키움증권, 솔브레인 주주 소송단 갈등 고조...고의성·공매도 의혹 VS 해석 차이

키움증권, 면책조항 넣어 논란 대비 정황 드러나

기사승인 2019-08-01 05:2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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키움증권, 솔브레인 주주 소송단 갈등 고조...고의성·공매도 의혹 VS 해석 차이

키움증권과 IT소재업체 솔브레인에 투자해 피해를 본 주주들의 송사 공방이 뜨거워지고 있다. 솔브레인 소송단 측에서는 리포트 전후로 공매도가 이뤄졌다며 연관 의혹을 추가로 제기했다. 키움증권 측은 관련이 없다고 선을 그었다.

31일 법무법인 해냄에 따르면 키움증권 리포트로 인한 주가 하락 피해를 주장하는 주주들은 40여 명에 달한다. 소송 대리를 맡은 박신호 변호사는 키움증권 리포트가 나온 당시 주가하락으로 피해를 입고 매도한 솔브레인 주주들로부터 주식거래 증빙 서류를 받고 있는 상태다. 40여명 중 19명이 거래 서류 제출을 마쳤다.

주주 소송을 야기한 문제의 리포트는 지난 19일 오전 공개됐다. 키움증권 박유악 연구원은 같은 날 오전 최초 발송한 솔브레인에 대한 리포트에서 “솔브레인의 주가는 일본의 수출 규제 항목인 불화수소(가스)의 국산화 기대감으로 46% 급등했다며 그러나 해당 회사는 불화수소(액체)를 다루고 있어, 이번 수출 규제 항목인 불화수소(가스)와 큰 연관성이 없다고 설명했다. 주가가 단기에 급등한 부담으로 투자의견을 하향 조정한다는 설명도 덧붙였다. 

최초 리포트가 발송된 시각은 오전 7시45분이다. 키움증권 측은 최초 리포트 발송 이후 약 1시간 뒤에 문제의 내용을 일부 변경한 수정본을 재차 발송했다.

수정본에서 박 연구원은 여전히 “솔브레인의 주가 급등은 일본의 수출 규제 항목 중 불화수소에 대한 국산화가 가능할 것이라는 기대감 때문이라며 다만 추가 설명을 더했다. 박 연구원은 불화수소는 가스와 액체의 두 종류가 존재한다. 액체는 국산화가 일정 부분 진행되고 있고, 가스는 여전히 외산 비중이 높다. 솔브레인은 불 화수소(액체)를 제조하는 업체로, 외산 비중이 높은 불화수소(가스)와는 연관성이 크지 않다고 재차 강조했다.

문제는 이날 리포트가 나간 이후 솔브레인의 주가가 급락세를 탔다는 점이다. 지난 5월 말 기준 4만4000원대였던 솔브레인의 주가는 일본 수출규제 관련 소식에 장중 8만원까지 치솟기도 했다. 키움증권의 리포트가 나온 후에는 5만원 선까지 주가가 내려앉았다.

이에 대해 박 변호사는 “키움증권의 솔브레인 리포트를 읽은 정상적인 한국인은 일본의 수출규제 항목에 가스 불화수소만 해당되고, 액체 불화수소는 해당되지 않다고 해석하게 된다. 그래서 주가 급등이 잘못된 것이라는 판단을 내리게 된다“며 “그런데 일본의 수출규제대상 중 불화수소와 관련된 부분은 ‘불화수소 및 이를 30% 초과해서 포함하는 혼합물’이다. 솔브레인의 취급품도 당연히 해당 되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키움증권의 리포트는 명백히 허위사실을 공표한 것이라는 입장이다. 

현행 자본시장과 금융투자업에 관한 법률 제 176조 제2항 3호에서는 증권 또는 장내파생상품의 매매를 함에 있어 중요한 사실에 관하여 거짓 표시 또는 오해를 유발시키는 표시를 하는행위를 금지하고 있다. 

박 변호사는 또 키움증권 측과 공매도 세력 간의 연관성이 의심된다며 날선 의혹을 제기했다. 문제의 리포트가 나오기 전 솔브레인은 공매도 문제로 한국거래소 측에서 공매도 과열 종목으로 지정되기도했다. 이에 따라 16일 하루 동안 정규시장 및 시간외시장에서 이들 종목의 공매도 거래가 금지됐다. 박 변호사는 솔브레인 주가는 현재 회복됐으나 공매도가 일었던 시점과 하필 리포트를 낸 시점이 가까워 의구심이 든다는 입장이다.

또 문제의 리포트에는 내용과 관련된 면책 문구가 없었으나, 솔브레인 소송 문제가 불거진 뒤의 리포트부터는 면책 관련 문구가 들어갔다는 점도 강조했다. 키움증권 측에서 솔브레인 리포트가 법적으로 문제가 많다는 점을 인지했기에 향후 문제에 대비하기 위해 면책조항을 넣기 시작했다는 주장이다. 

리포트 수정본을 발송하면서 추가 설명이나 해명이 없었다는 점도 문제가 됐다. 리포트 내용에 대한 고의성 여부는 가려봐야 할 일이지만 해명 없이 수정된 리포트를 발송한 것은 고의라는 것이다.

이에 대해 키움증권 측은 내용 해석의 차이라는 입장을 내놨다. 키움증권 관계자는 보고서를 잘못 읽으신 것 같다. 당시 주식시장에서 떠오른 것이 기체 불화수소(에칭가스) 테마주였다. 솔브레인도 기체 불화수소 관련 기업으로 묶여서 솔브레인은 액체만을 다루기 때문에 주가 급등이 과도하다는 이야기였다고 설명했다. 

이어 “보고서를 수정해서 재 송부한 것은 잘못된 것을 바로 잡은게 아니다. 솔브레인 측에서 추가설명을 해달라고 요구해서 반영한 것"이라고 강조했다. 또 소송단 측이 제기하는 공매도 의혹에 대해서도 “연관이 없다"며 선을 그었다. 

지영의 기자 ysyu1015@kuki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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