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규모 공원개발 PF사업에 꽂힌 증권사

도심 내 쾌적한 환경 속 주택공급 이점...절차 복잡하고 토지주 반발 변수

기사승인 2019-07-18 05: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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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쾌적성’을 선호하는 주거 트렌드에 따라 공원 인접 혹은 공원 내 아파트가 들어서는 공세권 단지가 실수요자들로부터 관심을 끌고 있다. 때문에 건설사들과 시행사 그리고 증권사들도 공원부지를 매입해 짓는 부동산 사업에 적극적으로 참여하고 있다. 구도시 외곽에 있는 택지지구가 아닌 도심 내에 주택공급을 할 수 있고, 주거 환경도 쾌적하다는 이유에서다. 

특히 국내 주요 증권사들은 인천, 수원 등 수도권과 일부 지방에서 추진하는 민간공원 특례사업에 PF(프로텍트 파이낸싱) 주선자로 나서고 있다.

18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자기자본 4조 이상의 대형 증권사들 다수가 도시공원 개발 사업에 대한 PF주관사로 참여하고 있다. 이 가운데 미래에셋대우·KB증권·NH투자증권 컨소시엄은 인천 무주골공원 내 공동주택 조성 사업 PF주관사에 나섰다. 

해당 사업은 인천시 연수구 선학동 산 21-4 일대에 지하 2층~지상 27층 9개동 886가구 규모의 공동주택 및 근린생활시설을 신축 분양하는 것이다. 한화건설이 시공사를 맡고 있고,  분양하는 사업으로, 무주골파크가 사업의 시행에 한화건설이 시공을 맡는다. 

 앞서 인천시는 2015년 제안서 접수 공고를 시작으로 무주골 공원 특례사업을 추진했고, 3년 만에 사업을 확정했다. 

사업 시행사는 총 950억원 한도의 자금을 조달할 예정이다. 금융 주관사인 증권사들은 SPC(특수목적법인)을 통해 450억원에 달하는 대출채권을 조달하게 된다. 

부동산PF사업에 적극적인 한국투자증권도 인천 연희공원(인천시 서구 연희동 산127-1번지) 조성사업에 금융주선 및 리스크 관리를 맡았다. 한국투자증권은 SPC를 통해 PF금융주선을 맡은 것과 함께 사모사채 인수확약까지 담당하고 있다. 사모사채 인수확약은 이란 SPC가 발행한 자금이 상환되지 못할 경우 사모사채를 통한 자금을 전달하는 것을 의미한다. 즉 한투증권은 자금 조달 및 상환 리스크까지 함께 짊어지고 있는 셈이다. 

중형 증권사들도 근린공원 부동산 PF사업에 적극적으로 참여하고 있다. 유진투자증권은 강원도 원주시 명륜동 산 31번지 일대에 위치한 원주 중앙근린공원 내 주택사업 조성에 PF주관사를 맡았다. 해당 사업은  지하 4층~지상 28층 규모의 공동주택 28개동 2656가구 규모에 달하는 공동주택(아파트) 신축 사업으로 포스코건설이 시공사로 참여했다. 유진투자증권은 SPC를 통해 220억원에 달하는 자금(대출채권)을 마련하며 리스크(사모사채 인수확약)까지 담당한다.

이밖에 교보증권도 전라남도 순천시 민간공원조성(삼산공원) 특례사업에 200억원에 달하는 PF주선을 맡았다. 이 사업은 전라남도 순천시 용당동 174번지 일대 사업부지에 공원을 조성하고 잔여 부지에 공동주택(아파트)를 조성하는 민간공원조성 특례사업이다. 시공사는 한양이 참여하고 있다. 

공원 내 아파트 단지 조성 사업에 주목받는 것은 최근 ‘숲세권’을 선호하는 주거 트렌드, 택지지구가 아닌 구도심 내에 위치한 입지 조건 등이 영향을 미친 것으로 분석된다. 

실제 몇 해 전부터 아파트 분양 시장 분위기가 실수요자 위주로 개편되면서 환경 및 입지 등을 고려한 단지들이 주목받고 있다. 주택산업연구원이 지난 2016년 12월 발표한 '미래 주거 트렌드' 자료를 보면 향후 주거 선택 요인을 뽑는 설문조사에서 쾌적성(35%)이 1위를 차지했다. 환경적 요인이 역세권과 같은 교통 편리성(24%), 교육환경(11%) 등을 앞선 것이다.

실제 근린 공원 내 단지들은 분양 시장에서 흥행에 선전한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 2016년 분양된 대림산업의 ‘e편한세상 추동공원’은 분양 후 일주일만에 계약이 완판됐다. 의정부 직동공원에 위치한 의정부 롯데캐슬 골드파크(2016년 분양)도 1순위 청약에서 5.08대 1의 경쟁률을 기록했다. 

다만 문제점이 없는 것은 아니다. 민간공원조성 특례사업은 민간의 자본을 유입시켜 지자체의 예산이나 지방채 투입 없이 70%를 공원시설로 조성해 기부채납하고 나머지 30%를 민간사업자가 아파트 등 신축사업으로 수익을 낸다. 때문에 절차가 다소 복잡하다는 점, 토지주 등의 반발도 고려해야 한다는 것이다. 

실제 순천시 삼산공원 조성 사업은 현재 개발부지 토지 소유자들이 민간공원 특례사업에 반발하고 있는 상황이다. 

게다가 일부 지역은 도심 내 입지 조건으로 인해 사업이 지연되기도 한다. 한화투자증권이 PF주선하고 대우건설이 시공하는 ‘영흥공원 조성사업’(가칭 영흥공원 푸르지오)이 대표적인 사례다. 

영흥공원 조성사업은 지난 2016년 대우건설 컨소시엄을 통해 본격 추진됐고 2017년 분양 예정이었으나 환경 문제에 부딪쳐 연기됐다. 당시 한강유역청은 영흥공원과 인접한 소각시설에서 나온 가스 등 물질이 아파트로 유입될 우려가 크다고 지적하면서 반려했고, 한동안 분양이 미뤄졌다. 이후 최근까지 시가 보완 의지를 밝혀 비공원시설 위치 재조정하면서 다시 사업이 급물살을 타고 있다. 

지역 내 공인중개업소 관계자는 “아직 분양이 확정되지는 않았으나 최근 설계도면이 통과되면서 올해 말 혹은 내년 초에 분양할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대규모 공원개발 PF사업에 꽂힌 증권사

유수환 기자 shwan9@kuki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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