볼턴 보좌관, 23~24일 방한… 韓日갈등 ‘중재’ 목적?

靑, “정의용·강경화·정경두 만나 비핵화·한미동맹 강화 협의”

기사승인 2019-07-21 17:36:09
- + 인쇄

미국 국가안보회의(NSC) 존 볼턴(John R. Bolton) 보좌관이 20일(현지시간) 미국을 출발해 일본을 거쳐 오는 23일부터 1박2일 일정으로 방한한다. 지난해 3월 취임 후 처음 있는 단독 방문이자 갈등관계가 깊어지는 두 국가를 동시에 들리는 일정이다.

일본의 수출규제 조치로 갈등이 증폭되는 상황에서 양국을 동시에 방문한다는 점에서 볼턴 보좌관의 역할에 한·일 양국간 외교갈등을 중재하는 것도 포함된 것 아니냐는 관측도 나오고 있다. 볼턴 보좌관이 트럼프 대통령의 메시지를 가지고 한국과 일본을 동시에 방문하는 게 아니냐는 풀이다. 

그 배경에는 트럼프 대통령이 볼턴 보좌관이 떠나기 하루 전인 지난 19일(현지시간) “(양국정상이) 나를 필요로 하면 나는 거기 있겠지만, 그들이 해결할 수 있기를 바란다”는 뜻을 밝힌데 있다. 앞서 한미정상회담이 있었던 지난달 30일 문재인 대통령은 한일갈등 해결을 위해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에게 “한일 갈등에 관심을 가져달라”는 뜻을 전했고, 그 응답이라는 것.

하지만 청와대는 21일 한반도의 완전한 비핵화를 통한 항구적 평화체제 구축과 한미동맹의 강화방안 등을 협의하기 위한 방한이라고만 밝혔다. 고민정 청와대 대변인은 오는 24일 정의용 청와대 국가안보실장과의 면담에 이어 강경화 외교부 장관과 정경두 국방부 장관과도 자리가 예정돼있다고 전했다.

볼턴 보좌관, 23~24일 방한… 韓日갈등 ‘중재’ 목적?

연합뉴스는 이를 두고 지난 2월 하노이 북미정상회담 직전에 부산을 찾아 정 실장, 야치 쇼타로 일본 국가안보국장과 3자 회동을 하려 했지만 취소된 바 있었던 만큼 볼턴 보좌관의 한일 양국 방문을 계기로 한·미·일 3자 고위급 회동이 추진될 가능성도 제기되고 있다고 알렸다.

여기에 지난 19일(현지시간) 미 국무부가 한국을 포함한 자국 주재 외교단을 불러 호르무즈 해협 민간선박 보호연합체 구상을 설명한 만큼 볼턴 보좌관과 정경두 국방부 장관을 면담자리에서 우리나라의 동참을 요청할 가능성도 없지 않다고 내다봤다. 

‘6·30 판문점 북미 정상회동’ 이후 북한의 한미군사훈련 중단 등의 요구로 한반도 비핵화 분위기가 가라앉은 만큼 볼턴 보좌관이 정의용 실장과 강정화 장관 등과 만나 북미 간 실무협상 재개분위기를 이어갈 방안에 대해서도 논의할 것이라는 전망도 나오고 있다.

한편, 일각에서는 주한미군 방위비 분담금 증액과 함께 볼턴 보좌관이 한국 해군 함정과 자위대 초계기 간의 ‘미사일 조준 레이저 조사(照射)’ 논란 이후 악화일로를 걷는 한일 간 국방 교류·협력 문제에 대한 중재 내지 조율을 시도할 것이라는 관측도 제기됐다.

일본이 우리 대법원의 강제징용 판결에 무역보복을 가하고 다시 추가 보복까지 예고한 상황에서 한일 군사정보보호협정(GSOMIA) 연장시한이 30여 일 앞으로 다가온 만큼 한미일 안보 공조의 근간이 흔들릴 수 있다는 우려가 큰 만큼 이를 해결하고 주한미군의 방위비 분담금을 조율의 카드로 사용할 것이라는 분석이다.

오준엽 기자 oz@kukinews.com

기사모아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