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홍구 창업칼럼] 2020년 최저임금 8590원, 창업시장 큰 위기 벗어나

기사승인 2019-07-12 16:06: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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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홍구 창업칼럼] 2020년 최저임금 8590원, 창업시장 큰 위기 벗어나글‧이홍구 한국창업트렌드연구소장

8590원. 많은 사람의 관심을 끌었던 2020년 최저임금이 올해보다 2.9% 올라간 8590원으로 결정이 됐다.

12일 새벽, 최종적으로 노동자위원들이 제시한 8880원 안과 사용자위원들이 제시한 8590안을 표결에 부친 결과, 15명의 위원이 8590원을 선택. 2년 연속 두 자릿수 인상 후 한 자리 인상에 머무르게 됐다. 이는 1998년 최저임금 인상률 2.7%와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직후인 2010년 2.75% 이후에 가장 낮은 인상률이다.

이로써 문재인 정부의 소득주도 성장론의 동력도 주춤하게 됐다.

최초 노동계는 2020년 최저임금을 올해보다 19.8% 인상한 1만 원을, 경영계는 오히려 올해보다 4.2% 삭감한 8,000원을 협상 카드로 제시한 이후 진통을 거듭한 끝에 각각 9570원과 8185원으로 한발씩 물러났지만, 차이가 여전히 컸었다.

밤사이 어떠한 협상이 오갔을까. 양측 모두 원하는 결과를 얻지 못했지만 결국, 경영계 측의 판정승으로 2020년 최저임금 협상은 끝이 났다.

이로써 소상공인들과 자영업자들은 인건비 증가의 두려움에서 한시름을 놓게 됐다. 

사실, 현재의 자영업 현실을 잘 아는 사람이라면 애초 1만 원의 최저임금은 실현 불가능하다는 것을 안다. 어려운 경제 상황이 지속되는 가운데 이미 경쟁력이 없거나 매출이 저조한 사업장은 폐업 했고 지금도 가게를 팔기 위해 매물로 내놓은 자영업자는 많지만 이마저도 창업을 하려는 예비창업자가 과거에 비해 적어 매물도 잘 팔리지 않고 있다. 

‘상가임대’ 광고물이 부착된 공실은 눈에 띄게 더 늘어나고 있다. 이렇듯, 불황 속 위기감이 감도는 창업시장에서 최저임금 인상이 자영업자들에게 주는 압박은 생각보다 크다.

그렇다면 2020년 최저임금 1만 원이 자영업자들에겐 어떤 의미인지 쉽게 풀이했다.

음식점 운영을 예로 들어본다. 음식점의 인건비는 업종과 업태마다 다르지만, 일반적으로 매출 대비 약 20% 내외이다.

예를 들어보자. 3000만원의 매출을 올리는 음식점의 인건비는 600만원이 된다. 여기에 내년도 인건비가 약 20%(19.8%) 추가로 인상될 경우 720만원의 인건비가 지출되는 것이다. 올해보다 120만원의 경비가 추가로 발생되는 셈이다.

이는 매출의 약 4%에 해당하는 수치이다. 그렇다면 재료비, 인건비, 월세, 공과금, 카드수수료, 부가세 등의 모든 비용을 빼고 (감가상각비와 지급이자 등 영업외비용을 제외하지 않아도) 약 20%의 수익률을 기대하던 음식점은 결국 16%의 수익률이 되어 수익성 악화로 이어질 수밖에 없다.

최저시급 1만원은 2017년 6470원에 비해 3년 만에 55%가 인상되는 금액이다.

이때, 자영업자가 선택할 수 있는 방법은 영업이익이 낮아지는 상태를 그대로 겸허히 받아들이거나 직원을 해고하고 자영업자가 더 많은 노동을 하는 것. 이도 저도 아니면 폐업을 선택할 수밖에 없게 된다.

결국 경기 활성화나 영업이익을 늘리는 특별한 대책 없는 최저임금 인상은 폐업률을 높이고 고용되었던 종업원들의 일자리도 잃게 만들 수 있다. 이미 작은 가게들까지도 ‘키오스크’라고 불리는 무인 주문기에게 사람의 자리를 빼앗기고 있기 때문에 향후 일자리를 구하는 건 더욱 어려워질지도 모른다. 

통계청이 지난 10일 내놓은 2019년 6월 고용동향에 따르면 ‘고용원이 있는 자영업자’는 1년 전보다 7.6% 감소한 153만6000명, ‘고용원이 없는 자영업자’는 전년 대비 3.2% 증가한 417만명으로 나타났다. 이 결과는 현재 대한민국의 자영업 상황을 잘 반영한 수치다.

또 공실이 지속적으로 발생하게 되면 상가와 건물 등의 부동산을 구입한 투자자들의 투자수익률도 감소하게 되어 전반적으로 경제적 위기를 맞게 될지도 모르는 일이다.

결론적으로, 2020년 최저임금은 큰 폭의 인상 없이 일단락됐다.

최저임금으로 생계를 이어가거나 어려운 환경 속에서 학업과 일을 병행하는 대학생들로선 아쉬움이 남을 일이다.

반면 소상공인과 자영업자로선 최악의 순간을 피하게 됐다.  중요한 것은 올해에 이어 내년에도 인건비는 오른다는 사실이다. 이제 자영업자와 창업자는 급변하는 자영업 시장에 슬기롭게 대비해야 한다.

경쟁력을 키우기 위한 성공사례 벤치마킹, 독서, 창업교육, 상품‧메뉴개발, 커뮤니티활동 등의 적극적인 자기계발의 노력을 통해 반드시 살아남는 자영업자가 되기를 바란다.

창업시장이 살아야 대한민국 경제가 살아난다. 근로자도 자영업자도 우리의 가족이고 이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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