1월 일반국민 1000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당시 동네의원을 이용하고 있는 환자는 65.7%였다. 그러나 문케어 시행 이후에는 종합병원 이상 의료기관을 이용하고 싶다는 응답률이 75.9%에 달했다. ‘동네의원으로 바꿀 의향’을 묻는 질문엔 응답자가 없었다.

김 위원은 “대형병원 환자 쏠림 현상이 심화되면 더 중한, 더 필요한 환자의 의료서비스 제공이 지연될 수 있다. 낮은 비용으로 치료가 가능한 환자가 비싼 치료를 받을 가능성도 높아지고, 비정상적인 의료이용의 관행이 양산될 수 있다”며 “또 연구, 교육 등 대형병원 본연의 업무가 저해될 수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비급여의 전면 급여화’, ‘선택진료비 부담 완화’, ‘병원비 부담 없는 든든한 나라’ 등 정부가 홍보하는 보장성 강화 정책은 대형병원의 문턱을 낮추는 길이다. 상급종합병원의 본인부담비를 상향하고, 병원급 외래에 차등수가제 등을 적용해야 한다”며 “또 의료이용합리화를 위해 진찰료 등을 현실화하고, 의뢰-회송제도 개선방안을 모색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날 패널로 참석한 박진규 대한지역병원협의회 공동회장은 상급종합병원 쏠림 현상으로 인해 지역 내 중소병원의 운영이 어려워지고, 이러한 상황이 인력난으로 이어져 지역 간 의료격차가 심화될 수 있다고 꼬집었다.

그에 따르면 건강보험공단의 ‘2018년 건강보험 주요통계’ 자료 분석 결과, 지난해 건강보험 총 진료비는 77조6583억원이었고 이중 18.1%(14조332억원)를 42개 상급종합병원이 가져가 전년 대비 25%이상 늘었다. 상대적으로 종합병원, 일반 병원, 요양병원의 진료비는 각각 14%, 10%, 8% 상승했다.

빅5 병원인 삼성서울병원, 서울대병원, 서울성모병원, 서울아산병원, 세브란스병원의 요양 급여비 비율은 전체 의료기관에 지급된 요양급여비 중 8.5%에 달했고, 전체 42개 상급종합병원의 총 진료비에서 빅5 병원이 차지한 비중도 35.5%에 달했다.

박 회장은 “빅5 병원의 진료량 증가는 의료전달체계가 제대로 작동하지 않고 있음을 의미하는 것이다”라며 “특히 빅5병원은 모두 서울에 있으며, 여타 지역의 대학병원과도 현격한 진료량의 차이를 보여준다. 이는 지방 환자들이 치료를 위해 빅5 병원을 찾는다는 것으로, 의료의 수도권 집중이 진행되고 있음을 의미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대형병원들은 환자를 의뢰받은 병원으로 돌려보내지도 않고 있다. 문재인 케어 이전에 대형병원 선호를 억제하고 의료 전달체계를 그나마 유지하게 하는 중요한 장벽이 ‘비용’이었음을 고려한다면, 보장성 강화 정책은 대형병원 집중을 가속화시킬 것”이라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빅5 병원으로의 집중은 진료비 문제와 더불어 인력의 문제도 동시에 유발한다. 상급종합병원이 병상을 증설하고, 의료 질관리를 포함한 각종 정책에 따라 인력을 수급할 때 비수도권 의료 인력 역시 이들 병원으로 이동하는 연쇄파급효과를 보인다”며 “수도권 집중은 지방으로 갈수록, 특히 군단위, 읍면단위로 갈수록, 병원 규모가 작을수록 영향을 더 많이 받게 된다”고 우려했다.

이에 손영래 보건복지부 예비급여과장은 문재인 케어 시행으로 인해 상급종합병원 쏠림 현상이 심화됐다는 주장은 사실관계 확인이 어렵고, 다만 이달 중에 의료전달체계 개선방안을 마련해 의료계와 논의를 시작하겠다고 밝혔다.

손 과장은 “현재 의료계는 건강보험공단의 통계를 인용해 작년 상급종합병원 진료비가 전년 대비 25% 증가했다고 주장하고 있다. 정말 진료비가 25% 증가했다면 큰일이다”라며 “하지만 공단의 통계 자료는 진료비를 심사하고 지급했을 때를 기준으로 한다. 진료 시점을 기준으로 하면 진료비는 약 11% 증가한 것으로 나온다. 동네 병원도 11% 증가했고, 의원급 의료기관도 비슷하게 나온다”고 설명했다.

그는 “자세한 분석을 위해 학계 쪽에 자료를 요청했다”며 “우선 조사를 하고 발표를 하겠지만, 보장성 강화 정책 시행 이후 쏠림 현상이 악화되고 있다는 근거는 못 찾겠다. 그러나 의료전달체계 개편은 필요하다”고 말했다.

손 과장은 이어 “작년에도 의료전달체계 개선 논의를 진행했지만, 의료계 간 합의가 안 됐다”며 “정부는 이달 안에 중장기적인 안을 마련해 의료계와 다시 논의하는 것이 좋을 것 같다고 보고 있다. 논의가 시작될 때 의료계가 적극적으로 참여해줬으면 좋겠다”고 희망했다.

그러면서 “보장성 강화 정책 시행 이후 각계에서 의료전달체계, 재정 등의 우려와 문제를 제기하고 있다. 정부는 하반기 중에 중간평가를 진행하고 그 결과를 토대로 문제가 있는 부분은 수정할 계획”이라고 전했다.

유수인 기자 suin92710@kuki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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