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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실 못 따라가는 일방통행 실내 공기질 관리정책

법 규정 개정 후 현장의견 무시에 공문조차 외면… 환경부 향한 비난 쏟아져

오준엽 기자입력 : 2019.06.26 01:00:00 | 수정 : 2019.06.26 13:24:23

미세먼지 낀 서울 전경 <사진=연합뉴스>

오는 7월 1일부터 어린이집, 노인요양시설, 산후조리원, 의료기관 등 다중이용시설 내 공기질 관리기준이 바뀐다. 환경부는 지난해 10월, 미세먼지 대책이라며 규제를 강화하는 내용의 ‘실내공기질관리법’ 시행령과 시행규칙을 개정했다.

이에 따르면 전체면적 2000㎡(구 605평) 이상이거나 100병상 이상인 의료기관은 1년에 1번 공기의 질을 측정해 미세먼지(PM 10)는 당초 100㎍/㎡ 이하보다 낮아진 75㎍/㎡ 이하로 유지해야한다. 권고수준이었던 초미세먼지(PM 2.5)는 35㎍/㎡ 이하로 유지해야한다. 의무다. 어기면 과태료도 있다.

문제는 관련법령 개정이 현실을 제대로 반영하지 못했다는 점이다. 단적으로 메르스 이후 의료기관의 실내 공기질 관리방안 마련을 위한 위원회 자문위원으로도 참여했던 한 건축공학과 교수는 “불시검문의 결과는 하늘에 맡겨야할 판”이라고 진담 섞인 농담을 던질 정도다. 바깥날씨가 춥거나 미세먼지 농도가 짙은 날 불시검문이라도 오면 법 위반으로 걸릴 수도 있어서다.

이 뿐만이 아니다. 심지어 25일, 많게는 수억원을 들여 시설확충을 하거나 건물 개·보수를 해야 할 상황에 놓인 의료기관들이 대책을 고민하기 위해서라도 개정사항이나마 제대로 알아야겠다며 마련한 설명회 자리에 환경부 담당공무원은 전날 갑작스레 불참의사를 밝히고 나타나지 않았다. 

작게는 공기 질을 확인하기 위해 6시간에서 24시간으로 늘어난 측정시간에 따른 결과값 산출방식부터, 새 기준에 맞춰 병원 내 공조시설에서 사용해야할 필터의 적정성에 대한 검사기관이나 인증기관의 유무, 건물을 임대해 사용하는 경우 공기 질의 관리주체 등 의료기관 담당자들의 의문은 물을 곳을 잃고 해소되지 못했다. 

이와 관련 설명회에 참석한 한 병원계 관계자는 “현장의 상황이나 현실은 고려하지 않은 채 의견은 듣지도 않고 덜컥 법부터 바꾼 뒤 어기면 처벌하겠다는 것은 공권력의 횡포 아니냐”면서 “심지어 학교나 어린이집에는 공기청정기를 놔주겠다는 등의 지원책이라도 내놓고 있지만 의료기관에겐 아무것도 없다. 관심도 없고 신경도 안 쓰는 것 같다”고 답답함을 토로했다.

또 다른 병원계 관계자는 “어린이집이나 학교는 공기청정기라도 설치하면 어찌 해결된다지만 병원 병실이나 진료실, 공간마다 공기청정기를 놓을 수도 없고, 천정을 모두 뜯고 공조시설을 바꿀 수도 없는 의료기관들의 상황을 생각해서라도 질문에 대답은 들려줘야 하는 것 아니냐”며 환경부의 외면에 날을 세우기도 했다.

설명회를 주관한 대한병원협회 관계자조차 “갑작스레 바뀐 법 때문에 의료기관들의 혼란이 크다. 미세먼지가 사회적 문제가 돼 급하게 대책을 마련하며 현실이나 여파에 대해서는 고려하지 못한 듯하다”면서 “갑작스레 참석을 취소하질 않나 시행 유예나 지원에 대한 협회의 공식적인 의견과 질문에도 묵묵부답”이라고 불편한 심기를 드러냈다.

한편, 의료계의 날 선 반응은 어제 오늘 일이 아니다. 법령 개정 후인 지난 3월 20일, 대한의사협회와 대한지역병원협의회는 의료기관에 대한 미세먼지 기준강화는 무책임한 탁상행정의 전형이라며 비난을 쏟아냈다. 국가가 해야 할 일을 민간 의료기관에게 전가하고 그 책임까지 지우는 행위라는 지적이다. 이 같은 비난과 요구에도 환경부는 지금까지 응답하지 않고 있다.

오준엽 기자 oz@kuki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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